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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탈현장건설 강자 엔알비, ‘1.7조’ 고층 모듈러 시장 연다

고층 모듈러 기술로 주택·교육 수요 대응...매출 성장률 연평균 94.4%·수주잔고 1,484억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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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예은⁄ 2025.07.11 17:06:35

엔알비 강건우 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공동주택에 최적화된 모듈러 기술로 건설업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사진=엔알비

탈현장건설(Off-Site Construction, OSC) 전문기업 엔알비(NRB)가 코스닥 상장을 통해 정책 기반의 모듈러 시장을 정조준한다.

 

모듈러는 건설 과정에서 거푸집(형틀)에서 균일한 품질의 제품을 '찍어내는' 방식이다. 최근 공사현장의 인력 부족과 비균일화의 단점을 보완하고, 균일한 대량생산 모델로 원가 절감 효과를 강화하고 있다. 엔알비는 국내 최대 규모의 모듈러 전용 공장과 자동화 설비 증축을 통해 대규모 공동주택 발주에 대응할 수 있는 생산 기반을 마련, '규모의 경제'를 통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회사는 학교, 공동주택 등 정부 주도 대형 프로젝트 수혜를 앞두고, 연 매출 528억 원, 수주잔고 1,484억 원에 이르는 외형 성장을 실현한 가운데, 시장 확대의 핵심 변수는 ‘정책 지속성’과 '시장 확장' 및 ‘공급 역량’으로 압축된다.


엔알비는 세계 최초로 PC 라멘조(기둥·보) 구조 기반의 모듈러 기술을 상용화한 기업으로, 고층 공동주택까지 대응 가능한 구조적 완성도와 현장 시공 최소화를 내세워 시장을 공략해왔다. 2021년 72억 원이던 매출은 2024년 528억 원으로 급증했고, 같은 기간 수주잔고는 103억 원에서 1,227억 원으로 확대되며 연평균 94.4%의 고성장을 기록했다. 2025년 1분기 기준 1,484억 원에 이르며 성장 지속성을 입증했다.

엔알비가 우선 주목하는 시장은 정부가 주도하는 정책 수요다.

 

먼저, 교육부의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은 2026년까지 총 18.5조 원 규모로, 리모델링 대상 2,800여 개 학교에서 임시 교실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이 시장에서 엔알비는 ‘브릿지스쿨’ 모듈러 제품을 통해 이동형 학교 건축 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구도심 대응형 신제품 ‘브릿지스쿨2’도 선보였다.

공공주택 시장 역시 전략의 핵심이다. 국토부와 LH, GH 등이 공동 추진 중인 ‘2030 OSC 주택 로드맵’은 2025년 1,450세대에서 2030년 1만 세대로 단계적 확대가 예고돼 있다. 이들의 로드맵을 기반으로 추정한 모듈러 공동 주택 시장규모는 2025년 2,538억 원에서 연평균 45% 성장해 2030년 1조 7,500억 원의 시장 규모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엔알비는 해당 로드맵 1호 사업인 의왕초평 A-4BL(22층, 381세대)을 수주했고, GH의 하남교산 A1BL(25층 이상, 400세대 이상) 실증 과제에도 선정됐다.

엔알비의 핵심 기술력은 ‘고층화’와 ‘재사용성’에 있다. CTO 김갑득 사장과 CEO 강건우 대표는 포스코A&C 출신으로, 국내 모듈러 산업 초기부터 실무를 주도해온 1세대 기술자들이다. 전체 인력 중 약 25%가 포스코 그룹 출신으로 구성돼 있다.

 

고층화 측면에서 엔알비의 ‘라멘조 PC 모듈러’ 기술은 공동주택 사업 확대의 기술적 장벽을 뛰어넘은 상태로, 국내 최초로 고층 모듈러 주택에 필수적인 중간모멘트 골조 기준 적합성 인증을 획득했다. 또한 기존 철골 모듈러의 내화·내진 성능 한계를 보완해 층간소음 1등급(경량), 2등급(중량) 성능도 확보했다. 현재 국내 유일의 고층용 모듈러 구조물 인증 기업으로, 대규모 물량 공급을 위해 3만평 규모 부지 내 7,300평 규모 공장을 운영 중이며, 생산 자동화 설비 증설도 추진하고 있다.

