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潘사무총장 유엔개혁 첫발 암초

유엔군축국축소는 군축논의 위축행위

  •  

cnbnews 제5호 ⁄ 2007.07.03 14:02:22

반기문 신임사무총장이 유엔 군축국(Department of Disarmament Affairs)을 유엔 정무국(Department of Political Affairs) 산하에 둘 것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이를 두고 국제사회에서는 군축논의가 크게 위축될 수 있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특히 핵 경쟁과 군비증강이 가속화되고 있는 마당에 국제사회의 군축 논의와 집행이라는 중요한 임무를 부여받고 있는 군축국의 위상과 역할을 축소시켰다는 지적이다. 나아가 군축국을 미국이 주도하는 유엔 정무국 산하에 두는 것은 더 이상 실효성 있는 군비축소 논의를 기대하기 어렵게 하는 매우 부적절한 조치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는 “반 총장이 유엔 개혁의 일환으로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이 같은 제안을 한 것이라면, 우리는 그 첫 단추부터 잘못 꿰고 있다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우려를 밝혔다. 핵무기를 포함한 각국의 군비확산이 세계 시민들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엔 군축국은 지금보다 훨씬 강화되어야 한다는 것. 미국등 핵보유 국가들은 핵군축에 나서지 않는 것은 물론 도리어 첨단 핵기술을 통해 핵전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북한과 이란 등 핵보유를 주장하는 국가들은 늘어가고 있다. 세계 각국이 지불하고 있는 국방비도 평균적으로 국내총생산(GDP)의 2.5%에 달하고 있다. ■ 군축국, 미국주도 정무국산하 이전 이러한 세계적인 군비확산에 직면하여 코피아난 전 사무총장은 핵과 재래식 무기를 통제하기 위해 군축국을 사무총장 산하로 격상시켜 권한을 강화해왔다. 무엇보다 군비축소는 세계평화와 안전을 위한 핵심적 규범과 조건으로서 유엔 창설 때부터 강조되어 왔으며 유엔 사무총장이 최우선으로 수행해야 하는 과제이기도 하다. 이에 의거해 군축국은 핵확산방지조약(NPT)과 다자간 군축협정을 논의하는 지구상의 유일한 군축회의를 주관해왔으며, 각국 정부대표들이 만나 급박한 안보문제와 군축의제들을 논의하는 장을 제공해왔다. 물론 군비확산을 주도하는 군사대국들의 비협조로 인해 유엔 차원의 군축 논의에 많은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 같은 이유 때문이라도 군축국의 독자성과 권한은 더욱 강화될 필요가 있다. 더욱이 미국이 주도하게 될 유엔 정무국 산하에 있게 된다면 군축국의 역할은 결정적으로 약화되거나 왜곡될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다. 이는 90년대 미 행정부의 군비통제 및 군축국이 국무부에 흡수되면서 나타난 결과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현재 다른 국가들의 군사적 위협을 강조하고 군축에 나설 것을 압박하면서도 실제 자국의 군축에는 매우 소극적일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군비증강을 추구해온 국가가 바로 미국이고, 유엔 군축논의에 최대 장애가 되고 있는 것도 다름 아닌 미국의 외교국방정책이다. ■ 미국주도 일방적 군축 압박 예고 이처럼 미국은 유엔 차원의 군축 논의를 좌지우지할 위치에 있지 않으며 또한 균형 있는 군축 논의를 이끌 것으로 기대하기도 어렵다. 그 동안 군축국을 미국· 영국 등 핵보유 국가들이 주도해서는 안된다는 불문율이 있었던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오히려 유엔 정무국 산하의 군축국은 일부 국가들의 일방적인 군축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반기문 총장의 제안이 일부 국가들과 국제 평화단체들의 즉각적인 반발을 사고 있는 것도 이러한 우려들 때문이다. 이미 116개국이 동참하고 있는 비동맹모임의 의장국가를 맡거나 앞으로 맡게 될 말레이시아·쿠바·카타르 등의 국가들은 반기문 총장의 제안에 대해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히고 후속 대응을 논의하고 있다. 국제 NGO들의 반대 캠페인도 이미 시작되었다. 지금처럼 세계적 군비통제의 필요성이 절박하게 요구되는 상황에서 유엔 군축국을 무력화시키는 조치가 실현되면 이는 중대한 실수이자 명백한 시대역행적 조치가 될 것이다. 반기문 사무총장이 이 같은 제안을 우선과제로 내놓은 것은 얼마 전 후세인 이라크 전 대통령의 사형집행과 관련해 사형제도 폐지라는 기존의 유엔 입장과 배치되는 발언을 한 것에 이어 또 다시 국제 사회에 실망감을 더해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참여연대는 “반 사무총장은 유엔 군축국의 위상과 역할을 격하시키는 제안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 그리고 국제사회가 합의한 규범과 원칙에 충실한 방향으로 유엔 개혁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에 귀 기울일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강기태 객원기자

배너
배너
배너

많이 읽은 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