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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에이전트 AI’ 시대…구독형 SW 시장의 종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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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정의식⁄ 2026.02.09 09:14:06

오픈클로 홈페이지. 사진=오픈클로
 

영화 ‘아이언맨’에 등장하는 인공지능 개인비서 ‘자비스’를 조만간 모든 사람들이 하나씩 가지게 될 것 같다. 챗GPT, 제미나이(Gemini)처럼 사용자의 질문이 있어야만 대답을 주는 ‘대화형 AI’를 넘어, 사용자가 묻지 않아도 알아서 비서처럼 여러 업무를 대행해주는 자율형 인공지능 시스템 ‘에이전틱(Agentic) AI’가 예상보다 빠르게 등장했기 때문이다.

지난 3일 뉴욕 증시에 상장된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앤트로픽(Anthropic)이 새로 출시한 기업용 AI 서비스 ‘클로드 코워크(Claude Cowork)’로 인해 일제히 주가 하락을 겪었다. 세일즈포스, 오라클, 서비스나우, 아틀라시안, 인튜이트, 어도비 등 SaaS(Software as a Service, 구독형 소프트웨어) 강자들의 시가총액이 약 3000억 달러(약 435조 원)가량 증발했다. AI의 발전에 따라 입지가 위태로워질 수 있는 소프트웨어 종목들이 집중적으로 타격을 받은 결과였다.

‘클로드 코워크’는 지난 1월 출시된 앤트로픽의 야심작이다. 기존 클로드 코드(Claude Code)의 코딩 특화 에이전트 기능을 컴퓨팅 작업 전반으로 확장한 것으로, 사용자가 목표만 말하면 클로드가 컴퓨터를 직접 조작해 이메일 정리, 문서 작성, 데이터 분석, 심지어 법률·금융 문서 생성까지 처리해준다. 특히 법률 플러그인 기능이 놀랍다. 계약서를 검토해 독소 조항을 찾아내고, 분류하며, 법규 위반 가능성까지 점검해 보고서를 작성해준다. 투자자들이 ‘구독형 소프트웨어 시장의 종말’을 상상하며 패닉에 빠진 이유다.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개발자, 파워유저들 사이에서는 무료 에이전틱 AI ‘오픈클로(OpenClaw)’가 급속도로 퍼져나가고 있다. 오픈클로는 오스트리아 개발자 피터 스타인버거가 만든 무료 오픈소스 프로젝트로, 클로드(또는 챗GPT·제미나이)를 백엔드로 연결해 상시 작동하는 개인 AI 에이전트를 구현해준다. 텔레그램·왓츠앱 같은 메시징 앱으로 지시만 하면 웹 서핑, 파일 편집, 캘린더 관리, 심지어 홈 자동화까지 알아서 처리한다.

빠르게 사용자가 늘다보니 어느새 사용자들이 만든 에이전트 160만 개가 서로 대화하는 소셜 네트워크 ‘몰트북(Moltbook)’까지 생겨났다. 지능형 에이전트들을 위한 전용 인터넷 커뮤니티다. 이곳에서 오가는 AI 봇들의 대화를 살펴보면 사람들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다. 


클로드 코워크와 오픈클로의 높은 파급력은 에이전트 AI(agent AI)가 이제 본격적으로 우리 생활에 들어왔음을 시사한다. AI가 단순한 챗봇에 머물지 않고, 개인과 기업에 실질적인 유용성을 제공하는 서비스가 됐다는 의미기도 하다. 직접적 경쟁자인 SaaS 기업들의 구독형 소프트웨어 사업은 당분간 축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AI 에이전트 하나가 수십 명 몫의 전문 소프트웨어를 대체하게 되니, 기업들은 고가의 소프트웨어 구독 대신 클로드나 오픈클로 조합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 에이전트 AI의 한계는 존재한다. 기존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수십여년간 전문 분야에서 쌓은 노하우를 따라잡기는 쉽지 않으며, 특히 법률, 금융 등 신뢰성이 요구되는 영역에서는 당분간 보조적 도구로만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오픈클로의 경우 보안·프라이버시 문제가 심각하다. 메신저를 이용해 내 컴퓨터를 접속하고, 제어할 수 있다는 건, 외부인이 접속할 경우 심각한 보안 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이며, 특히 여러 AI 서비스 접속을 위한 ‘API 키’가 쉽게 노출될 수 있는 문제도 있다. 많은 유저들이 자신의 메인 PC가 아닌 오픈클로 전용 PC를 운영하는 이유다.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에이전틱 AI의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 클로드 코워크와 오픈클로가 코딩·업무를 넘어 일상으로 침투하면서, 이를 활용하지 않으면 경쟁에 뒤처지는 시대가 이미 시작됐기 때문이다.

 

<문화경제 정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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