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한번 던진 행정수도 건설로 재미 좀 톡톡히 봤지." 이말은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된 뒤 언론사들과 인터뷰하면서 던진 말이다. 노 대통령은 한번 던진 행정수도건설로 헌법재판소 위헌심판까지 받아 일부 법을 개정하면서까지 행정복합도시를 추진했다. 그러나 행정수도 이전은 대통령과 여당의 의지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여러 국가들의 수도 이전에서 봤듯이 수도 이전이 그 나라의 흥망을 결정짓게 되는 것으로 볼수 있다. 특히 통일에 대한 집착력이 강한 노무현 대통령이 충청지역으로 행정기관을 이전한다는 것은 국가적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행정기관 이전은 말 그대로 ‘연기군에 연기만 피우다’ 다 끝난다는 것이 지배적이다. ■ 盧임기함께 ‘부동산주범’기록후 사라질지 행정기관이전비용으로 보상해 풀린 돈은 지금 서울로 유입, 아파트가격을 천정부지로 올리는 원인이 되고 있다. 행정기관 이전비용의 흐름은 올해안에 거품으로 끝나 연기군 토지보상은 다시 연기를 지피다 사라질것으로 예상된다. 이러면서 노무현 대통령은 새해에도 부동산만은 꼭 잡겠다고 신년사에서 밝혔다. 그러나 대선주자들은 이 행정복합중심도시가 이번 대선에서는 표로 연결될 지를 놓고 장고에 들어갔다. 대선주자들은 이미 이 호재는 단맛을 다 빼먹은 상태이며 타지역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충청지역도 대전·연기 등 일부지역을 제외하고는 행정복합중심도시에 대해서는 그리 반응이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위헌논란까지 일자, 편법을 동원해 건설할 ‘행정복합도시’의 건설이 또 다시 도마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열린우리당의 일부 대선후보군에서도 이를 놓고 재검토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즉 행정복합중심도시 대신에 중부권에 핵이 될수 있는 도시를 건설하는 안이다. 한편 박근혜 의원은 충남 연기·공주지역에 추진되고 있는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과 관련, “이는 여·야는 물론 국민과의 약속이므로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추진 돼야 할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이와 관련, 대선후보 지지도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행정복합중심도시를 대체하는 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전 시장이 구상중인 안은 불투명한 행정복합도시를 과학비즈니스도시로 대체 건설하는 방안. ■ 대권주자, 행정도시 놓고 고민 특히 한반도운하가 지나가는 금강유역은 과학비즈니스의 중심항으로 키울 계획이어서 내륙 최대 과학무역항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관련, 이 전 시장측은 북핵관계로 고립된 북한이 언제 붕괴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통일 수도권이 추진되어야 하는 마당에 행정복합도시를 건설해 예산낭비를 하는 것보다는 그 지역에 과학비즈니스도시를 건설, 세계최첨단 과학도시로 육성하는 방안이 옳다고 밝혔다. 이 전 시장은 행정복합도시와 함께 대덕연구단지 나아가 충북 오송 바이오단지를 한데 묶는 최첨단 과학비즈니스도시벨트라인을 건설할 계획이다. 또 경부대운하가 지나가는 금강유역에 과학비즈니스 중심항을 건설, 이곳에서 생산되는 물류를 실어 나르는 무역항으로 육성할 계획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 대덕·오송 묶는 세계최대 과학도시벨트 형성 현재 행정복합도시는 연기군 금남·남·동면 등 3개면 28개리와 공주시 장기·반포면 등 2개면 5개리 등 총 2개 시·군 5개면 33개리 2,212만평(73.14㎢)에 달한다. 이와 관련, 이 전 시장은 “과학비즈니스 도시가 건설되면 청장년 과학자 3000여명이 연구소에서 근무하게 돼 또 하나의 세계 지식 보급 창고가 될 것”이라며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가속기 신도시 건설에 필요한 타당성 검토 및 개념 설계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 전 시장은 “한국의 기초 과학 기반을 확대하고 친환경·저비용·반영구적 에너지원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중이온 가속기 연구소를 중심으로 한 과학 비즈니스 신도시 건설이 절실히 요청된다”고 역설했다.
