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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고객로열티 확보 따라 興과 亡

LG경제연구원, ‘기업, 고객 로열티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에 중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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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8호 ⁄ 2007.07.30 13:54:16

‘고객 로열티는 기업이 꾸준히 성장하기 위해서 뿐 아니라 고수익을 달성하기 위한 중요한 원천이다. 실제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나이키·스타벅스·벤츠 등과 같은 세계적인 기업들은 고객 로열티의 중요성을 일찍부터 깨닫고 꾸준히 노력하여 충성 고객 기반을 확고히 한 결과, 뛰어난 성과를 올리고 있다.’ 고객의 특성과 사업 환경이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고객로열티에 대한 중요성은 강조되고 있다. 하버드경영대학원은 과거 10여 년간 높은 수익을 내면서 고성장을 지속해 온 기업들의 경쟁력을 분석하여 「서비스 수익 체인(service profit chain)」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고수익, 고성장을 해온 기업들은 로열티가 높은 충성 고객을 많이 확보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보이고 있다. 또한 최고의 품질이나 서비스도 고수익과 고성장을 하는데 영향을 미치지만, 가장중요한 원천은 역시 고객 로열티라고 주장한다. 최근 한 연구 기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 명의 충성 고객이 7년 동안 한 명의 충성고객이 창출한 부가가치가 그 고객을 유치하고 유지하는데 드는 비용의 7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예외는 아니어서 지난 수년간 많은 기업들이 고객 로열티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고객 로열티를 높이기 위해 많은 비용과 노력을 쏟아 붓고 있다. 지난해 열린 제7회 세계지식포럼에서 베인 & 컴퍼니 고객충성도부문 대표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기업들의 NPS(Net Promoter Score, 순추천고객지수)는 미국이나 유럽 등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 지적했다. 미국 기업의 경우 조사 대상 전 업종의 NPS가 모두 0% 이상(+)으로 나타나는 것과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는 고급차(29%) 단 한 업종을 제외한 10개 업종의 평균 NPS가 0%이하(-)인 상황은 우리나라 기업의 고객 로열티 수준의 심각성을 말해 준다. ■ 급속한 고객과 사업 환경 변화 최근 고객들은 조금이라도 더 자신에게 유리한 조건을 찾기 위해 인터넷을 샅샅이 뒤지고 마우스클릭 한번으로 자신의 결정을 쉽게 번복해 버린다. 과거와 달리 이제는 고객들도 기업들과 대등한 수준의 정보를 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각종 독과점 금지와 규제철폐로 인해 구매변경시 발생하는 전환비용이나 거래 비용이 크게 감소해 소비자들은 구매결정을 쉽게 바꿀수 있게 되었다. 오늘날 대부분의 기업들이 고객 확보를 위해 대규모로 투자를 집행하면서 고객로열티 프로그램에 대한 기업 간 차별화는 커녕 현명한 고객들에게 눈먼 혜택만 제공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최근 고객 이탈(Customer Churn)이 최대 이슈가 되고 있는 이동 통신 시장이나 초고속 인터넷 시장에서 기업들의 금전적 혜택이나 기기 업그레이드 등을 통한 고객 빼앗기 경쟁이 고객들에게 오히려 역이용 당하고 있는 상황은 이러한 현상을 잘 설명해 준다.

또한 사업 환경이 급변하면서 기업들은 지속적인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는 것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비용 절감이나 뛰어난 품질과 같은 비교적 단순한 목표로 해결 가능한 시기는 지났다. 가치 사슬(value chain)의 핵심 요소가 변화 및 진화를 거듭하여 한때 성공적이던 비즈니스 모델도 빠르게 퇴화하고 있으며, 잇따르는 M&A 및 아웃소싱으로 인해 경쟁 관계에서도 전면적인 재편이 일어나고 있다. 이처럼 급속히 변화하는 사업 환경 속에서 진정한 의미의 고객 로열티를 확보하기는 한층 더 어려워지고 있다. 경쟁 기업의 작은 유인책에도 고객 이탈이 속출하는 현실에서 성공적인 고객 로열티를 확보하고 있는 선진 기업은 철저히 고객가치(customer value)적 사고를 바탕으로 현재의 환경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충분한 고민을 통해 효과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해왔다. 시스템 장비 업체인 시스코(Cisco)의 존 챔버스(John Chambers)는 90년대 말 최고경영자로 부임하여 뛰어난 품질의 제품 및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고객 로열티 활동에 주력하였고, 그 결과 약 5년만에 매출을 두 배 이상 성장시키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룩하였다. 하지만 이후 매출이 급락하고 주가가 폭락하자 그는 이러한 상황에서 수익을 개선하기 위한 일시적인 유행이나 임시방편에 집착하지 않고 철저하게 원인을 분석하였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고객의 신뢰를 최우선하고 개방적이고 솔직한 커뮤니케이션을 바탕으로 고객 로열티 확보에 주력하였고, 이러한 성과를 토대로 시스코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반면, 우리나라 대부분의 기업들은 고객에게 뛰어난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면 언제나 수익이 창출된다는 제품 가치(product value)적 사고를 버리지 않고 있다. 게다가 고객의 소득이나 구매 빈도와 같은 구매 행위에 기반한 고객 선별 기준에 집착하고 눈에 보이는 물질적인 보상을 통한 프로그램에 의존하고 있으며 진정한 고객의 신뢰를 획득하기 위한 진실되고 꾸준한 노력도 부족하다. 한 이동 통신 기업이 작년 한해 동안 2,000억원이 넘는 비용을 들여 고객 로열티 프로그램을 운영했으나 번호이동 제도가 실시되자마자 상당수의 고객이 변심하여 막심한 손해를 본 사례는 이러한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 ■ 충분한 고민 통한 대응방안 부족 국내 기업들이 성공적으로 고객 로열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우선 전통적 데이터베이스 방식에서 벗어나 고객에게 진정한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기업들은 주로 고객의 구매 행위를 근거로 분류된 고객을 계층별로 나누어 서로 다른 보상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고객 로열티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고객 로열티 프로그램은 시행 초기에는 경쟁사와의 차별화 포인트로 작용하여 고객 로열티 확보에 어느 정도 기여를 하였다. 하지만 경쟁 기업들이 유사한 프로그램을 앞다투어 도입하자 더 이상 고객의 관심을 끄는 차별화 포인트가 되지 못하였다.