 

이동형 모듈러 분야에서는 ‘5회 이상 재설치’가 가능한 브릿지스쿨이 중심이다. 이전 설치 시 공장 보수 없이 현장에서 재조립이 가능하고, 모듈 조합 변경만으로 중복도·편복도 변경, 수직 증축도 지원된다.

 

순환형 임대사업의 핵심은 '이전설치비용 절감'이다. 엔알비의 이동형 학교 모듈러는 경쟁사 제품과 달리 공장 보수 없이 현장에서 바로 재설치가 가능하다. 또한, 모듈의 조합만으로 중복도와 편복도를 자유롭게 전환하고 수직 증축까지 가능해 유휴 모듈을 최소화하고 운영 효율을 극대화한다. 이미 5회 이상 이동 설치를 완료하며 재사용성을 검증받았다.

이러한 기술을 기반으로 주요 사업 포트폴리오는 공장 제작 비율에 따라 이동성 기반 사업(OSC100), 고정형 공동주택 사업(OSC70), 부품 모듈화(OSC30) 세 가지로 구성돼 있다.

 

교육부의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및 '학교시설 환경개선 5개년 계획'은 엔알비의 주력 사업인 '이동형 학교 모듈러' 임대 사업의 안정적인 수요처 역할을 하고 있다. 임대 사업은 '브릿지스쿨' 제품을 노후 학교 리모델링 기간 동안 임시 학교를 임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정부 계획의 목표는 2033년까지 노후 학교의 50%를 리모델링하거나 개축하는 것으로, 정부의 학교 리모델링 정책과 맞물려 회사의 안정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엔알비가 진입한 이동형 학교 시장은 상위 4개사가 80% 이상을 점유하는 과점 구조다. 2025년 1분기 기준 엔알비의 시장 점유율은 31.5%로 선두에 있다.

또한 회사는 임대를 넘어 과밀학급 해소, 군 간부 숙소, 기숙사 등 중장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모듈러 제품을 직접 판매한다. '브릿지스테이', '브릿지캠프' 등 제품 라인업을 확장하며 신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고층형 공동주택 사업 판매 사업에서는 공장제작율 70% 이상의 영구적인(Permanent) 모듈러 제품으로, 국내 건설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공동주택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현재 '브릿지홈' 제품을 통해 LH, GH의 공공주택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회사는 정부향 매출을 너머 코어모듈 플랫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OSC30을 기반으로 화장실, 구조체 등 건축물의 핵심 부품(Core Module)을 제품화하여 기존 건설사에 공급하는 B2B 플랫폼 형태로, 향후 20조 원 규모의 골조 공사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한다.

 

이들은 건설 현장의 고질적인 문제인 부실공사와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건설 산업 전체를 제조업화하는 엔알비의 장기적인 비전이 담긴 사업이다. 아직 시장 형성 초기 단계지만,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전체 건설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 잠재력도 보유하고 있다.

다만, 현재 성장 동력 대부분이 정책에 연동된 만큼, 정책 지속성은 가장 큰 리스크로 꼽힌다. 실제 투자설명서에서도 “2030년 이후 정책 변화로 예측과 다른 발주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명시돼 있다.

또한 수요 대응을 위한 생산 능력 확보도 과제로 남아 있다. 향후 수천 세대 규모의 연간 수주를 소화하기 위해서는 자동화 설비 안정성과 고도화된 품질관리 시스템이 병행돼야 하며, OSC30 등 신사업 부문은 시장 형성 전 단계로 파트너사 확보 및 제도적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

엔알비 강건우 대표는 “OSC는 건설의 제조업화를 구현하는 필수 인프라”라며 “상장을 계기로 글로벌 수준의 기술력과 생산 효율성을 바탕으로 국내외 탈현장건설 산업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북유럽(45%), 일본(15%) 등 글로벌 대비 0.6%의 낮은 OSC 적용률을 기록하고 있는 국내 모듈러의 안정적인 성장과 정착을 우선하고, 향후 북미지역으로 모듈러제품 수출사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회사는 엔알비는 210만주를 공모하며 공모 희망가는 1만8천∼2만1천원이다. 공모 금액은 378억∼441억원이 될 전망이다. 일반 투자자 청약은 17∼18일 받으며 상장 예정일은 이번 달 28일이다.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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