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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기업 성공은 오픈 이노베이션이다

LG經硏, 일부기업 도입을 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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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1호 ⁄ 2007.08.21 09:22:54

R&D 투자 대비 성과가 부진함에 따라 오픈 이노베이션이 주목 받고 있다. 기술 개발 비용의 증가와 제품 수명의 단축으로 인하여 R&D 투자 대비 성과가 감소하고 있다. 인텔은 20년 전 약 3천만 달러면 가능했던 반도체 생산라인 구축을 위해 2006년 약 30억 달러를 지출하였다. 신약 개발 비용 또한 10년 전과 비교할 때 10배 이상 상승하여 약 8억 달러에 이르고 있다. 심지어 소비재의 개발 비용도 증가하여 P&G는 10년 전 약 1천만 달러면 가능했던 생리대 개발을 위해 현재 2천만 달러에서 5천만 달러를 쏟아 붓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R&D 비용은 크게 상승하는 데 비해 제품 수명은 급속도로 단축되고 있다. 제품 개발에 따른 기대 매출이 과거에 비해 현저히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반도체 저장 용량이 18개월 마다 2배로 증가한다는 ‘무어의 법칙’이 1년 마다 2배로 증가한다는 ‘황의 법칙’으로 대체된지 이미 오래이다. 80년대 약 4년에서 6년 걸렸던 하드 디스크 드라이버 신제품 출시가 90년대에는 6개월에서 9개월로 단축되었다. 제약 업계에서도 길어지는 승인 기간과 모방 약품의 빠른 진입으로 신약이 수익을 향유할 수 있는 기간은 점점 짧아지고 있다. 이러한 R&D 효과 감소에 대응해 많은 기업들과 연구자들이 다양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그 중 유력한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오픈 이노베이션이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기업 내부에 국한되어 있던 연구 개발 활동을 기업 외부까지 확장하여 외부 아이디어와 R&D 자원을 활용함으로써 투입 자원과 시간을 절약하고, 내부 기술을 타 기업에 이전(License-out)해 추가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널리 알려진 P&G의 ‘Connect & Develop’를 비롯하여, Cisco·Nokia·IBM 등 다수의 선진 기업들이 오픈 이노베이션을 도입하면서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공 사례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기업들은 오픈 이노베이션의 도입을 주저하거나, 도입은 했지만 성공적으로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 이란? 미국 버클리 대학의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 책임자인 체스브루(Chesbrough) 교수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내부 혁신(Innovation)을 가속하고,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하여 내외부 아이디어를 모두 활용하고,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내외부의 시장 경로를 모두 활용하는 것’이라고 정의하였다. 이처럼 오픈 이노베이션은 기업 내외부의 지식과 시장 경로를 활용하는 다양한 행위들, 즉 기업 간 공동 개발, 제휴, 조인트 벤처 (Joint Venture), 오픈 소스 모델 (Open-Source Model, 대표적인 예는 Linux) 등을 포괄한다. 이러한 오픈 이노베이션은 과거에도 광범위하게 실행되어 왔으나, 대부분의 경우 외부 지식의 활용이 일회성에 그치거나 내부 지식을 보완하는 제한적인 형태였다. 이와 달리 현재의 오픈 이노베이션은 외부 지식을 내부 지식과 동일한 중요도로 취급하고, 외부 지식/기술의 도입과 내부 지식/기술의 시장 진입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형태를 띤다는 점에서 과거와 차이점이 있다. 체스브루 교수는 과거의 이노베이션과 오픈 이노베이션의 차이를 8가지로 정리하고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기업들에게 R&D 투입 자원의 절감 및 추가적인 매출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R&D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이러한 오픈 이노베이션의 효과를 정리해보면 크게 4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외부의 새로운 아이디어 도입을 통해 투입 자원 및 시간을 절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R&D 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다. 세계적인 식음료 포장 업체인 Tetra Pak은 획기적인 살균 포장재의 개발을 시도하였으나, 내부 역량만으로는 불가능하였다. 이에 병원 기기 소독 회사와 협력하여 원하는 제품을 개발하였다. 이를 통해 제품 개발 기간을 2~3년 단축하였고, 유통점 점유율도 50% 향상시켰다.

