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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섭 대표의 말에는 뭔가 위험(?)한 것이 있다

한나라당에 독이 될 수 있는 강 대표의 말,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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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9호 ⁄ 2007.07.03 11:46:24

한나라당내 대선후보 주자는 이명박 전 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손학규 전 지사 등 ‘빅 3’를 비롯, 원희룡 의원과 고진화 의원 등 5명. 하지만 실제 유력 대선 후보로 이명박 전 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의 양대 전선으로 좁혀지면서, 한나라당의 관심은 이들 두 후보인 ‘빅 2’에 집중되어 있다. 한나라당내에서 유력대선 후보인 이 두 후보에 대한 줄서기가 본격화되면서, ‘정치에서는 아무도 중립적일 수 없다’는 말이 ‘진리’가 되어버린 판국에서, 당 지도부들까지도 ‘줄서기’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일고 있는 상황. 특히 강재섭 대표는 최근 이명박 전 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의 주요 행사에서 이들 두 후보를 열렬하게 지지하는 발언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당의 공식석상에서는 당의 화합과 후보들간 공정한 경선을 통해 ‘정권교체를 이루자’고 강조하면서도, 유력 대선 주자들의 행사장에서는 ‘이 후보야말로 대통령감’이라는 발언을 공공연하게 하고 있는 것. 일례로 강 대표는 13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이명박 전 시장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축사를 통해 이 전 시장에 대한 ‘과도한 지지’를 표했다. 그는 “이명박 전 시장은 한나라당의 자랑스런 보배이자 국민들의 사랑이 넘쳐흐르는 희망의 정치인”이라며 “이명박 전 시장의 인생은 온몸으로 부딪혀온 인생, 성공신화의 주인공이자 성공신화의 보증수표”라고 강조했다. 또 강 대표는 “이명박 시장이 이번에 낸 ‘흔들리지 않는 약속’이라는 책 제목처럼 반드시 한나라당의 정권교체를 이룩해낼 것”이라며 “어떤 난관이 있어도 흔들림없이 정권교체를 이뤄줄 것을 기대한다”고 이 전 시장을 추켜세웠다. 어느 때보다도 강한 억양과 큰 목소리로 축사를 남긴 강 대표의 발언 후, 이날 사회를 맡은 유인촌 씨는 “(선거법상)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내빈이 입후보 예정자를 지지격려 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며 “강재섭 대표님 내용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중앙선관위에서 나온 분들이 아량으로 이해해줄 것”이라며, 참석자들에게 중선위 관계자들을 위한 박수를 부탁드리는 등 문제가 커지지 않도록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강재섭 대표는 바로 전날인 12일에는 국회 도서관에서 이혜훈 의원의 주관으로 열린 ‘위기의 대한민국! 대처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정책 토론회에도 참석, 박근혜 전 대표를 적극 지지하기도 했다. ■ 자리 따라, 시기 따라 말 바꾸기는 강 대표의 특기? 강재섭 대표는 격려사에서 “마거릿 대처를 통해 제 2의 영국번영기 있었듯, 우리나라도 제 2의 번영기를 마련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며, “‘영국병’을 고친 대처가 있었듯이, ‘한국병’을 고칠 인물이 필요한데,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아도 누구인지 다들 알 것”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당 대표로서 공정성 시비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에 더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겠다”면서도 “우리는 대처와 같은 지도자를 갖기를 원한다”며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지지를 표했다. 강 대표의 당내 유력 대선후보들에 대한 ‘사랑’이 지나치다보니, 당연히 ‘소외감’을 느끼는 대선 후보들도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 하지만 강 대표는 지난해 6월까지만 하더라도 이명박·박근혜·손학규를 일컫는 ‘빅3’라는 용어에 대해 “내년 당내에서 경선을 위해 주자들이 본격적으로 뛸 때 보면 지금 말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 벌어질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인 바 있다. 그랬던 그가, 이제는 유력 대선후보의 열렬한 지지자로서 돌변한 것은 어찌보면 ‘줄서기’로 대변되는 정치판에서 나름의 ‘최선의 선택’일지도 모른다. 강 대표의 말 바꾸기는 비단 어제오늘의 일만이 아님을 볼 때, 그의 정치 행로와 무관한 것도 아니다. 강 대표의 말 바꾸기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개헌’. 노무현 대통령의 개헌 발언 이후, 강 대표는 “지금은 개헌 시기가 아니다”라며 적극 개헌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강 대표는 2005년 원내대표 시절에 “개헌은 이번이 좋은 시기”라며 개헌과 관련된 논의를 적극적으로 펴왔던 것이 사실이다. 당시 강 대표는 개헌에 대해서 “대통령 임기가 끝나는 시기와 국회의원의 임기가 끝나는 시기가 한두 달 밖에 차이가 안 난다”며 “이런 시기는 앞으로 또 찾기가 어렵다”고 주장한 바 있다. 강재섭 대표는 당시 개헌 시기에 대해서도 2006년 5월과 6월에 본격적인 논의를 하자고 했고, 같은 해 하반기에는 다시 2006년 후반기 논의하자는 주장을 펼쳤다.

