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또다시 부동산잡기 일환으로 신도시를 수도권에 건설키로 최종 결정했다. 그러나 또다시 공급확대만을 줄기차게 요구해 온 개발세력의 요구만을 수용한 것으로 나타나 개발업자와 투기세력을 위한 ‘투기조장’ 대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정부가 싼값에 강제 수용한 땅을 여전히 민간건설업자에게 비싸게 팔기위한 수단으로 여기는 이상 국민주거안정은 요원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이번대책이 먹혀들지 않으면 다음달에 또다시 대책을 발표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와관련 일부에서는 이같이 조성되는 토지에서 발생하는 자금이 정치자금으로 흘러들어간다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이와관련, 일부에서는 지난 대선에서 기업들에게서 차떼기로 천문학적 정치자금을 받았지만 이제는 기업들의 협조가 어려워 토지개발 등에서 조성된 비자금이 내년 대선자금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일례로 노태우정권이 지난 80년말 분당·일산·평촌·산본 등 신도시를 조성하면서 막대한 정치자금을 마련해 민주당 공화당 자민련을 합친 3당을 통합한 민자당을 탄생시켜 김영삼씨를 대통령에 앉혔다. 특히 노태우 전 대통령의 엄청난 비자금도 신도시조성에서 형성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신도시건설은 이미 건축비를 대폭 올려 건설업체의 이윤만 보장하고 아파트값을 올려놓은 정부가 땅값을 맘껏 올린 택지공급계획까지 승인함으로써 신도시가 국민주거안정에 기여하기는 커녕 주변지역의 아파트값을 올리고 부동산투기만을 조장하는 부작용만 양산하게 되었다. 이처럼 공공택지를 민간건설업자에게 팔아서 정부와 공기업은 땅장사 하고, 사업비 선정 및 조성과정도 불투명하고, 개발이익은 공기업의 방만한 운영비로 사용된다면 무슨 근거로 국민의 땅을 강제수용할수 있느냐고 시민단체는 반문하고 있다. ■ ‘신도시 추가건설은 정권말 투기조장책’ 이와관련 경실련은 이번 대책이 정권말기 투기조장을 유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이같은 이유를 다음과 같이 들었다. 국민의 정부는 2000년초 평균 400만~450만원이던 수도권의 아파트가 미분양이 되자 2001년 말부터 2002년 초까지 분양가 완전 자율화, 아파트 분양대금의 95% 대출 알선, 양도세 면제 등 건설사들의 이윤 보장을 통한 경기부양 정책을 추진했다.
이로 인해 평당 600만~650만원으로 분양가가 폭등하자 파주·용인·동탄·하남 등 제2기신도시를 건설하여 수도권의 집값을 안정시키겠다고 했었다. 강남 집값이 7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분양가가 폭등하자 제2의 강남으로 개발을 추진 중이던 판교신도시 건설시기를 앞당겨 ‘강남집값을 1000만원이하로 공급 하겠다’고 발표하였다. 결국 지난 정부와 현 정부의 정책실패로 인해 당초 약속했던 부동산 가격만 2~3배 폭등하여 개발업자와 공기업, 투기꾼의 배만 불렸다. 이번 대책은 국민의 정부 임기 말 공급확대 정책의 복사판이다. 판교·파주·은평뉴타운 등으로 수도권 전체가 집값이 폭등하자 6개 신도시 및 분당급 신도시 조기 건설을 통해 몇십만호의 주택을 공급하고, 택지개발절차를 생략하여 분양시기를 최대한 앞당기겠다는 것이다. ■ 공공택지 건설업자에 매각은 투기조장 그러나, 국민의 정부가 목표했던 집값안정은 커녕, 이때 시작된 집값 상승이 오늘까지 5년여 동안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정부가 근본적 대안이 될 수 없음에도 공급부족이라는 건설업계의 요구를 받아들여 주택보급률만 늘리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경실련은 참여정부에서도 그동안 250만호의 주택을 공급했음에도 집값이 폭등하는 것은 공급확대만으로는 집값을 잡을 수 없다는 것을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을 정부만 모르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미 30여년 전 박정희 정부가 건설한 강남·송파·강동신도시 건설의 용적률은 평균 100%였고, 20여년전에 개발된 1기신도시 목동·분당·일산·평촌·과천·중동·산본신도시의 평균 용적률은 130~150%이며, 2기신도시인 판교·동탄·하남·파주는 140~160%였다. ■ ‘기반시설비 국가재정 부담, 공기업 배불리는 정책’ 그럼에도 제3기 신도시를 송파·검단·파주에서는 분양가를 인하하기 위해 용적률을 200%로 상향한다고 한다. 1, 2기 신도시가 지금도 높은 가치를 지니는 것은 낮은 용적률과 쾌적한 환경과 교통 편리함을 갖추었기 때문이라는 것은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단지 분양가 인하를 위해서 용적률을 높이는 것은 삶의 질을 저하시키고, 도시의 가치도 떨어뜨리며, 괴물도시를 만들어 내는 결과만을 초래할 것이다. 토지는 용도가 바뀌면 사용가치가 달라져 지가 변동이 나타나고 개발이익이 발생하게 된다. 그래서 개발이익은 50%는 개발자에게 귀속시키고, 나머지 50%는 국고에 환수하여 개발소외지역을 위해 사용하게 된다. 그러나 현재 제대로 된 개발이익환수 장치는 거의 없으며, 있다 해도 비정상적 편법적 환수장치들에 불과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가 재정으로 기반시설의 일부를 부담한다는 것은, 당연히 신도시 건설의 수혜자와 개발자가 부담해야하는 것을, 개발지역 외지역의 국민들이 낸 세금으로 기반시설을 만들어 주겠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공공성을 상실하고 장사에만 몰두하는 공기업만 혜택 받을 것이라고 경실련은 밝혔다. -신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