이 전 시장은 “지금까지 응용 기술을 바탕으로 한국의 놀라운 성장이 있었지만 이제 성장의 동력을 기초 과학으로까지 확대해야 할 때가 왔다”며 “과학 비즈니스 신도시가 건설되면 성장이 중단된 한국의 10년 정체를 돌파해 낼 성장의 신형 엔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과학 비즈니스 신도시 계획은 한반도 대운하와 함께 한국의 미래 성장을 주도할 쌍둥이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며 “과학비즈니스 도시는 기존의 기업도시·혁신도시·자유무역도시 등 개발예정지를 업그레이드하는 성격이 돼야 한다”고 했다. 이 전 시장은 “시대가 1970년대 산업 비즈니스에서 90년대 기술 비즈니스로, 2010년대의 과학 비즈니스 시대로 발전해 가고 있다”며 “산업 비즈니스 때는 ‘철’을 만들었고, 기술 비즈니스 시대엔 ‘반도체’를 생산했다면, 과학 비즈니스 시대엔 기초과학을 중심으로 한 ‘생각’ ‘창조성’ ‘상상력’이 한국의 10년 정체를 돌파할 새로운 인프라를 구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행정복합도시, 성과없이 부작용만 정부는 2005년 12월15일 토지보상을 시작으로 2006년 1월1일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청을 출범했다. 2007년에는 개발·실시계획 수립 후 착공, 시범단지를 조성하고 2008년에는 청사 건립과 주택 건설이 시작된다. 2009년 말 시범단지 입주를 초두로, 2012~2014년에는 정부기관 및 관련 연구기관을 이전하는 것이 추진 밑그림이다. 하지만 정부의 행정복합도시를 위한 대형 개발계획이 잘 진행되고 있지 않으며, 결과적으로 전국토의 땅값만 올리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정부는 지방의 대단위 개발을 위해 행정중심복합도시·혁신도시·기업도시 뿐 아니라 최근에는 ‘서남권 종합발전 구상’까지도 내놓았다. 2030년까지 인구 50만명의 자족도시를 목표로 건설되는 행정도시, 170여개의 공공기관이 이전하는 혁신도시는 전국에 모두 10곳이고 태안 등 기업도시 건설도 전국에 6곳에 이른다. 하지만 지역주민들은 대통령 선거가 실시되는 내년의 정치적 상황에 따라 2007년 7월 착공이 흔들릴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혁신도시는 상하수도·도로 등의 기반시설을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관련 법에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자치단체들의 빈약한 재정 상황때문에 대폭적인 국비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지방 이전이 결정된 공공기관들까지도 올해 대선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판단, 눈치보기 작전에 들어간 상태이다. 혁신도시로 175개 공공기관이 이전돼야 하고 제주를 제외한 9곳의 지구 지정이 완료된 상태지만 이들 가운데 현재 사용하고 있는 부지에 대한 매각 및 활용계획을 세운 곳은 단 1곳도 없는 상황이다. 충남 태안·전북 무주·충북 충주·강원 전주·전남 무안 등 모두 6곳에 추진되는 기업도시의 경우는 기업들이 적극적인 참여에 나서지 않고 있다. 균형발전 개발사업에 대한 수도권 자치단체들의 저항도 난제이다. 정부의 대형 개발사업이 추진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행정도시는 물론 혁신도시·기업도시 예정지구마다 엄청난 땅값 상승으로 몸살을 앓고 있어, 결국 전국토의 땅값만 올렸다는 비판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막대한 규모의 보상비가 다시 부동산 투기자금으로 유입될 경우 부동산가격 상승에 따른 엄청난 후유증으로 인해 본래의 정책 목표가 퇴색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김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