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IMF 이후 우리나라의 가장 큰 사회문제들 중 하나로 떠오른 청년실업. 이미 우리 사회에는 청년 구직 포기자가 줄을 잇고 있는데다 고령화 및 대졸여성의 증가 등에 따른 노인실업·여성실업도 새로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처럼 전 사회적 관점에서 청년·여성·노인 실업이 정치적·사회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지만 기업체들은 오히려 “우리 회사에 꼭 필요한 인재를 찾을 수 없다”며 구인난을 부르짖고 있다. 취직을 앞두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어떠한 전략을 가지고 자신의 몸값을 올리고 관리해 나갈 수 있는지 헤드헌터들을 통해 알아봤다. 지난 19일 한남대학교 총학생회는 청년실업 해결 촉구 헌혈 시위를 열었다. 이는 청년실업에 대한 항의 표시 이전에 “우리가 이렇게 옳은 일을 많이 할 테니까 정부·기업 관계자들은 열심히 일할 수 있게 해 주세요”라는 호소의 성격이짙다. 하지만 이같은 대학생들의 호소에 대해 정부 및 기업 관계자들은 난감하기만 한 실정. 재계의 대표적인 경제단체 한 관계자는 “많은 기업들이 더 많은 신규인력을 채용하고 이를 통해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일 수 있다면 좋겠지만 글로벌 경영체제 아래에서 어떻게 해서든 비용을 절감해야 하는 현실에서 고용창출에 발벗고 나서기는 힘든 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이같은 실업문제는 대체적으로 그렇다는 것일 뿐 따지고 보면 기업체들도 자신이 꼭 필요로 하는 전문인력들은 찾기 어렵다”며 재계의 구인난을 주장한다. 수많은 취업 희망자들 중에서 정작 자신들이 원하는 능력과 소양을 갖춘 인력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 대졸 신입사원들은 이렇게 준비하라 대졸자들은 자신의 일자리를 갖기 위해서는 대기업의 경우 수십 대 1, 중소기업의 경우도 수 대 1의 경쟁률을 뚫어야 한다. 이 때 자신의 채용여부를 판가름하는 첫 번째 사람들이 바로 인사담당자들. A라는 회사가 2007년 50명의 신입사원을 모집해서 250명의 지원자가 몰릴 경우 구직 희망자는 5명의 경쟁자만 제치면 되지만 채용담당자들은 200여명을 탈락시키기 위해 면밀한 검토작업을 거쳐야 한다.
서치앤서치의 김재윤 대표는 “대졸자들은 업무에 필요한 기초능력을 갖추는 것과 아울러 사회에서의 다양한 경험이 가장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졸자들의 취업 시 가장 처음 경쟁하는 것은 이력서 상의 학벌, 학점, 영어·컴퓨터 능력. 하지만 김 대표는 〃이력서 상 기본 소양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채용담당자들에게 변별력을 제공하는 것은 다양한 사회경험 등을 통한 조직융합력과 리더십”이라고 말했다. 아르바이트·동아리활동·자원봉사 등을 통해 공부 외 다양한 사회경험을 한 사람이 조금 더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동아리장·학생대표 등 리더의 위치에서 활동했다면 일단 점수를 조금 더 주게 된다는 것. 김 대표는 “좋은 대학에서 열심히 공부만 한 사람 보다는 다양한 사회경험과 리더십을 발휘한 사람이 조직 융화도와 업무 충실도가 높다는 현실이 인사담당자들의 결정을 좌우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구직희망자들은 먼저 자신이 소속되기 원하는 회사에 대해 사전조사를 해 둘 것을 조언한다. 