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홍준표 의원의 ‘귀여운 짓’이 세간에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뭐, 요약하자면 YS, DJ 정권을 통해 꽃을 피웠던 민주화가 노무현 정권에 들어서서 완성되었다. 참여정부를 비난만 하지 말고 계승할 준비를 하자.. 이런 말인 것 같은데요. 아무튼 그 말을 놓고 해석이 분분합니다. 보기에 따라서는 ‘모래시계 검사’로 유명한 홍준표 의원이니 만큼 사안을 제대로 볼 줄 아는 안목을 가진 것으로 판단하는 분도 계실 것이고, 한나라당이 배가 부르다 보니 오만이 배 밖으로 나와서 호기를 부리는 것으로 치부할 분도 계실 겁니다. 아무튼 아군으로부터도 지원사격을 받지 못하고 허허로이 홀로 벌판에 서서 투쟁하고 있는 노 대통령을 옹호하겠다고 발 벗고 나선 자가 다름 아닌 한나라당 저격 전문 의원이라는 것이 웃기는 짜장이 되어 버렸습니다만.. 홍 의원, 무슨 심뽀로 그런 발칙한 상상을 하게 된 것일까요. 애당초, 홍 의원의 의식구조가 건전해서 혹은 사리분별을 제대로 하는 인간이어서 그런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제발 꿈깨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만약 그럴 가능성이 단 1%라도 있다면 그런 인간이 한나라당과 같은 반인륜 반역사적 집단 속에서 호흡하고 있어서는 안 되는 거지요. 자, 그러면 무엇이 그를 그렇게 만든 걸까요. 그것은 한나라당이 총체적으로 느끼고 있는 위기감이 다소 세련된 방식으로 표출되는 겁니다. 한나라당에는 그런 감각의 의미조차 전혀 느끼지 못하는 인간들이 대부분이겠지만 그래도 머리가 어느 정도 돌아가는 축에 드는 홍 의원은 그 위기감을 피부로 살갑게 느끼고 두려움에 떠는 것이지요. 한나라당이 느끼는 위기감이 어디에서부터 오는 걸까요. 지난 4년에 걸쳐 노무현 대통령을 쉴 새 없이 흔들어 무력화시키고 좌절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던 한나라당의 ‘Long Term Plan’에 의하면 지금쯤 노무현 대통령은 거의 ‘식물 대통령’이 되어 있어야 맞는 겁니다. 적어도 그들이 펼쳐놓은 로드맵에 의한다면 그렇게 되는 것이 정상인 겁니다. 그렇게 오판하기에 충분하기도 했지요. 지금에 이르는 과정에서 노 대통령의 권력과 권위가 바닥까지 떨어지고, 지지율마저 낮은 포복을 하고 있으니 그들이 그려놓은 그림대로 잘 진행되어 가고 있다는 판단을 하였음직합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 그게 아니란 생각이 번뜩 들었을 겁니다. 어라, 이거 아닌 거 아냐? 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친 거지요. 그들이 무력화 시킨 것으로 착각한 '대통령의 권력과 권위'가 대통령 스스로 즐겁게 내려놓았던 것이며 그게 어떤 의미인지 이제야 피부로 느끼고 있는 겝니다. 동반해서 내려앉은 권력의 눈높이가 그들로서는 가늠하기조차 힘들 겁니다. 그 한 단면을 민주평통에서 노 대통령이 70분간 쏟아 놓은 ‘직설적 화법을 활용한 언어의 향연’속에서 보았고, 그 소용돌이 같은 연쇄반응을 하나씩 느껴가는 거지요. 조중동 찌라시들은 대통령의 발언 중 트집 잡을 거리나 들추고, 이간질하기 좋은 주제나 뽑아서 각색하고 그것도 모자라 ‘대통령의 말의 품위’가 어떠니 하며 문제 삼았지만, 정말 생각이 든 사람들이라면 노 대통령의 격정을 토하는 발언 속에서 살 떨리는 두려움을 느껴야 하는 것이 옳습니다. 그들은 노 대통령의 확신에 찬 발언과 격노하며 토해내는 포효 속에서 ‘절대로 지치지 않을 노무현’의 모습을 보았고, ‘끝까지 투쟁할 노무현’의 모습을 보았던 겁니다. 노무현의 주장과 노무현의 사고야말로 그들에게는 절대로 해답도 없고 대책이 없는 정석대로 짚어가는 행보이니 말입니다. 대통령이 그저 사그라져주기만을 바랄 뿐인데 살아서 펄펄 뛰니 ‘대략난감’인 겁니다. 노 대통령이 전직 국방장관들을 정색으로 거명하며 ‘직무유기’를 거론하고 ‘별을 달고 껍죽대는’ 수준까지 개박살을 낸 것이 결과적으로 어떤 효과를 유발시키고 있는지 이제야 분석표가 나왔나 봅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여의도 연구소가 꽤 쓸만하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수구가 왜 수구인지 우리가 아무리 악을 쓰며 얘기를 한다고 해도 그들 중 누가 귀담아 듣겠습니까. 그래서 수구 아닙니까. 그러나 수구들이 수구의 길을 갈 수 밖에 없다는 현실을 수구 스스로 수구에게 질러대게 하는 것, 그 이상의 효과적인 과외수업은 없는 거지요. 우리요? 아군피해 전무. 그저 감수할 만큼 약간의 비난정도.. 말을 너무 편하게 했대나 어쨌대나.. 한나라당의 두려움은 아직도 그 연장선상에서 떨고 있는 겁니다. 홍준표, 그 영악한 인간이 총대를 멜 수밖에 없는 거지요. 홍 의원이 왜 그런 말을 하는지 도무지 모르는 떨거지들이 한나라당내에는 대부분이겠지만, 홍준표 아이큐 정도 되니 그 정도 잔머리가 나오는 겁니다. 그래봤자 토지임대부 수준에서 플러스마이너스 5% 밖에 안 되는 수준이지만 말입니다.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의 행보와 노 대통령이 구상하는 ‘Next Program’에 대하여 극도의 불안감에 휩싸여 있습니다. 그것이 한나라당의 현주소입니다. 그래서 ‘홍준표식 저렴한 립서비스’가 신음처럼 새어 나오는 겁니다. 따라하기고 학습효과입니다. 노무현을 극복하려니 노무현의 옆구리를 찌르는 전략이라도 구사해야겠다는 처절한 몸부림에 다름 아닙니다. 아무튼 ‘발칙한 홍준표의 귀염 떠는 짓’이 수구들의 철갑을 뚫고 삐져나왔다는 현상에 대하여는 긍정적으로 평가해도 나쁠 건 없을 것 같습니다. 가르치면 가르치는 만큼 반응을 해야 가르치는 재미가 나는 거니까요.. -JA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