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놓고 의견과 견해가 분분하다. 참신한 정책으로 평가하는 측이 있는가하면, 말도 안되는 구상이라고 평가하는 측도 있다. 단순한 정치상품화로 폄하하는 의견이 있는가하면, 경제적 이유와 환경적 이유를 들어 반대를 하는 사람들도 많은 상황이다. 지난 10월 일주일간의 이 전 시장의 운하탐사로 인해, 운하건설 사업이 수면위로 부상하면서 이제 중요한 사회적 이슈가 됐다. 그가 보다 구체적이고 다양한 필요성의 근거를 제시할수록, 이를 찬성하는 사람들과 반대하는 사람들도 더 뜨겁게 논쟁을 펼치고 있다. 우선 이명박 전 시장이 한반도 운하에 가지고 있는 생각을 보면, 한반도 대운하 사업이 단순히 경제적 목적에 있음이 아니라, 국민 정서를 하나로 묶고, 통합의 길을 갈 수 있는 열쇠로 생각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전 시장은 운하가 환경·문화·관광·수자원관리·여름홍수 예방·갈수기 물을 보관하는 등 경제적 효과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를 균형있게 발전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더 나아가서 이 전 시장은 운하가 통일의 밑거름 역할을 할 것이라는 믿음까지도 가지고 있다. 그는 ‘흐르는 물은 누구도 막을 수 없다’라는 말을 들며, 통일의 첫걸음을 한반도 대운하로 이루겠다는 뜻도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정치인과 환경단체를 비롯, 부정적인 견해를 가진 사람들도 많다. 우선 가장 노골적으로 운하건설을 비판하고 나선 것은 이인제 씨. 이인제 씨는 노태우 정권이 내놓았던 경부 고속철도 건설과 노무현 정권이 벌이는 행정수도 건설을 들며, 이 전 시장의 한반도운하 건설도 이와 같을 것이라고 폄하했다. 또한 한편 박정희 대통령의 경부고속도로 구상은 시대의 흐름을 미리 꿰뚫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국력을 쏟아 붓는 큰 사업은 모름지기 다가올 미래의 변화를 수용하고 있을 때 성공이 담보된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이 운하 건설의 당위성을 설명할 때, 똑같이 경부고속도로를 제시하는 것을 보면, 흥미롭다. 이 전 시장은 “그 때도 정치인과 학자를 비롯한 대다수가 우리나라 여건상 고속도로가 불필요하다고 말했지만, 결국 (고속도로가) 산업화의 밑거름이 됐다”라고 설명한다. 한편 이인제 씨는 운하 건설이 기술력으로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인정한다. 사업 자체의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필요성에 대해서는 회의론적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손학규 전 지사 또한 이 전 시장의 한반도대운하 정책에 대해서 “이명박 전 시장은 건설 전문가로, 많이 연구했을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구체적인 국가 시책으로 채택되려면 좀 더 여러 면에서 다각적으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국정과제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국토개발이 아닌) ‘국가체질을 개선하는 것’이라고 강조해, 이 발언이 이 전 시장의 운하건설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그럼 이인제 씨를 비롯 운하건설에 대해 반대하는 이유와 이 전 시장이 이에 대한 반박 내용을 간단히 설명해 보기로 한다. ■ 우리나라 지형과 산업 기반에 맞지 않는다? 이 전 시장의 운하 계획은 한강 중에서도 충주지점과 낙동강의 문경세재 부문인 20.5km를 연결, 2차선 왕복의 운하를 만든다는 것이다. 이인제 씨는 반대하는 첫째 이유로, 운하는 우리나라의 지형과 산업형태에 맞지 않으며, 시대에 뒤떨어지는 구상이라는 것을 들고 있다.