이와관련 모 그룹의 인사담당 상무는 “내가 취업한 회사에 장기간 근무하고는 싶지만 M&A·부도·구조조정 등에 걸려 원하지 않게 퇴사하는 경우 이는 결국 구직자가 그 회사에 대해 사전 조사 없이 일단 취업하고 보자는 식으로 지원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취업재수보다 中企입시가 최선 특히 김재윤 대표를 포함한 헤드헌터업계 및 인사담당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급의 직장에 취업하는 것이 실패했다면 취업 재수를 하기 보다는 눈높이를 낮춰서라도 일단 일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최근 당연시되고 있는 고학력자들의 취업 재수 삼수 열풍은 경력관리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그 예로 73년생으로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를 나온 B씨. 지난 2005년 그는 경력 8년에 연봉 1억 5,000만원을 받는 고급인력이 됐다. 하지만 B씨가 대학을 나와 처음 발을 디딘 곳은 신한은행의 계약직 대출담당자. 그는 영어 구사능력이나 학점, 사회활동 등에서 충분히 인재라는 소리를 듣고 있었음에도 당시 연봉 1,000만원에 월 80여만원을 받으며 1년간 일했다고. 이 후 그는 자신의 상관이 모건스탠리로 옮길 때 함께 이직한 후 연봉이 5,000만원으로 오르더니 급기야 월 1,000만원 이상을 받는 고급 인력으로 자리 잡았다. 이에 대해 모 대기업의 한 인사담당자는 “원하는 대기업에의 입사시도가 실패했다면 우선 중소기업이나 외국계 기업 등에 들어가 담당 업무에 대한 경력을 쌓으면서 원하는 회사가 필요로 하는 인재로 커 나가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라고 말했다. ■ 경력관리, 업무전문성과 친화력 우선 또 취업전문가들은 일단 취업이 확정된 직후부터 경력관리에 들어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와관련 헤드헌팅포럼의 김영희 팀장은 경력관리를 자신의 업무분야에 대한 전문성 함양, 동료·상사·부하들과의 친밀도 강화, 영어구사력 고취 등을 제시한다. 특히 영어구사력은 경력이 쌓일수록 더 많이 필요로 한다는 것. 이와관련 서치앤써치의 김재윤 대표는 “일단 팀장급 이상으로 올라간 후 자신의 업무전문성에 영어 등 외국어 능력이 융합됐는가의 여부에 따라 억대연봉 등으로 갈 수 있느냐 여부가 갈린다”라고 말했다. 또한 한 직장에서 얼마나 오래 근무하느냐 여부가 중요하다는 것. 김 대표는 “한 회사에 오래 있었다는 것은 조직 융합력 및 업무능력이 검증된 것”이라며 “의뢰 회사에 추천할 후보자들을 고를 때 한 회사에서의 근무연수는 필수 고려사항”이라고 말했다. 또 김 대표는 회사에 입사하게 되면 반드시 한번은 필드영업일선에서 근무하는 경험을 쌓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여기에서 영업이란 고객·경쟁사·정부관료 등 회사와 관계를 맺는 주변을 대상으로 판매·협상·홍보·빅딜·프리젠테이션 등을 하는 경제전쟁 최 일선을 의미한다. 김 대표는 “결국 회사의 생존은 이같은 영업일선에서 얼마만큼 능력을 발휘하는가에 있다”며 “필드의 경험치가 없다면 회사에 대한 이해 뿐 아니라 관리자가 된 후 제대로 능력을 발휘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 헤드헌터는 맨토. 모르면 물어라 이같은 노하우는 헤드헌터·리크루팅·기업 채용담당자 등에서 다년간 경험해 본 사람들에게서 나오는 것. 이와관련 헤드헌팅 포럼의 김영희 팀장은 “모르면 전문가를 찾아 적극적으로 조언을 구할 필요가 있다”면서 “일단 헤드헌팅포럼의 웹사이트에서 각 분야의 전문 헤드헌터들을 추천받은 후 그에게 이메일과 전화로 자신이 알고 싶은 것에 대해 조언을 구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이와관련 김 팀장은 “중요한 것은 구직자가 취업과 경력 관리에서 맨토를 찾는 것이고 자신의 노력 여하에 따라 맨토가 될 수 있는 전문가는 많이 있다”고 밝혔다. -박현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