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동안 우리나라의 주식부자들 중 누가 웃고, 누가 울었을까. 또 주식부자 판도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코스피지수가 지난 1월2일 1,434포인트로 21.5% 상승한 가운데 상장사 대주주 및 오너 일가족들의 주식자산 가치가 대부분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크게 늘어났다. 특히 두산그룹 등 이들 전통 재벌가에서는 경영권 승계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계열사 주식증여 혹은 주식매입 등으로 자녀들의 주식이 지분 평가총액이 400%대나 급증한 사람도 있었고 가족으로부터 상속을 받으면서 일약 1천억원대의 주식거부대열에 오른 재벌가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일부 재벌가 가족들은 계열사 주가가 떨어지면서 보유하고 있는 주식가치가 오히려 하락했는가 하면 자신 보유중이던 계열사 지분을 자녀들에게 넘겨주면서 보유지분 가치가 크게 줄어든 사람도 적지 않았다. 재계 전문사이트인 재벌닷컴이 6월28일 종가기준으로 유가증권 및 코스닥 상장사 1707개 기업의 대주주 및 일가족 3700명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지분가치를 평가한 결과 정몽준 국회의원(현대중공업 최대주주)이 2조8324억원으로 1위를 차치했다. ■ 이건희 회장, 삼성전자주 하락으로 재계4위로 정 의원은 지난 1월 2일 종가기준으로 1조300억원대에 그쳤으나 지난 4월 중순부터 현대중공업의 주식가격이 급등세를 타기 시작해 보유지분 가치도 6개월만에 174.9%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 중공업 주가는 1월2일 종가가 12만3천원이었으나 6월28일 현재 34만5천원으로 치솟았다. 동생인 정몽준 의원에게 보유주식 평가액 1위자리를 내준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보유주식 가치가 연초 대비 20.5% 상승하면서 2조5046억원을 기록했으나 정 의원에 비해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낮아 2위에 머물렀다. 정몽구 회장은 정몽준 의원과 3천억원 가량의 차이로 벌어진 상황이어서 당분간 1위 탈환은 어려워 보인다. 정몽구·몽준 형제가 선두다툼을 벌이는 가운데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은 상반기에 4%의 상승률을 보이면서 1조7562억원의 평가액으로 3위자리를 고수했다. 반면 4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부회장과 신동주 일본롯데 부사장 형제. 그리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연초 대비 7%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특히 올초까지만 해도 정몽구 회장과 선두다툼을 벌이던 이건희 회장의 보유주식 가치는 지난달 28일 현재 1조6827억원으로 5위였다. 이회장이 선두다툼에서 밀려난 것은 자신이 보유중이던 삼성전자 주식을 장학재단에 출연한 데다 삼성전자 주식값이 60만원대에서 50만원대로 내려앉았기 때문이다. 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사장은 지난해 12월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아모레퍼시픽 우선주를 전량 딸(민정)에게 증여한 뒤 평가총액이 올들어 잠시 1조원대 밑으로 내려앉기도 했다. 하지만 서 사장의 평가총액은 지주회사인 태평양과 아모레퍼시픽의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1조2284억원을 기록, 보유지분이 감소했음에도 1조원클럽에 이름을 그대로 남기게 됐다. 신세계 그룹의 차세대인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 4월 2천억원대의 증여세를 주식으로 물납하면서 평가총액이 8천억원대로 추락했다가 지난 4월 이후 다시 1조원대에 재진입했으나 상반기 마지막날인 28일 종가기준으로는 9886억원이었다. ■ 홍라희, 6130억원대 주식 보유중 이와함께 상반기 집계결과 주식지분가치가 1천억원이 넘는 주식거부 숫자는 지난 1월2일 86명이었으나 주가가 본격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3월부터 늘어나기 시작해 4월에는 106명으로 사상 처음 1천억원대 주식부자 숫자가 100명을 넘어섰고 6월말 현재는 140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1천억원이 넘는 주식거부들 중에서는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 장남인 박정원(부회장)등 두산가 4세들이 지분증가, 주가상승 등에 힘입어 연초 대비 평균 400%대의 높은 지분보유 평가액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100위권 이내에 진입하는가 하면 금호아시아나·한화·GS·동양제철화학등 전통 재벌가 자녀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또 상반기 500대 주식부자 리스트 분석결과 삼성가·범현대가·LG가 등 전통재벌가 가족들이 주식지분 가치 상위권을 휩쓴 가운데 벤처기업가인 이정훈 서울반도체 대표이사가 주가상승에 힘입어 연초 대비 170% 상승한 5373억원으로 21위에 올랐고, 이해진 NHN최고전략 담당임원도 47.2% 상승한 4136억원으로 31위에 랭크됐다. 한편 여성부호들의 주식지분 가치평가에서는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1위를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이 회장의 올케이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삼성리움미술관 관장이 6130억원으로 2위를, 구본무 LG그룹 부인 김영식 씨가 3590억원으로 3위를 각각 차지했다. <김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