독일을 비롯, 운하가 크게 발달해 있는 유럽은 원래부터 수로가 형성돼 있어, 자연적으로 이를 이용할 수 밖에 없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지형이 복잡하고, 서울부터 부산까지 강을 이으려면 인위적인 물길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인제 씨는 “우리나라 지형은 동서가 200km, 남북이 500km에 불과하다. 또 산맥으로부터 바다에 이르는 강의 길이는 아주 짧고 경사는 심해 비온 후 급속히 수량이 줄어 바닥이 드러난다”며, 자연수로를 그대로 활용할 구간은 거의 없고 모두 인공적으로 수로를 건설해야 한다고 반대 이유를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 전 시장은 “독일을 비롯한 유럽은 운하 연결을 위해 수천킬로미터에 이르는 구간도 공사를 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21km도 채 되지 않는 구간이며, 갑문도 한 곳만 연결하면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지리적 여건도 유리하다”고 주장한다. 한편 이인제 씨는 “우리의 미래는 지식경제가 산업경제를 빠른 속도로 추월해 간다. 우리가 서둘러 추진해야 할 사업은 대운하가 아니라 지식경제를 일으키고 지식사회를 선도할 인프라의 구축”이라고 반대하고 있다. 이 씨는 “운하 건설 비용을 다른 곳에 투자한다면, 훨씬 효율적이며, 보다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더 이상 물류 운반형 산업이 아닌 지식형 산업 분야를 위해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 전 시장측은, “기존 설치되어 있는 교량과 댐도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하며, “낙동강의 경우 제방이 없어 홍수가 나면 범람, 이 부지의 땅을 묻혀두고 있는 실정인데, 운하 건설로 제방을 만들면, 어마어마한 땅을 얻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전 시장측은 운하가 건설되면 운하 주변에 공장을 만들 수 있어 편리하고, 강변에 공장이 들어서게 되면 산업구조도 그에 따라 많이 바뀔 수 있다고 강조한다. 또한 이 시장측은 “땅이 모자라 현재 1억 5천만평의 산을 깎고 있는 실정이며, 고속도로 만들기 위해 태백산에 수십개의 터널을 뚫는 것이야말로 환경파괴”라며, “운하는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이용, 오히려 자연을 보전하는 친환경적임과 동시에 제2의 도약기의 밑거름”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 경제적 가치가 없는 구상이다? 이 전 시장은 운하 건설의 가장 큰 효과로 경제적 효과를 꼽는다. 현재 물류비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비용 뿐 아니라 투자대비 효과와 운송 속도 등을 내세워 철도나 도로보다 훨씬 효율적임을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이 전 시장측이 내놓은 운하의 경제적 효과를 보면, 운하는 바닷길을 이용, 연안을 돌아가는 것보다 1/4 정도 빠르다. 바람이나 파도 때문에 바닷길을 이용하지 못하는 단점도 없다. 물류 운송에 있어서는 한 척의 배에 컨테이너 250개, 트럭 250대 분이 실린다. 또한 이 전 시장은 “투자대비 효과는 단순 물류만이 아닌 종합적 판단이 필요한만큼, 섣불리 판단하기는 곤란하지만, 주변 상권 활성화와 문화, 환경적인 면까지 고려한다면 그 가치가 어마어마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 예로 청계천 사업을 들며, 청계천의 긍정적인 효과의 수십, 수백배의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반도대운하연구회가 주최한 지난 13일 열린 심포지엄에서는 경부운하건설이 국민경제효과에 미치는 효과는 년간 6조3,973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이와 함께 전국의 하천을 연결하는 내륙수운시스템을 개발하면 동북아 물류거점과 국토의 균형발전에 기여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상호 교수(세종대)는 세부적으로는 “국내 물류비가 GDP대비 미국·일본에 비해 약 1.5배이고, 도로의 국내화물 수송분담률이 88%로 미국보다 22% 높은 상황”이며, “교통혼잡비용은 1990년대부터 GDP대비 3%대를 웃돌아 선진국에 비해 높다”고 밝혔다. 또한 이 교수에 따를 경우 경부운하 유치가능 품목의 물동량 전망은 ▲벌크화물 중 유연탄 이 2011년 0.5백만톤(12%)이, 2020년에는 5.4백만톤(24%)으로 ▲벌크화물 중 시멘트는 2011년 4.6백만톤(30%), 2020년 32.3백만톤(40%) ▲컨테이너화물은 2011년 0.5백만TEU(10%), 2020년 1.8백만TEU(20%)을 차지하게 된다. 수송비는 2011년에는 1,294억원, 2020년 4,510억원이 절감되며, 교통혼잡비는 2011년 1,318억원, 2020년 3,663억원이 감소할 것으로 이 교수는 전망했다.
