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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 후보들이여, 서로 헐뜯지 말고 시원한 「녹색바람」을 일으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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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5호 ⁄ 2007.07.09 13:19:00

올해도 어느덧 상반기를 지나 후반기로 들어서는 절정인 7월로 들어섰다. 7월의 산야는 녹색으로 무르익어 울울창창한 생명의 위대함을 과시하고 있다. 녹색은 모든 빛깔 가운데서 여왕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나무들은 그 웅장한 가지에다 활기 넘치는 무수한 잎을 달아 뭇 새들을 불러 모아서 영롱한 노래로 이 계절의 아름다움을 쉴 새 없이 전하고 있다. 빛깔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빛깔이 녹색이요, 살아서 용맹 정진하는 빛깔이다. 그래서 녹색은 아무리 보아도 싫증이 나지 않는다. 우리의 마음에 언제나 푸르름과 청신한 희열과 평안함을 준다. 『하느님은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나로 하여금 푸른 풀밭에 눕게 하시고/ 잔잔한 물가에로 인도 하시도다』라는 구약성서 시편 23장을 쓴 계절은 7월임이 분명하다. 푸른 잔디의 초원에 드러누워 풀냄새를 맡고 흙냄새를 맡으며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보는 흐뭇함을 하느님이 주신 사랑의 선물로 여긴 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차창으로 내다보이는 우리나라 산줄기에는 녹색 산줄기가 개발의 미명아래 허옇고 검은 상처를 비참하도록 드러내 놓고 있다. 장마가 시작된 지가 엊그제인데 벌써 사태가 져서 야단들이다. 녹색부위의 다치지 않은 산들이 그들의 아픔을 호소라도 하듯이 푸르름을 뽐내고 있는데 상처 입은 곳은 그 아픔을 우리 인간이 알아달라는 듯이 그 상처를 더 선명히 드러내어 놓고 있다. 수 십년 전 페루에는 「카녜테 계곡의 목화재앙」이 있었다. 페루의 라마 남단 쪽에 있는 카녜테 계곡에서 목화는 중요한 농작물이었는데, 1949년부터 농민들이 DDT와 같은 살충제를 살포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헥타르 당 495㎏이었던 목화 수확량이 4년 후에는 729㎏으로 늘어났고, 농민들은 살충제 양과 수확량이 비례할 것이라고 까지 생각했다. 그러나 그러한 즐거운 생각은 오래 가지 못 했다. 2년 뒤에 목화 진딧물이 살충제에 저항력을 갖게 되었고, 또 다른 종류의 나방 유충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농민들은 이런 해충들을 막기 위해 더 강한 살충제를 사용했지만 생산량은 떨어져갔고, 결국 천적을 이용한 목화농사로 돌아간 후에야 수확량은 다시 증가한 것이다. 인간의 인위적 조작이 아닌, 지구 생물 다양성에 따른 조정만이 최상의 생태계 서비스임을 일깨워주는 좋은 실례이다. 우리나라의 산줄기 녹색파괴는 전국적이어서 우리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한다. 개발을 하면 어디까지 할 것인가. 파괴하면 할수록 「카녜테 계곡의 목화재앙」처럼 그 상처는 커지고 말 것이다. 녹야천리(綠野千里)는 우리들의 마음을 장쾌하게 한다. 녹수청산(綠水靑山)은 우리들의 기분을 젊게 한다. 녹음방초(綠陰芳草)는 우리들의 정신을 맑게 한다. 연두저고리에 다홍치마로 감싼 녹의홍상(綠衣紅裳)의 젊은 여인은 우리들을 황홀케 한다. 그러나 우리는 녹색이 주는 이러한 호강에만 젖을 일이 아니다. 북한이 저렇게 식량난에 허덕이는 까닭이 천리마 운동이다 뭐다하여 산들을 민둥산으로 만들어 놓으니 강물이 말라가 수자원 공급 부족이란 것을 자타가 아는 사실 아닌가. 박정희 전 대통령이 벌인 「애림녹화」운동이 새로워진다. 한나라당 경선 후보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캠프가 연일 상대방의 허물을 캐며 아우성이다. 당 지도부는 이명박 · 박근혜 양 진영의 「검증」공방에 강한 제동을 걸고 있는 판이다. 이럴 일이 아니라 녹색한국을 재건하겠다는 「녹색혁명」의 기치를 휘날리며 녹색바람을 일으키는 모습을 보여주면 얼마나 좋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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