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여성들은 어린 시절 동네 문방구나 구멍가게에서 종이인형을 사서 가위로 오리고 옷을 입혀보며 친구들과 놀던 기억 하나쯤 모두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 종이 인형 놀이가 현재 10대 소녀들에게 인터넷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패션 게임”이라는 형태의 또 다른 놀이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청소년 커뮤니티 포털 로이월드(http://www.roiworld.com 대표 김기서)에는 “패션 게임”이라는 이름으로 옷 입히기 게임 서비스를 제공 하며, 현재 1천여 편에 달하는 게임을 제공하고 있다. 예쁜 캐릭터에 여러 가지 의상을 바꿔가며 옷을 입혀보는 게임방법은 옛날 종이인형 놀이와 같지만, 개념은 많이 다르다. 예전 종이인형 놀이가 종이인형에 의상을 입혀보는 단순한 놀이였다면, 지금의 패션 게임은 말 그대로 옷 입히기 게임에 패션의 개념을 도입했다. 로이월드 패션 게임은 매주 6편의 게임이 유행하는 패션 스타일의 이름을 걸고 업데이트 된다. “믹스 앤 매치”, “그런지룩” , “빈티지”와 같은 현실적이고 감각적인 의상들이 모델 포즈를 하고 있는 캐릭터와 함께 제공된다. 10대 소녀들은 패션 게임을 통해 본인이 좋아하는 의상을 매치하고 완성된 캐릭터를 스크린샷을 이용하여 저장한 다음 자신의 미니홈피나 블로그에 업데이트 한다. 업데이트된 의상 코디에는 저마다의 설명이 있다. 특히, “미팅할 때 코디법” “소풍 갈 때 코디는 이러이러한 코디가 주목 받는다.”등의 부연 설명은 10대 소녀들에게 패션이 결코 어른들의 소유물만은 아니며 10대들의 일상에도 크게 자리잡고 있음을 알 수 있게 해 준다. 패션게임은 하루 평균 1천만 P.V를 기록할 정도로 네티즌들에게 큰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해외에서도 dress up games 라는 사이트를 통해 널리 알려져 있다. 로이월드 관계자는 해외 유명 사이트를 통해 로이월드를 방문하는 해외유저의 숫자도 점점 증가하고 있으며, 로이월드로 유입되는 경로 중 해외 사이트들이 늘 상위에 기록될 정도로 해외에서의 관심도 뜨겁다 라고 전했다. 닮은 듯 다른 종이인형 놀이와 패션 게임은 놀이 문화의 진화와 함께 과거와 미래가 어떻게 공존하며 양 세대가 어떻게 이어지는 지를 보여 주는 시대를 초월한 문화의 한 단면을 보여 주고 있다. -허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