이외에도 경부운하의 지역개발 효과와 특히 농촌경제 활성화 등을 비롯, 경부운하건설의 국민경제적 효과로는 생산(년간 3조 400억원 증대), 부가가치(년간 1조 2,332억원 증대) 및 수출(년간 1조 8,588억원 증대) 등의 부문에 증대효과가 있다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이에 대해 환경연합은 운하의 수익을 계산하기 위해서는 물동량과 운하 이용료를 제시해야 하는데, 이 전 시장측이 제시하는 수치는 추상적인 내용에 한정된다고 비난했다. 경부 운하를 건설하면 인접 지자체의 산업 성장률이 1% 증가 해 1조 2,700억 원의 생산이 발생하고, 그 외곽 지역에도 효과가 나타나 1조 7,700억 원의 생산 증대 효과가 나올 것이라는 예상수치는 근거도 미약하고, 구체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다. ■ 새만금 사업처럼 막대한 공사비 오랜 공사기간 걸린다? 이인제 씨는 운하건설공사비용과 관련, 엄청난 공사비가 필요하다며, 결국 국민부담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환경연합 또한 운하건설을 추진할 경우 사업예산이 경부고속철도나 새만금 간척과 마찬가지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부정적인 견해를 내놓고 있다. 이상호 교수는 낙동강 골재는 7천원/㎥, 남한강 골재는 1만 3천원/㎥에 판매해, 10년에 걸쳐 총 7조 5천5백억원의 수익을 남길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환경연합측은 공사비 17조를 골재판매와 외국자본 유치로 충당하겠다는 계획도 충당하겠다는 전체 사업비의 60%에 크게 못 미칠 뿐만 아니라, 거기엔 골재 채취 비용, 환경복구비용, 세금 등을 포함하지 않고 있다. 더구나 골재채취가 운하 개발 구간이 아니라, 청미천, 경안천 같은 남한강의 지류나, 안동시, 예천군 등 낙동강 최상류 지역까지 포함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4년이면 운하 건설이 가능하다는 이 전 시장측은 “공사기간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무조건 오래 걸릴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며, “청계천도 빨라야 6~7년은 걸릴 것이라는 예상을 했지만, 2년만에 끝내지 않았나”라며 자신을 보이고 있다. ■ 운하건설은 인위적 자연 훼손 행위이다? 운하건설로 인해 가장 뜨거운 반대의견은 역시 환경 문제. 이 전 시장측은 운하건설은 생태계의 조성으로 생물 다양성이 확대되고 나아가 치수기능과 이수기능의 유역간 연계로 효율성을 높이는 환경개선의 효과도 유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이 전 시장측은 운하건설로 인해 제방이 정비되면서 하천방재효과를 극대화하고 오염물 배출경로의 양성화로 인해 하천수질관리의 개선을 가져온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 전 시장은 유럽 탐사 기간동안에도, 운하사업이 오히려 친환경적이며, 장기적으로 환경을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라고 거듭 강조한 바 있다. 이 전 시장은 “운하로 인해 오히려 하상이 정리되니까 홍수가 안 나고 내륙이 자연적으로 발전, 궁극적으로는 환경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하며, 2년전 건교부의 조사 결과에서도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주장한다. 이 전 시장은 “교토 협정에 따라 앞으로 CO2를 줄여야 하는데 그러면 도로의 운송비가 100배는 올라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교토 협정을 피할 수 없는 우리나라는 새로운 운송수단을 생각해야 하며, 그 최상의 해답이 운하”라고 강조했다. 조원철 교수(연세대)는 새로운 하천 생태계의 조성으로 △생물 다양성 확대 △치수기능과 이수기능의 유역간 연계로 효율성 제고 △제방의 정비로 하천방재효과의 극대화 △오염물 배출경로의 양성화로 하천수질관리 개선 △시민휴식공간과 역사·문화공간의 창출 등 환경적인 면에서 긍정적인 의견을 보이고 있다. 