프로그램의 형식이 무엇이든 간에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성공의 키는 고객이 쥐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제대로 된 의미의 고객 로열티 구축을 위해서는 과거 데이터에 입각한 획일적인 프로그램 시행이나 물질적인 보상만을 고집하지 말고, 고객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충족시키기 위한 효과적인 방안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 기업들은 사업 특성에 맞는 맞춤형 고객 선별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과거에는 고객이 특정 기업이나 제품과 단일 관계를 형성했지만, 이제는 대부분의 고객이 복수의 브랜드나 기업과 관계를 맺고 있다. 이러한 현실 상황에서 더 이상 과거자료에 기초한 구매량·구매 빈도·구매 기간·고객 소득 등과 같은 단편적인 로열티기준은 적용될 수 없다. 따라서 과거나 현재의 구매 패턴에 의존하는 방법에서 벗어나 미래에 대한 예상까지 포함하는 고객의 평생 구매 흐름을 측정하기 위한 로열티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통해 무엇보다도 기업이나 사업 특성에 맞는 고객을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함께 국내 기업들은 고객의 구매 행위보다 고객의 구매 동기에 집중해야 한다. 광고 전문가인 Steve McKee는 진정한 고객 로열티는 재구매, 반복 구매 등의 구매행위에 의해서 형성되기보다는 고객이 진심으로 제품이나 서비스에 만족할 때 발생하는 구매 동기에 의해 구축된다고 하였다. 따라서 고객 로열티 확보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고객들의 구매 행위에 집중하지 말고 구매 동기를 유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처럼 고객 로열티는 소비자의 구매동기를 파악하고 각 유형별로 다른 구매 동기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때 성공적으로 구축될 수 있다. 국내 기업들은 진정한 가치 제공을 위해 진솔하게 커뮤니케이션해야 한다. 최근 시장이 성숙하고 소비자들이 다양한 채널을 통해 광범위한 정보에 신속하게 접할 수 있게 되면서 고객과의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정보의 투명성이 불가피한 요소가 되었다. 과거와 같은 정보의 교묘한 통제는 현재의 사업 환경에서는 고객과의 관계를 불안정하게 만들 뿐 아니라 진실성의 부족으로 고객의 부정적인 의사 결정을 초래할 뿐이다. 최근 기업들은 고객들로부터 더 빠르게 더 많은 일을 해내도록 부단한 압력을 받고 있다. 포춘지가 매년 선정하는 5백대 기업은 평균 40년 만에 사라지고 만다고 한다. 기업의 수명이 짧다는 사실 자체가 고객 가치보다 이윤을 중시하는 현재 패러다임의 약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과거와 달리 시장 점유율, 비용 절감, 서비스 등 한 부문에서의 경쟁 우위는 이제 더 이상 성공을 보장하지 못한다. 실제로 GM(General Motors)은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지만 과거처럼 많은 이익을 얻지 못하고 있고, 캐터필러(Caterpiller)같은 전통적인 저비용 제조업체도 몰려드는 저비용 경쟁사들의 등장으로 한순간에 주요시장에서 열위에 처하게 되었다. 이제 기업들은 단순히 제품이나 서비스의 품질을 개선하는 것에서 한걸음 나아가 고객들이 구매를 통해 진정으로 획득하기를 원하는 가치가 무엇인가를 파악하고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또한 로열티를 얻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발전적인 관계를 향한 고객들의 신뢰를 유도할 수 있어야 한다. 기업이 고객의 성공을 위해 진정으로 노력한다는 믿음을 줄 때 그들 역시 기업에게 진정성을 보여 줄 것이며 이 과정에서 수익성은 저절로 확보될 것이다. <김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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