둘째, 내부 지식의 라이센스 아웃 (License-out)은 추가적인 매출을 창출해 주고, 내부 인재에게 동기를 부여함으로써 인재 유지에도 도움을 준다. 1980년 약 30억 달러였던 특허 라이센싱 시장 규모는 최근 약 1,100억 달러로 성장하였다. IBM 한 회사가 연간 특허 로열티로 20억 달러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이러한 기술 라이센싱은 또한 연구 개발 인력들에게 자신들이 개발한 기술이 사장되지 않고 다른 기업, 다른 업종에서 매출을 창출한다는 자부심을 줌으로써 동기를 부여하고 사기를 진작시키는 역할을 한다. 셋째, 내부 아이디어를 외부의 시각으로 평가함으로써 현재 추진중인 연구 개발 프로젝트의 가치를 측정하고 향후 방향을 정하는 데 도움을 준다. 제약회사인 Eli Lilly는 개발중인 신약에 대해 과감히 라이센스 아웃을 실행함으로써 제품의 가치를 측정하고 이를 개발 전략에 반영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내·외부 간 아이디어 교환을 통하여 기업은 자사가 잘 할 수 있는 핵심역량을 확인할 수 있다. 기업들은 자사의 핵심 역량에 대해 과신하기 쉽고, 이로 인해 모든 것을 내부에서 개발하려고 시도하는 경향이 있다. 항공기 제조 기업인 보잉(Boeing)은 외부와의 다양한 시험을 통하여 자사의 핵심 역량은 생산이 아니라 시스템 통합과 디자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에 연구 개발 자원을 시스템 통합 기술과 디자인에 집중하고 대부분의 부품을 아웃소싱함으로써 전체적인 이익을 향상시킬 수 있었다. ■모든 기업들이 오픈 이노베이션을 도입해야 하는가? 오픈 이노베이션은 기업들에게 많은 이점을 가져다 준다. 이러한 이점들은 산업에 관계없이 적용 가능한 것인가? 기술 집약적인 산업들 즉, 제약이나 IT 산업들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닌가? 컨설팅 회사인 Bain의 Rigby 와 Zook은 산업 특성에 따른 오픈 이노베이션의 효과를 5가지 기준으로 정리하였다. 즉, R&D 집중도가 높을수록, R&D에 있어 규모의 경제 효과가 적을수록, 외부와의 협력 개발의 필요성이 높을수록, 기업 간 또는 산업 간 적용성이 높을수록, 그리고 시장의 변동성이 클수록 오픈 이노베이션의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Rigby와 Zook의 주장처럼 산업 특성에 따라 오픈 이노베이션의 효과나 적합성에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지식 노동자의 수가 늘어나고 인력 이동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기업이 점점 그들의 아이디어와 전문성을 통제하기 어려워 지고, 벤처 캐피털의 증가로 지식 노동자들의 창업도 증가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활용할 수 있는 외부의 가용 지식과 기술이 증가하고 있으며, 그 질 또한 향상되고 있다고 볼 때, 산업 간 차이는 있을 지라도 전 산업에 걸쳐 오픈 이노베이션의 중요성과 활용도는 증가하고 있다고 하겠다. 따라서 오픈 이노베이션의 적합성이 낮은 기업일지라도 관심을 가지고 변화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 성공 포인트 오픈 이노베이션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먼저 소규모 실험을 통해 필요 역량과 성공 체험을 축적하고 이를 조직 내에 전파하는 것이 필요하다. P&G의 ‘Connect & Develop’를 주도했던 Sakkab와 Huston은 최근 「Research Technology Management」誌와의 인터뷰에서 오픈 이노베이션 초기에는 소규모로 한가지 아이디어에서 출발하고,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성공적인 모델을 구축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Air Products and Chemicals사의 오픈 이노베이션 시스템 구축을 이끌었던 Tao 또한 초기에 의도적으로 보수적인 투자를 통해 시스템을 구축하고,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성공 체험을 쌓는데 집중했다고 한다. 이처럼 초기에는 부담이 없는 적은 투자를 통해 역량과 성공 체험을 확보하고, 이를 조직에 전파함으로써 오픈 이노베이션의 효과에 대한 믿음이 조직에 뿌리 내리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관련 조직 구성원들과의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오픈 이노베이션의 효과를 설명하고, 선진 기업들의 성공 사례를 공유하는 동시에 동기 부여를 통해 불안을 해소하는 것이 필요하다. IBM의 경우, 오픈 이노베이션 도입 이전 실적 부진으로 최대 규모의 감원을 단행하였다. 여기에는 다수의 R&D 인력이 포함되었다. 그러나 오픈 이노베이션 도입 이후에는 추가적인 감원이 없었다. P&G의 경우, ‘Connect & Develop’ 도입 직후 대규모 감원이 있었으나. 이는 기업의 성과하락이 주된 원인이었다. 이처럼 구성원들과의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과 함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IBM과 GE는 라이센싱으로 인한 성과를 관련 사업 부서의 성과에 반영함으로써 NSH 신드롬을 제거하고 내부 기술의 라이센싱에 대한 사업 부서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력을 이끌어 냈다. 마지막으로 오픈 이노베이션의 성공적인 도입과 실행을 위해서는 오픈 네트워크의 적극적인 활용과 오픈 이노베이션과 관련된 모든 프로세스를 지원하는 전문 조직의 구성이 요구된다. P&G 또한 초기에는 NineSigma, YourEncore, InnoCentive 등의 외부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다. 이러한 외부 네트워크의 활용은 도입 초기 적은 비용으로 필요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유용한 방법이다. 오픈 이노베이션의 실행을 위해서는 지적 재산권 등 관련 법규와 기업 간 계약에 대한 지식, 그리고 실행 프로세스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경험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 관련 전문가로 구성된 전문팀을 발족시켜 R&D와 사업 부서를 지원하도록 해야 한다. 디즈니는 2000년 All Pro Sports Camps의 아이디어를 도용한 죄로 해당 기업에 2억 4천만 달러의 손해배상을 판결 받았다. 이는 관련 법규와 프로세스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기인한 것이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R&D 성과를 향상시키기 위한 필수적인 방법으로 인식되어 많은 기업들이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인식과 노력은 미미한 편이다. 향후 국내 기업들도 오픈 이노베이션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구축, 활용하여 R&D 성과를 향상시킬 수 있길 기대해 본다. <김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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