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의 집중 공격에 이어 상대후보간 진흙탕 싸움이 전개되는 가운데 한나라당이 두나라당으로 나눠질수 있다는 여론이 강하게 일고 있다. 특히 이 경선에서 패한 후보가 탈당해 새로운 당을 창당할 수 있다는 말이 여기저기에서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명박·박근혜 두 진영 중 누가 탈당하느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분당의 기점은 8월말로 예상하고 있다. 경선이 끝나면 이명박 후보 진영과 박근혜 후보 진영 간의 충돌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그런 대표적 예가 손학규 전 경기지사측의 잇따른 ‘한나라 분당’ 촉구 발언이다. 손 전 지사는 지난달말 독자신당 창당 의지를 밝히면서 “한나라당 의원들을 많이 데려올 것”이라고 호언했다. 이어 손학규계 정봉주 의원은 “경선후 한나라당 의원 3분의 1 정도가 탈당해 신당에 합류할 것”이라고 한걸음 더 나아갔다. ■ 李·朴, 8월말 결별설 정 의원은 지난 3일 이명박·박근혜 지지율이 역전되면서 경선후 한나라당이 분당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은 한나라당 경선이 끝나면 한나라당 의원 3분의 1이 탈당해 손학규 신당에 합류할 것이라고 주장한 데 이어 나온 것으로, 손학규 캠프가 내심 한나라당 분당 사태를 얼마나 염원하고 있는가를 재차 드러낸 발언으로 풀이된다. 정 의원은 이날 오전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이몽룡입니다’와 인터뷰에서 이명박·박근혜 지지율과 관련, “지금 한나라당의 후보 두 분의 지지율이 조금 역전이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정 의원은 이어 “그리고 한나라당의 분당이 조금 불가피할 것 같다. 최근에 공성진 의원도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고요”라며 경선후보 확정후 한나라당 분당 사태를 예견했다. 손학규 진영이 생각하는 최상의 국면은 이명박 후보가 민심에선 앞서면서도 당심에서 밀려 박근혜 후보에게 패하는 케이스다. 그러면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던 수도권 의원들이 차기 총선 공천에서 배제될 것을 우려해 대거 탈당하고, 그러면 이들을 상대로 ‘이삭줍기’를 해 세를 크게 키워 연말대선에 도전하겠다는 속내인 셈이다. 최근 공성진 한나라당 의원이 박근혜 후보가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되면 이재오 최고위원을 비롯한 이명박 계 수도권 의원들이 탈당할 수도 있다고 발언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와 함께 박근혜계 중심인 TK의 의원들의 탈당설도 나돌고 있다. 현재 박근혜 후보는 TK(대구경북)에서 상대적 우세를 보이며 TK를 ‘7월 대역전’의 발판으로 삼으려 하고 있다. 따라서 8·20 경선에서 패하면 유승민 등 TK지역 박근혜계 의원들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박근혜 후보는 경선에서 지더라도 깨끗하게 패배를 시인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는 가운데 한나라당 내에서는 제 3후보론의 바람이 솔솔 불기 시작했다. 한나라당 내에서는 두 후보가 검증과정에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게 될 경우 본선에서 승산이 없다고 보고 이회창 전 총재를 다시 대선후보로 선정하자는 설이 대두되고 있다. ■ 이회창 3수생 길 성공? 그러나 이 전 시장측은, 만일 이런 불상사가 없겠지만 있다고 해도 절대 한나라당을 탈당하지 않고 대선에 출마해 정권교체를 이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이에 따라 만일 갈라설 경우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 중 누가 당을 떠나느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으며, 이회창 전 총재를 다시 대선후보로 옹립할 수 있느냐에도 시선이 집중된다. 한나라당 내부와 이회창 전 총재 지지자들 사이에 이회창 ‘제3후보론’이 고개를 들고 있지만, 이 전 총재는 말을 아끼며 행보를 자제하면서도 외부 특강 및 보수진영의 인사들을 자주 접촉하면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 정치인은 “3수생이 되겠다고 대통령직이 대학이니, 정말로 구시대 인물은 퇴출하자. 이회창 씨는 초기와 두번째도 집권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나 집권자세와 측근들의 무모한 행동으로 기회를 놓쳤다. 그것은 반성해야 했고 두번째 도전에서도 이를 토대로 전략을 구사했으면 집권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자만과 오만으로 놓치고도 또 다시 나선다고. 국민은 이회창 씨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빨리 알기를 바란다”며 이회창의 대선출마에 대해 강하게 부정했다. 한나라당의 한중진 의원은 “이 전 총재는 정치복귀에 대한 입장을 지난 1월에 밝혔듯이 직접 나서지 않을 것이지만 만약 한나라당이 분열해 정권교체에 어려운 상황이 온다면 혹시 상황이 바뀔 여지는 남아있다”고 여운을 남겼다. 이런 가운데 조갑제 전 조선일보 기자는 이 전 총재의 ‘역할론’과 ‘대망론’을 제기했으며, 열린우리당 내에서도 한나라당의 분당 및 제 3후보론 시나리오까지 제시하고 있다. 이 전 시장측과 박 전 대표측에서 부수세력에 큰 영향력을 가진 이 전 총재를 끌어들이기 위해 팽팽한 신경전을 펼치며 영입을 제안하기도 했으나, 이 전 총재는 지금까지 거절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범여권이 이 전 총재의 컴백론을 띄우는 것에 대해 일부에서는 이 전 총재가 이명박 전 시장보다 상대하기가 수월하다고 판단해 이같은 설을 흘리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범여권은 이회창 전 총재의 자녀 병역비리 관련 등의 의혹이 아직도 국민들 마음에 자리잡고 있으며 이회창 전 총재의 이미지에도 강한 부정감을 표출하고 있어 다른 대선후보보다 상대하기가 이롭다는 것이다. 특히 범여권은 극우 보수색채를 띠고 있는 이회창 씨가 출마하면 민주 대 반민주로 규정, 40~50대층에서 20~30대층을 끌어 모으는 데 성공, 수월하게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김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