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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주의, 그 호전적 자세 거두고

대세(大勢)의 흐름에 발 맞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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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1호 ⁄ 2007.07.03 10:59:55

북·미 관계에 정통한 미국 조지아 주립대학의 석좌 교수이면서 2004년 11월 북한과 미국의 민간전문가들이 참여한 「트랙 Ⅱ 대화」를 개최하는 등 북·미 간 가교 역할을 하기도한 박한식(67)교수가 지난달 17~20일 평양을 방문하고 서울에 들렀다. 그는 『북한이 핵보유국 자격으로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겨냥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핵무기는 기정사실로 굳히고 확산 방지에만 협조하는 이른바 「파키스탄 모델」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중앙일보 김영희 대기자와 박한식 교수의 대담에 잠깐 귀를 기울여 보자. 『과거 부시 행정부는 북한 핵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CVID)방식」으로 폐기한다고 큰 소리 쳤습니다. CVID가 아직도 가능 할까요』라는 물음에 박 교수의 충격적인 대답을 듣는다. 아니, 충격적이 라기 보다는 정당·정상적인 대답을 얻은 것이 옳은 해석일 것이다. 『CVID는 이미 물 건너 갔다고 봐요. 특히 북한의 핵무기는 단순한 무기가 아니예요. 핵무기는 북한 선군(先軍)정치의 핵심이예요. 선군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총」입니다. 그런데 핵을 포기하는 것은 총을 포기하는 것이예요. 이는 선군정치의 기반을 흔드는 행위죠. 따라서 북한이 핵무기를 완전히 폐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미국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북한의 핵 포기는 있을 수 없는 확고부동한 사실을 말하고 있다. 북한의 외무성과 노동당은 그들의 안보를 완벽하게 담보(보장)해 준다면 핵무기가 필요 없다고 말하고 있지만 군부에서는 『완전한 안전보장은 우리 스스로 하는거지 그 누구도 대신해줄 수 없다. 역사상 핵실험까지 마친 나라가 핵을 포기하는 것을 봤느냐』고 말하고 『우리는 고난의 행군 등 온갖 고생을 했지만 이제 핵무기를 손에 쥐었다. 너희(미국·한국)가 우리를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으면 우리를 어떻게 하겠느냐』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지금의 세계정세는 많이 달라지고 있다. 동·서독이 통일되고 러시아의 연방이 각각 독립되고, 중국이 시장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자유경제 체제로 변하고 있어도 북한은 문을 안으로 걸어 잠그고 김일성 시절의 폐쇄된 공산주의를 고집하고 있다. 공산주의는 경제이론과 정치·사회 이론과 역사이론과 철학이론으로 구성된 하나의 포괄적(包括的)세계관이다. 경제이론은 잉여가치설(剩餘價値說)이요, 정치·사회이론은 유물사관(唯物史觀)이요, 역사이론은 계급투쟁설(階級鬪爭說)이요, 철학이론은 변증법적 유물론(辨證法的 唯物論)이다. 그리고 이 모든 이론의 목표는 프롤레타리아의 혁명으로 귀결 된다. 공산주의는 평화와 민주주의를 내세운다. 그러나 그것은 하나의 위장된 전술적 슬로건에 불과하다. 공산주의는 요지부동한 가치관을 설정한다. 『공산주의의 혁명이 우리의 목적이다. 이 목적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군(我軍)이요, 이 목적에 저해가 되는 것은 모두가 적이다』― 이것이 그들의 적과 아군의 구별 기준이다. 그러나 세계의 대세(大勢)는 개방사회로 많이 달라지고 있다. 북한은 호전적 폐쇄의 문을 열어 대세의 흐름에 발걸음을 맞춰야 한다. 핵을 포기함으로써 국민생활이 윤택해지며 체제 보장이 된다고 했으면 순순히 이에 따르는 게 정상일 것이다. 『우리는 이제 핵무기를 손에 쥐고 있다. 너희가 우리를 어떻게 하겠느냐』는 호전적 자세를 바꾸어 대세의 흐름에 호흡을 맞춰야 할 것이다. -박충식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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