환경연합은 이에 대해 한국의 하천은 경사가 급해 자연 상태에서 운하로 사용할 수가 없어, 구간 구간에 댐을 쌓아 호수를 만들고, 갑문으로 이들을 연결해서 이용할 수밖에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운하는 결국 물을 고이게 해서 썩게 하고, 흐르던 물에 살던 토종 생물들의 도태를 의미한다”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환경단체의 의견에 대해 이 전 시장은 “실제 외국에서 운하가 건설, 운영되고 있는 상황을 보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라며, “자연을 잘 이용, 개선하는 것이 오히려 자연을 보존하는 것인데도, 일부 사람들은 무조건 자연을 그대로 두는 것이 최고인줄 안다”며, 환경적 우려감에 대해 일축했다. ■ 운하 건설은 정치적 상품화? 이 전 시장은 “운하 프로젝트를 구상한 것은 그가 정치에 입문하기 훨씬 전부터”이며, “기업에 있을 때 유럽과 미국에서 운하를 보고, 직접 운하를 통해 운송을 하면서 우리나라에도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설명한다.
이인제 씨는 이에 대해 “1996년 경기도지사 당시, 서울의 S대학교 연구소에서 한강과 낙동강을 연결하는 이른바 대운하계획을 브리핑한 일이 있었다”며, 그 계획이 11년이 지나서야 이 전 시장에게서 다시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전 시장은 “운하의 필요성을 느낀 것은 20년보다도 더 이전”이라며, “어느 정권이든 꼭 운하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 이후 이 전 시장은 국회의원이 된 후 96년 7월 국회 본회의에서 운하에 대한 발언을 했다. 그 당시 많은 국회의원이 이 전 시장의 발언에 동의, 1주일도 채 안되어 60명 이상의 국회의원이 이에 대한 동의 서명을 한 바 있다. ■ 이명박, 경부운하 효율성보다 민주적 합의로 한편 이 전 시장은 운하가 건설될 경우, 운하사업과 관련, 효율성보다 민주적 합의와 방식에 따라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 전 시장은 청계천 복원시 반대하던 학자와 정치인, 언론, 시민 등 여러 사람들이 여러번의 합의와 설득으로 이해와 지지를 보내주게 됐다는 점을 언급, “운하사업에도 많은 반대가 있을 것을 예상하지만, 정책에 대한 검증과 신뢰를 바탕으로 이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전 시장은 지난 13일 열린 심포지엄에서 “여러 분야에서 검토와 토론이 되어서 잘못 인식하거나 정보가 부족해서 운하건설을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기회가 주어지길 바란다”며, ‘반대를 위한 반대, 무조건적인 반대’를 지양해 주길 바란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전 시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발상”이라며, “지도자는 발상할 줄 알아야 한다. 발상 후의 기술적인 문제는 전문가가 하는 것”이라고 잘라 말한다. 이 전 시장의 확신과 자신감만큼 ‘내륙운하의 꿈’이 얼마나 순조롭게 진행되는지, 또한 실제 운하가 건설될 경우, 그가 기대하는 것만큼 아니 그 이상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 지금으로서는 판단하기 어렵다. 하지만 진정 운하건설이 이명박 전 시장이 주장하는 것처럼, 여러 분야에서 엄청난 긍정적인 효과를 낳을 수 있다면, 이에 대한 구체적인 검증과 분석을 통해 보다 심도 있는 논의와 합의가 필요하지 않을까. “인류의 역사는 긍정적으로, 가능성을 믿는 리더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이 전 시장의 말대로, 운하건설이 ‘시대를 내다볼 수 있는 리더’에 의한 것이기를 희망해 본다. -김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