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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이여 호남인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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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5호 ⁄ 2007.07.03 10:16:53

■ 김홍업 씨 과연 명예회복일까? 김홍업 씨가 꿈에 그리던 국회의원 배지를 달게 되었다. 결국은 그렇게 되고 말았다. 처음부터 자신의 출마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국민들에게 그렇게 공언해왔던 김홍업 씨는 이로써 자신이 명예회복을 이루게 되었다고, 아버지인 김대중 전임 대통령 역시 자식을 잘못 키웠다는 오명(汚名)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이번의 승리로 인해 김대중 전임대통령과 김홍업 씨의 명예는 더욱 바닥으로 떨어지게 되었으며 덩달아 호남과 호남인의 명예 또한 구렁텅이에 떨어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번 선거에 있어 승리자는 없고 다만 패배자 그것도 참담한 패배자만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처음부터 필자가 김홍업 씨의 출마를 부정적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는 이유는 단지 그가 김대중 전임 대통령의 아들이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었다. 마치 가업(家業)을 이어받듯이 지역구를 물려받는 세습정치인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가 부정과 부패로 유죄의 판결을 받은 사람이기 때문에 안 된다는 것이었다. 더구나 그의 형님인 김홍일 씨 역시 부정부패에 연루되어 국회의원직을 상실하였고, 이번 보궐선거를 가져온 것이 한화갑 전 의원의 부정부패 때문인데 그런 선거에 역시 부정부패에 연루되어 유죄의 판결을 받은 사람이 사정(私精)'에 의존하여 출마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는 없기 때문이었다. 긍정적인 의미에서의 세습이 아니라 부정적인 의미에서의 세습이기 때문에 안 된다는 것이었다.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소위 홍삼트리오라 해서 김대중 정권 말기 대통령의 아들 3형제가 줄줄이 부정부패에 연루되어 사법부의 곡식을 축내던 그 기억이 뚜렷하게 남아 있는데, 그래서 아버지인 대통령을 사실상 식물대통령으로 만든 기억이 아직도 뇌리에 생생하기만 한데 부정부패 추방이 하나의 시대적 소명이 되어 있는 이때에 부정부패의 유죄의 판결을 받은 사람이 출마하는 것은 시대적 소명에 어긋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런 사람이 단지 아버지의 후광만으로 국회의원을 하겠다는 태도가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유죄의 증언을 했던 증인이 부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등 마치 김홍업 씨 측은 그가 부당한 처우를 받은 듯 명예회복을 위해 출마를 했다고 항변 아닌 항변을 하고 있지만 이 주장 또한 어불성설이다. 만일 그의 주장처럼 정녕 억울하다면 대법원에 재심청구를 하면 된다. 유죄의 근거가 된 증거에 명백한 잘못이 있다면 재심청구를 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의 아버지인 김대중 전임 대통령도 자신이 연루된 ‘사건’들에 대해 재심청구를 하였고 일부 무죄평결을 받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김홍업 씨가 정말로 억울한 부분이 있다면 대법원에 재심청구를 하고 그 결과에 따르면 된다. 그렇게 하는 것이 정도(正道)다. 또한 백보를 양보해서 굳이 국회의원직에 출마해서 명예를 회복하고 싶다면 연고가 없는 지역에서 했어야 했다. 아버지의 후광이 그대로 살아 있는 그래서 ‘미워도 다시 한 번’이란 구호가 설득력 있게 현실적으로 먹혀들어가는 호남지역이 아니라, 서울 같은 제3지대에서 출마를 했어야 했다. 그래서 당당하게 국민의 심판을 받았어야 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정도(正道)다. 그런데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참 부끄러운 일이다. 이런 정치적 태도는 마치 아들이 죄를 지었는데 그 죄에 대해서 사회로부터가 아니라 가족에게서 면죄부를 받겠다는 태도와 다를 바가 없다. 가족에게 면죄부를 받았다고 해서 죄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번 김홍업 씨의 국회의원 출마는 직설적으로 이야기해서 호남을 지역볼모로 잡는 행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호남인들이 가지고 있는 김대중 전임대통령에 대한 “아릿함”에 기댄, 사적(私的) 인연을 공적(公的) 인연보다 더 중시한 것에 불과하다. 아울러 선거에 올인한 김대중 전임대통령 역시 정말 갈 데까지 갔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어떤 의미로든 그의 명복을 비는 바이다. 그는 이미 살아 있으되 살아 있는 정치 지도자는 아니다. ■ 이제 호남은 없다 지난 1980년 5월 이후 광주와 호남의 정치적 선택은 언제나 도덕적 우월성을 부여받아왔다. 그들 스스로도 그러했고 타지역민들은 정치적 죄의식 때문에라도 애써 묵인을 해주었다. 그 어떤 정치적 선택을 하더라도 선(善)의 가치를 부여받아왔다. 도덕적 우월성을 부여받아왔다. 그래서 그냥 편하게 95%의 수치를 들어 호남과 호남인을 비난할 때도 필자는 결코 동의하지 않았었다. 왜냐하면 그들의 정치적 한(恨)을 알고 이해하기 이전에 영남에서도 같은 행태를 보여왔기 때문이었다. 겉으로 드러난 수치로는 분명 호남이 철옹성 같은 배타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지만 영남지역 선거구의 타지역출신 비율을 감안한다면 영남지역의 배타성 역시 호남을 비난할 자격은 없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는 그 자리에서 내려와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나폴레옹처럼 스스로 쓴 황제의 자리에서 이제는 호남이 내려와야 한다. 민주화의 성지라는 이름은 이제 더 이상 월계관이 아니다. 족쇄일뿐이다. 모두에서도 주장을 하였지만 이번 국회의원 재보선의 승리자는 없다. 적어도 호남지역에 국한한다면 승리자는 없다. 오매불망 무직자의 신세에서 벗어난 김홍업 씨의 승리도 아니고 민주당의 승리도 범여권의 승리도 아니다. 한나라당의 패배도 아닌 호남과 호남인의 패배로 역사 앞에 기록이 될 것이다. -고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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