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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재개 미국산 쇠고기, 전량 폐기 가능할까?

민노당 등 美쇠고기 수입재개 반대운동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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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호 ⁄ 2007.07.03 14:51:51

한·미 FTA의 4대 선결 조건으로 드러난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재개. 농림부가 올해 1월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를 결정한 지 3개월도 지나지 않아 미국 앨라배마주에서 세 번째 광우병 소가 발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최근 미국산 쇠고기 금수조치를 해제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에 민주노동당은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대책위’를 구성하고 미국산 쇠고기를 전량 구매해서 폐기하도록 하는 적극적인 대처방안을 모색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민노당의 수입 쇠고기 전량폐기 운동은 1억원 모금 캠페인 등을 통해 쇠고기 수입업체인 ‘네르프’에서 지난 10월에 한국으로 들어온 9톤 전량을 구매한다는 계획이다. 민노당은 ‘1만원으로 미국산 쇠고기 1Kg을 사서 폐기하자’는 전략을 세우고 한미FTA 범국민운동본부(이하 범국본)와 함께 본격적인 폐기활동에 들어갔다. 먼저 네르프 미국산 쇠고기 유통담당자에게 서한을 보내 민노당이 수입된 쇠고기 9톤을 전량 구매할 수 있도록 협조를 당부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지난 17일에는 명동입구 롯데백화점, 20일에는 신촌 현대백화점 등 시민들과의 접근성이 확보된 곳에서 정치캠페인을 통해 국민모금운동을 전개해 나간다. 범국본과 함께 미국산 쇠고기 유통과정 추적팀도 구성해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정치적 압력도 병행한다. 쇠고기 수입재개와 관련한 청문회 및 국정조사의 추진은 물론 오는 29일 광우병 피해자 영국인과 일본 전문가 등을 초빙해 ‘피해자가족 증언대회’도 개최한다. 동료 국회의원들에 대한 일종의 압박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또한 수입 쇠고기 전량 구매계획이 성공하면 이 쇠고기들을 청와대를 비롯한 총리실·외교통상부·농림부 등으로 발송해 정부의 재개방침을 항의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 쇠고기 수입재개는 미국 정치적 압력 정치권 뿐 만이 아니다. 한우협회-육우협회 등 생산자단체와 소비자단체 회원들도 지난 주 중 정부가 개최한 ‘미국산 쇠고기 검역설명회’에서 광우병 검사과정에 대해 강력 항의해 설명회는 파행으로 끝난 바 있다. 검역원은 애초 11월 말 쯤 미국산 쇠고기 시판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으나 결국 시민단체의 안전성 문제 제기로 인해 검역 일정을 연장한다고 밝혔다. 불행 중 다행이다. 문제는 미국이다. 지난 16일 농림부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인천지원에서 열린 이 설명회와 때를 맞춰 척 램버트 미국 농무부 부차관보를 단장으로 하는 ‘쇠고기 협상단’의 한국 파견을 주목해야 한다. 이들은 최근 수입이 재개된 30개월령 미만 소의 순수 살코기 외에도 뼛조각 등 기존에 합의된 수입조건을 완화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이들의 방한은 지난 9월 25일 미 농무부가 주한 미 대사관에게 “(뼛조각, 연골, 척추돌기 등은)광우병 위험과 관련 없기 때문에 검역과정에서 발견되더라도 수입을 승인해 달라”는 협박성 요구의 연장선상에 있다. 지난 8월에도 미 상원의원 31명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쇠고기 수입을 재개하지 않으면 ‘한미FTA에 장애가 있을 것’이라며 광우병과 FTA전체를 연계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수입을 재개해 달라고 종용해 온 미국도 문제지만 상원의원들 서한 한 통에 바로 10월 수입재개 방침을 결정한 정부도 문제다. 더욱이 미국은 최근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함으로써 자국 산업보호에 역점을 둘 것이 명약관화하다. 미측의 쇠고기 수입압력이 강화되면서 한국정부가 수입을 재개하는 결정에도, 수입조건의 완화를 더욱 요구하는 일련의 행태는 민주당이 선거에서 승리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봐도 무리가 아니다. ■ 미 민주당 승리, 자국 산업보호 역점 둘듯 미국의 공장형 축산과 함께 광우병의 발생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누차 지적돼 왔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10월 말 방영된 KBS 스페셜 ‘얼굴없는 공포, 광우병’으로 인해 국민들은 광우병의 심각성에 대한 체감도가 높아졌다. 이 프로그램은 쇠고기의 생산·검사·도축·가공 등 전 과정을 생생하게 공개하고 있다. 광우병으로 사망자 가족·미 소비자 단체 관계자·미 농무부 관계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 은폐된 채 생산되는 쇠고기가 인천공항으로 반입되기 전까지의 실태를 고발했다.