또 강 대표는 그때 “그런데 대통령 5년제를 4년 중임제로 바꾸는 것이 좋은 것인지 내각제가 좋은 것인지 아니면 이원집정부제가 좋은 제도인지는 우리가 깊이 생각해야 한다고 본다”며 2005년 5월4일 ‘선진헌법연구회’ 창립총회도 가졌다. 강 대표는 8월에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개헌에 관한 논의는 내년(2006년) 하반기 이후에 하자”고 말했으며, 같은 달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도 “개헌은 저도 한다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국회의원 임기와 대통령 임기가 딱 맞아떨어지는 이번에 개헌의 좋은 기회로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강재섭 대표의 돌출 행동과 발언은 간간히 언론에 소개되면서, ‘위험한’ 이슈 메이커로서의 위상을 굳히고 있다. 강재섭 대표는 올 1월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와 만난 자리에서 한끼 식사로 120만원을 사용, 식대를 당대표실에서 지불한 사실이 알려져, 거센 비난을 받았다. 또 그 전에 앞서 연초 신년 기자간담회에서는 외설 논란을 낳아온 <문화일보>의 연재소설 ‘강안남자’와 관련, “요새 (소설의 주인공) 조철봉이는 왜 그렇게 (섹스를) 안 해?”라는 발언이 알려져, 곤욕을 치러야 했다. 강 대표는 그날 “옛날에는 하루에 세 번씩도 하더니, 요즘은 철봉이 아니라 낙지가 됐다”라며 위험수위를 넘는 발언을 해, 당 내외 집중 비난을 산 것. 강 대표는 이 발언으로 인해 전부터 최연희 의원과 김충환 의원 등의 성 관련 발언과 더불어 ‘과연 한나라당은 성(性)나라당’이라는 비난을 들어야했다. 결국 강 대표는 다음날 나경원 대변인을 통해 “경위를 불문하고 적절하지 못한 표현으로 물의를 빚은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시한다”고 사과했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경위야 어째됐든 당에 누를 끼쳐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또 최근 사학법 문제와 관련해 강 대표는 “열린우리당이 사학법에 대해 현재 보여주는 태도는 ‘시간끌기’일 뿐”이라며, “열린우리당은 정당이 아니고 사기집단”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장영달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도 강 대표의 즉각적인 사과를 요구하며, “한나라당은 조폭집단”이라고 맞서는 등 양당이 감정싸움으로 격화될 위기를 맞기도 했다. ■강재섭 “당 지도부가 경선에 참여하겠다” 공정성 시비 우려 한나라당내 대선후보들간 경선시기와 방법에 대한 합의가 도출되지 못한 상황에서, 강재섭 대표가 총대를 메겠다고 나섰다. 강 대표는 “지도부는 그간 경준위 논의에 일절 관여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그분들을 거들어주기로 결심했다“며 경선합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강 대표는 14일 서울 염창동 당사에서 열린 3선 의원들까지로 참석대상을 넓혀 가진 확대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처음부터 경선준비위원회가 손쉽게 합의안을 만들어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며 “앞으로 7일 내지 10일 후에 결론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나름의 복안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복안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지금으로서는 말할 단계가 아니다. 지켜보면 알게 될 것”이라고만 답했다.

강 대표는 “지도부가 최선을 다해 무엇이 정권창출에 가장 좋은 방법이겠는지 그 측면만 보고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지만, 과연 대선후보들간의 이견 속에서 공정성에 대한 논란없이 합의를 이끌어낼지는 미지수다. 실제 그동안 강 대표가 당내에서 몇 번 ‘큰 소리’를 내고 잘 먹여들지 않아, 당내 운영의 어려움을 토로한 바 있다. 지난 5일에도 강 대표는 사학법 재개정 문제로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임시회의 개회를 두고 대립할 당시 “원내대표가 수도 없이 비상을 걸어도 안 된다”며 “한나라당 의원들의 이석률이 많고, 이슈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진다”며 당내 의원들을 질책했다. 특히, 대선후보들간 과열경쟁 양상이 뚜렷해지면서, 강 대표의 말발은 더욱 먹혀들지 않고 있다. 강 대표는 지난달 대선후보주자들을 불러 모아 “후보캠프가 근거없이 상호비방을 하고 특히 측근들이 무절제한 언동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후보들이 자제해 줄 것을 부탁드린다”며 “상호간에 비난 뿐 아니라 당 기구에 대해서도 근거없는 불공정 시비를 벌이고 있으므로 이러한 부분은 매우 바람직하지 않다”며 후보들간 검증 공방을 자제해 줄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이런 당부에도 불구, 바로 박근혜 전 대표의 법률고문이었던 정인봉 씨가 ‘이명박 X파일’을 거론하며, 검증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또 강 대표는 “당협위원장 등에 대해 인위적으로 지나친 줄세우기가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줄세우기를 도덕률로 막을수는 없지만 어느정도 일정한 금도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후보들의 줄세우기와 의원들의 줄서기는 나날이 노골화되고 있는 상황. 도덕성 검증과 관련해서 강 대표는 “앞으로 도덕성 검증 문제가 계속 제기되면 당이 주도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당이 국가원로나 언론인, 종교인 등을 포함하는 청문기구를 만들고, 모든 제기되는 의혹들을 모아서 한 두차례 청문회하는 것을 적극 검토하겠다”며 당 차원의 인사청문회를 제시했다. 그러나 손학규 전 경기도 지사 측은 강 대표의 제안에 대해 “당내에서 경선 후보들에 대해 국회의 인사청문회에 준하는 청문회를 열어 꼼꼼히 검증해야 한다”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중대 결심을 하겠다”고 밝혀, 강 대표의 제안이 대선후보들에게 ‘씨알’도 먹혀들지 않음을 방증하기도 했다. -김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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