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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회사 직원에게 무작정 돈을 맡기는 투자는 위험

소위 ‘일임매매’에 의한 주식투자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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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0호 ⁄ 2007.07.02 14:09:32

주가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더니 드디어 1700선 고지를 넘었다. 그 동안 주가 변동기마다 족집게 예측으로 명성을 날렸던 어느 증권사 부사장은 홀로 2분기 조정을 예고했다가 투자자들의 거센 항의로 마음고생을 하였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이렇게 주가가 급등하는 시기에 나타나는 현상 중의 하나가 바로 묻지마 투자이다. 평소에는 주식에 관심도 없고, 주식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도 주가가 역사적인 고점에 도달하였다는 뉴스가 연일 나오고, 주위에서 누가 얼마를 벌었다느니 하는 말을 듣게 되면 귀가 솔깃해지고 대박의 환상에 빠진다. 오늘은 주식투자와 관련하여 흔히 일어나는 문제의 하나로 묻지마 투자의 일종인 일임매매에 대해 알아본다. 일임매매란 쉽게 말해 증권사 직원에게 돈을 맡기고 알아서 주식을 매매해 달라고 부탁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증권거래법은 증권회사는 고객으로부터 유가증권의 매매거래에 관한 위탁을 받은 경우 그 수량, 가격 및 매매의 시기에 한하여 그 결정을 위임받아 매매거래를 할 수 있되 유가증권의 종류, 종목 및 매매의 구분과 방법에 관하여는 고객의 결정이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원칙적으로 일임매매를 허용하되 고객의 보호를 위하여 일정한 제한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고객이 주식의 종류, 종목, 매매의 구분과 방법을 결정하여 일임매매를 하는 경우는 드물고 이런 결정도 하지 아니한 채 일임하는 경우가 더 많다. 이를 포괄적 일임매매라고 한다. 그렇다면 증권거래법을 위반한 포괄적 일임매매 약정은 무효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포괄적 일임매매도 유효하다. 고객과 증권회사가 포괄적 일임매매 약정을 한 이상 이를 부인할 이유가 없고, 이를 부인하면 법적 안정성을 해치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 이유다. 따라서 증권회사가 고객과의 포괄적인 일임매매 약정에 따라 주식거래를 하였지만 결과적으로 손실을 입혔더라도 증권회사는 고객의 손해에 대해 책임이 없다. 다만 증권회사가 고객과 포괄적 일임매매 약정을 하였음을 기화로 직원이 충실의무를 위반하여 고객의 이익을 무시하고 회사의 영업실적을 증대시키기 위하여 무리하게 빈번한 회전매매를 함으로써 고객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에는 과당매매행위로서 불법행위가 성립된다. 과당매매행위를 한 것인지의 여부는 고객 구좌에 대한 증권회사의 지배 여부, 주식 매매의 동기 및 경위, 거래기간과 매매횟수 및 양자의 비율, 매입 주식의 평균적 보유기간, 매매 주식 중 단기매매가 차지하는 비율, 동일 주식의 매입·매도를 반복한 것인지의 여부, 수수료 등 비용을 공제한 후의 이익 여부, 운용액 및 운용기간에 비추어 본 수수료액의 과다 여부, 손해액에서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율, 단기매매가 많이 이루어져야 할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의 여부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주식 매매의 반복이 전문가로서의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볼 수 있는지의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이다. 실제 사례를 하나 들면 법원은 증권회사 직원이 고객으로부터 5억 5천만원의 예탁금을 받아 약 8개월 동안 350회(월 평균 약 42회) 매매하여 거래수수료가 3,500만원 들게 하고, 3억원의 손해를 발생하게 한 사례에서 손해액 대비 수수료의 비율이 그다지 크지 않다는 이유로 증권회사 직원이 고객의 이익을 무시하고 회사의 영업 실적만을 증대시키기 위하여 무리하게 빈번한 회전매매를 한 것이라고는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다. 위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포괄적 일임매매 약정을 한 경우에는 비록 투자손실이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증권회사에 책임을 묻기가 쉽지 않다. 결국 투자는 자신의 소신과 판단 하에 스스로 하여야 하는 것이다. -박동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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