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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만에 아버지 영화가 몰려온다

오월 가정의 달, 아버지의 자화상 담은 영화 심금 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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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2호 ⁄ 2007.07.03 10:51:00

‘사오정’ ‘오륙도’ 경제가 어려우면서 찾아오는 우리들의 아버지에게 붙여주는 명칭이다. 10년만에 아버지를 스크린화한 영화가 다시 우리곁으로 찾아온다. 지난 1997년 소설 ‘아버지’는 한정수라는 중년 아버지가 췌장암에 걸린다는 설정을 통해, 아버지들의 고독과 가족의 화해를 다룬 작품. 영화로도 만들어질 정도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우아한 세계>, <눈부신 날에>, <날아라 허동구>, <아들>, <성난 펭귄>, <마이 파더>, <귀휴> 그리고 <이대근, 이댁은>까지.. 이 영화들의 공통점은 ‘아버지’이다. 2007년 한국 영화는 아버지가 대세다. 식구들을 먹여 살리려고 마흔 넘어까지 조직 생활하는 아버지, 자식의 존재도 몰랐던 양아치 아빠, 모자란 아들을 둔 소시민 아빠, 딸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은행을 터는 페인트공 아빠…각기 사연도 구구절절한 아빠들이 한국 영화판으로 몰려든다. 가족을 소재로 한 영화는 그 동안 많았다. <집으로>를 필두로 <가족>,<말아톤>,<괴물>까지.. 가족을 소재로 한 영화는 누구에게나 깊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수없이 만들어져 왔고, 앞으로도 끊임없이 만들어질 것 이다. 그런데 지금 이 시점에 가족 중 특히 ‘아버지’에 대한 영화가 끊임없이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집으로>는 외할머니와 손자, <말아톤>은 엄마와 자폐아 아들, 할머니와 엄마이긴 하지만 어쨌든 모성애를 소재로 하고 있다. 가족의 사랑하면 가장 대표적으로 모성애가 떠오른다. 아버지는 직장에 나가 가족들을 부양하기 위해 애쓰지만, 그러는 동안 가족과는 점점 단절되고 대화하는 법도 잃어버리고, 가족과는 멀어진다. 그러다 보니 기러기 아빠가 생기고 추락하는 가장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우리가 잊고 살아온 아버지를 한번쯤 다시 되살리기 위해 아버지에 관한 영화들이 기획되고 만들어지는 게 아닐까 한다. 또한 가족을 소재로 한 영화 중 대부분이 모성애를 소재로 했기 때문에 소재 확장의 측면에서도 부성애는 새로운 소재이다. 극한 상황에서 기적을 만들어내는 강인한 모성애처럼 부성애도 그런 기적과 감동을 준다면 유사한 소재이긴 해도 보는 입장에선 사뭇 달라지게 된다. 가족영화의 긍정적인 자기확대와 잃어버린 아버지의 존재 찾기, 2007년 영화계가 아버지를 소리 높여 찾고 있는 이유이다. <이대근,이댁은>의 아버지 이대근은 특별한 것 하나 없는 우리의 아버지다. 이 아버지는 장애를 가지고 있는 자식도 없고, 직업이 특별하지도 않으며, 찢어져라 가난하지도 않다. 평생 자식들을 부양하기 위해 나름 노력했지만, 자식들은 아버지가 평생 가족들은 나 몰라라 하고 자기 하고 싶은 대로만 하고 살았다고 얘기한다. 아버지의 쓸데없는 고집과 욕심이 어머니를 죽게 했다고 생각하고, 말 한번 섞는 것도 버거워한다. 젊은 시절 가족 부양과 자신의 꿈을 위해 밖으로 돌다가 가족과의 끈을 놓쳐버린 아버지, 이젠 늙고 가족밖에 기댈 곳이 없는 데 가족들이 그를 외면한다. 외로운 아버지는 자식들과의 관계를 되돌리려고 허무맹랑한 거짓말까지 만들어낸다. 집에 있는 우리 아버지와 닮은 모습이 아닌가…. 구부정한 등을 보면 맘 아프지만, 돌아서면 원망스럽고 말 한마디 나누면 답답함이 치밀어 오르는 우리의 아버지. <이대근,이댁은>은 평범한 우리의 아버지에 대한 영화이다. 가정의 달 5월엔 아버지와 손잡고 극장으로 나와 이 영화를 볼 것을 추천한다. 긴 대화를 나누지 않아도, 돌아가는 길엔 서로 손을 잡고 서로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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