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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뮤직쇼 ’매드닷컴’ 죽은 가요계 사릴까?

독특한 진행, 음악중심 구성, 적극적 시청자 코너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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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호 ⁄ 2007.07.03 14:33:24

지난해 10월 9일 케이블 채널 tvN이 화려한 특집쇼와 함께 개국했다. 연예·오락 전문채널을 표방하는만큼 기존의 방송들과는 차별화되는 독특한 구성의 프로그램, 몸값 비싼 스타 MC들의 캐스팅으로 처음부터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았던 tvN은 개국 두달 째에 벌써 미니시리즈 <하이에나>로 인기를 얻는 등 시청률 면에서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tvN이 야심차게 선보인 많은 프로그램들 중에는 음악 쇼프로그램 도 있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해 10월 25일 첫 방송을 하기도 전에 진행자인 윤종신과 아유미의 조작된 파파라치 사진으로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는 등 순조로운 시작을 보였다. ‘목표달성 리얼리티 뮤직쇼’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운 <매드닷컴>은 프로그램을 하나의 기업으로 묘사해 CEO(윤종신)와 비서실장(아유미)이 매주 신입사원(출연가수들)을 채용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것은 ‘위기에 빠진 가요계를 구원한다’는 데에 기업의 사활을 걸고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점에서 잘 맞아떨어지는 설정이다. 회 당 한시간 분량의 <매드닷컴>에는 매주 3~4팀의 가수가 출연해 자신들의 노래를 부르고 진행자와 이야기를 나눈다. 또, 모든 출연자들에게는 다음 회까지 달성해야 할 ‘스타미션’이 주어지는데 미션은 시청자들이 특정주제에 대한 댓글을 달거나 우편을 보내오는 것이다. 이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는 어차피 따라오기 마련인 누리꾼들의 댓글을 이용, 시청자 참여를 확대해 인터랙티브한 방송을 꾸려나간다는 독특한 발상이다. ■ 괴짜 진행자들의 엽기 진행, 말 그대로 ‘미친’ 방송? 공중파와 기존 케이블 채널의 음악 프로그램들이 대부분 지나치게 쇼에만 치중하는 것에 비하면 <매드닷컴>은 쇼와 토크, 콩트가 적절하게 어우러졌다. 토크의 형식은 심야 시간대에 편성되어 있는 공중파 3사의 음악 전문 프로그램에 비하면 오락적이고 말장난과 몸장난이 난무하는 오락 프로그램에 비하면 진지하다. 너무 지루하지도 않고 너무 가볍지도 않은 딱 적당한 정도. 하지만, 너무 파격적인 방송 컨셉에 집착한 나머지 방송에 부적절한 코너와 언행으로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4집 앨범으로 컴백한 비가 출연했을 때는 노출이 심한 아유미의 화보집을 보여주면서 비의 심장박동수 변화를 체크하는가 하면, MC몽은 “편하게 막 생겼다고 판촉사원을 시키냐”며 특정 직업을 비하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특별한 테마로 맞춰입는 진행자들의 의상도 문제다. 윤종신은 지금까지 우주인·선장·공룡 등 매번 특별한 의상들을 입고 출연했는데 무던하고 편안한 이미지가 장점인 그가 엽기적인 의상을 입고 있는 모습은 영 어색하다. ‘매드(미친)’이라는 방송의 스타일에는 맞지만 방송 내내 선택의 여지없이 윤종신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고 있어야 하는 시청자들의 눈은 괴롭다. 반면에 아유미는 시종일관 섹시함을 지나치게 강조한다. 쇼·파티에서나 볼 수 있는 바니걸, 초미니 제복을 입은 간호사, 벨리 댄서 등 아유미의 의상은 하나같이 자극적이다. 케이블 채널의 오락 프로그램이기는 하지만 화면에 ‘19금’이 표시되지 않는 프로그램의 진행자 의상으로는 지나친 감이 있다. ■ 초특급 프로젝트 ‘매드닷컴’의 미션 <매드닷컴>에서 가장 돋보이는 건 진행자들의 의상도, 출연자들의 토크도 아니다. 그건 바로 방청객이 없다는 것이다. 현재 TV 음악프로그램은 모두 객석을 가득 메운 방청객들 앞에서 진행된다.

하지만 방청객이 동원되지 않는 <매드닷컴>은 음악소리를 뒤덮는 관객의 함성, 색색의 풍선과 플래카드가 물들인 산만한 객석에 정신을 빼앗기지 않고 가수의 무대에만 집중할 수 있다. 스튜디오 세트와 촬영·편집기법도 각 출연자에 맞춰 바뀌기 때문에 음악을 총체적으로 담아낸 화면연출이 가능하다. 방청객이 없기 때문에 시청자들에게 소외될 수 있다는 단점은 앞에서도 말한 ‘스타미션’이 보완하고 있다. 스타미션의 주제 역시 출연가수의 음악이나 가요계 전반에 대한 것들이다. 덕분에 시청자들은 단순히 쇼를 보고 즐기는 데에 그치지 않고 출연자의 음악에 대해, 가요계의 현실에 대해 한번쯤은 생각하게 된다. 출연가수들에 대한 ‘악(惡)플’이 아닌 ‘선(善)플’을 활성화시키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 지난 12월 6일 방송분에서는 이승환에게 생일축하 엽서 1,000통이라는 미션이 주어졌다. 인터넷으로 손쉽게 참여하는 게 아니라 직접 손으로 쓰고, 우편으로 붙여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아무리 팬이 많다 해도 목표달성이 무리이지 않을까 싶었는데 이승환의 미션은 거뜬하게 성공했다. 연예·오락 전문채널답게 볼거리는 많지만 프로그램의 지향하는 바가 불분명한 프로그램이 편성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tvN에서 <매드닷컴>은 독특한 기획으로 음악 전문프로그램의 성격을 확실히 하고 있다. ‘가요계의 운명이 달린 초특급 프로젝트’라는 거창한 문구에는 못미치지만 제 몫을 해내고 있으니 바람직한 일이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출연가수들이 지나치게 스타에 치우쳐 있다는 것이다. 진정 가요계를 기사회생시키고자 한다면 출연가수들의 폭을 넓혀 인디 록밴드에서부터 아이돌 스타, 트로트 가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음악을 두루두루 섭렵하기 바란다. 그것이 <매드닷컴>에게 주어진 미션이다. -한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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