미국의 동물사료정책은 필연적으로 광우병을 유발할 수밖에 없으며 전체 도축소의 1% 정도에 한해서만 광우병 검사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 당국은 이렇게 부실한 검사계획마저도 1/10로 축소하겠다고 발표하면서도 의회와 정부 스스로도 검역과 사료정책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산 쇠고기가 미 정부의 압박에 의해 결국 수입이 재개되기에 이른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 정부가 수입재개 후 철저한 관리를 하는 것도 아니다. 쇠고기 이력추적제·음식점 원산지 표시제 같은 기본적인 안전장치조차도 마련하지 않은 상태다. 2007년부터 300㎡(90평)이상의 음식점 552곳에 쇠고기 원산지 표시제를 시행한다고 하나 이는 전국 음식점의 1%도 안 되는 수준에 불과하다. 뿐 만 아니라 원산지 표시대상도 ‘구이용 쇠고기’에 한정되고 ‘국거리용 쇠고기’는 표시대상에서 제외됐다. ■ 민노당의 외로운 싸움? 국내에서는 광우병 쇠고기의 수입을 반대하는 지난한 움직임이 이어져 왔다. 특히 민노당은 세 번째 광우병 소의 발생 이후 강기갑 의원을 중심으로 쇠고기 수입중단 촉구안을 발의하고, 공개토론을 제안하는 등 적극적인 우려를 표명해 온 바 있다. 한미 FTA반대 범국민운동본부로 대표되는 시민·사회단체들 역시 ‘총체적 대미종속을 우려하는 각계인사 419인 시국선언’ 등 우리 정부에 각성을 촉구해왔다. 이에 농림부는 미국 현지 쇠고기 작업장에 위생점검단을 파견하기로 결정하는 등의 효과를 이끌어내는 듯 했다. 지난 6월 정부는 현지 작업장 위생 및 관리 문제를 들어 수입재개 승인을 연기했기 때문이다. 비슷한 시기 범국본은 ‘한미FTA 사망을 선포하는 거리 장례식’을, 강기갑 민노당 의원은 정보공개를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추진하는 등 지속적인 반대운동을 전개해나가고 있다. 이에 미 상원의원들이 8월 경 노무현 대통령에게 쇠고기를 수입하지 않으면 한미FTA 자체를 무산시키겠다고 협박하면서 사태는 악화됐다. 그렇다고 쉽게 물러날 강기갑 의원이 아니었다. 강 의원은 부시대통령에게 이러한 압박에 항의하는 내용의 서한을 보낸다. 이에 농어촌을 지역구로 하는 국회의원 36명도 이에 동참해 힘을 실었다. 이무렵 여야의원 23인이 한미FTA협상에 대한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면서 광우병 쇠고기 수입을 중심으로 한 FTA협상은 위기에 몰리는 듯했다. 특히 김태홍 의원 등 열린우리당 의원 13명이 권한쟁의심판 청구소송에 참여함으로써 당·청갈등 조짐도 재연되기에 이르렀다. ■ 국회가 제출한 한미FTA 권한쟁의 심판권 어찌되나? 지난 9월 민노당을 중심으로 한 권한쟁의심판 청구소송은 한미FTA의 협상정보가 공개되지 않는 점 등이 국회의 조약체결·비준동의권을 침해한다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그러나 외교통상부는 “협상과정과 내용을 낱낱이 공개하는 나라는 없다”며 “협상전략 노출의 위험성이 높고, 향후 다른 나라와 FTA협상 시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며 정보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민노당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대책위원회’의 심상정 의원 역시 국회 한미FTA 특별위원회 위원으로서 FTA 협상단의 17개 분과를 보다 전문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인적구성과 운영체계를 주장하고 있다. 심 의원은 20명으로 구성된 한미FTA 특위위원을 50~60명 수준으로 확대해야 한다며 면피성 증원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한미 FTA를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은 민노당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대표적인 단체가 보건의료단체연합, 국민건강을위한수의사연대 등 의료계와 환경운동연합 녹색연합등 환경단체, 학교급식네트워크 생협 등 소비자단체 등으로 구성된 ‘식품위생 및 광우병 안전연대’다. 올해 출범된 안전연대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한 식품안전 문제에 대한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최근 미국작업장 중 문제가 된 7곳에 대해 이상이 없다고 발표하며 광우병 쇠고기를 수입했다. 이제 할 수 있는 것은 민노당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대책위원회’의 계획대로 수입된 쇠고기를 전량 구매해 폐기하는 방법밖에 없는 것일까. 소비자들의 용단이 절실히 필요할 때다. -최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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