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IMF 외환위기를 맞은 지 10년째 되는 해이다. IMF 외환위기를 맞아 한때 서울시의 노숙인 수가 4700명까지 치솟았으나, 그 후 경기가 안정되고 꾸준한 노숙인 보호정책으로 2007년 3000여명까지 줄어들었다. 그간의 노숙인 정책은 노숙인의 숙식 해결·동사 예방·각종 질환의 확대 방지 등 단순 보호정책 중심으로 운영된 바, 2006년 조사에 따르면 거리노숙인 중 노숙한 지 2년 이상인 사람의 비율이 63%로 나타나는 등 노숙이 장기화 되고 있는 추세이다. 일정한 주거없이 여기저기 이동 생활하는 거리노숙인의 경우 거리에서는 건강관리·자활·주거지원은 물론 궁극적으로 사회복귀가 이루어지기가 어렵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쉼터 등 시설 입소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노숙인 자활프로그램 앞으로도 계속된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과거의 일시적 노숙인 보호정책에서 벗어나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자활지원 정책을 펼치고자 지난달 30일 임시조직인 ‘노숙인자립지원반’을 정규조직인 자활지원과로 개편한 바 있다. 시 관계자는 “근로능력과 의사만 있으면 일자리는 언제나 제공된다”며 “서울시는 2007년 7월말 현재 노숙인에게 880개의 일자리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외에도 근로능력이 떨어지거나 노약자 등이 참여하는 특별자활사업에 254명, 숲 가꾸기 사업을 하는 자활영림단 80명, 공공근로 145명 등 일할 수 있는 모든 노숙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기술을 배워 안정된 직장을 얻기를 희망하는 이들에게 무료직업훈련도 알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또 신용불량 등으로 자활에 곤란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지난 7월부터 현재까지 39명의 노숙인에게 법률 자문비용, 법원 수수료 등 1인당 60만원의 수수료를 지원해 노숙인이 파선선고 및 면책결정을 받아 재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서울시는 안정된 일자리와 상당한 저축액을 모아 자립을 눈앞에 둔 노숙인들에게 가구당 4천만원의 전세자금을 지원하는 ‘자활의집’을 운영하고 있다. 1999년부터 추진해온 ‘자활의집’은 그동안 총 123명이 지원받아 자립했으며 지난 7월 기점으로 현재 41가구가 ‘자활의집’에 입주하여 자립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단신 계층용 매입임대주택(주택공사 제공)에 95가구, 다가구 임대주택(서울시 SH공사) 38가구 등 총 170여 가구에 자립 준비를 위한 주거를 지원하고 있다. ■ 공동생활 공간인 생활공간 점차 현대화로 쉼터 중 소규모쉼터(현원이 20인 이하인 쉼터)에는 단 1명의 상담원만 근무하고 있어 숙식제공과 같은 단순서비스만 제공하는 상황이여서 실질적인 사회복귀를 돕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소규모쉼터를 자율적으로 축소하는 대신 노숙인 보호사업 운영을 희망하는 민간 또는 법인에서는 시설을 제공하고, 서울시에서는 운영비를 지원하는 민·관 협력 방식을 통해 공동생활 중심에서 개인 사생활을 보호할 수 있는 생활공간으로 주거시설을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또한 노숙인 쉼터는 예산으로 운영되는 만큼 실질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노숙인에게 지원되어야 하나, 일부 노숙인들이 비실명을 사용하거나 주민등록 말소상태에서 쉼터에 입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앞으로는 비실명자는 실명으로 전환하고, 무적자는 호적등재 후 신규로 주민등록을 설정토록하며, 주민등록 말소자는 재등록 등의 조치를 한 후 신분이 확실한 노숙인만 쉼터에 입소할 수 있다. 서울시는 또 관련 법령(부랑인 및 노숙인 보호시설 설치·운영 규칙)에 따라 쉼터 입소 시 노숙인의 사회복귀 가능성 및 건강상태를 면밀히 확인하여 신상기록카드 등을 작성·보관하는 등 개인별 사례관리도 강화 할 방침이다. ■ 노숙인 인명보호 위해 서울시 적극 개입 노숙인의 소중한 인명보호를 위해 그동안 거리노숙인 상담반(57명)은 매일 주·야간 서울역을 비롯한 노숙인 밀집지역을 순회하면서 거리노숙인 보호와 쉼터입소를 유도하는 등 사회안전망의 역할을 해왔으나, 응급보호에 중점을 둔 나머지 쉼터 입소 유도에는 다소 미흡했었다. 이에 서울시가 올해 3월부터 상담반을 적극적으로 개입시켜 한 명의 거리 노숙인이라도 더 쉼터에 입소시켜 사회복귀를 시키고자 상담보호센터와 협의하여 거리 상담활동을 강화한 결과, 월평균 130여 명의 거리 노숙인을 시설에 입소시키는 등 가시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 또한, 지난달 25일부터는 오랜 거리생활로 인해 건강이 악화되어 스스로를 돌볼 수 없게 된 거리 노숙인들의 소중한 인명을 보호하기 위해 서울시를 비롯해 중구청·남대문경찰서·서울역·다시서기상담보호센터·비전트레이닝센터 등 6개 기관이 합동으로 매일 야간에 서울역 주변을 순회하며 심신미약 상태에 있는 거리노숙인을 시립동부병원·시립보라매병원 등으로 이송하여 입원치료를 받도록 조치하고 있다. ■거리급식 이용자 줄어 서울역 등 거리노숙인 밀집지역에서는 노숙인을 위한 거리급식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간 종교단체와 자원봉사자가 앞장서 거리 노숙인에게 무료급식을 해 온 것은 매우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거리에 서서 또는 구석에 쭈그려 앉아 식사하는 모습은 이들의 자존감을 상하게 함은 물론 위생상·미관상 좋지 않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이런 이유로 서울시는 거리 노숙인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안정적인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하고자 급식단체에 실내급식으로의 전환을 호소해 왔다. 이에 대부분의 급식단체들도 실내급식으로의 전환이 노숙인에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에 공감하고 다 함께 급식방법의 개선에 동참하고 있다. 이 결과 서울역 주변의 주요 급식단체 9곳 중 4개 단체가 거리급식을 중단하거나 실내급식으로 전환하였고, 3개 단체는 실내급식 전환 또는 장소이동을 모색하고 있다. 한편, 위생적이고 안정적인 실내급식 이용을 돕고자 지난달 25일부터 매일 오후 6시30분 서울역 주변 상담보호센터(다시서기·만나샘·브릿지)에서 저녁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그 결과 서울역 지하도 저녁 거리급식 이용자(거리노숙인, 쪽방·고시원 거주자, 일용직근로자 등)가 종전 1000여명에서 8월초 현재 525명으로 약 48% 감소했다. 서울시는 거리급식의 실내급식 전환과 사생활보호 중심으로의 시설개선 및 불합리한 제도 개선을 통해 거리 노숙인을 지속적으로 쉼터에 입소토록 하여 다양하고 실효성이 있는 자활프로그램에 참여케 함으로써 더 많은 노숙인이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갈 방침이다. <염미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