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을 탈당하고 대통합민주신당에 합류한 추미애 전 의원이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한명숙 전 총리와 더불어 범여권의 ‘여성대통령감’으로 부각되고 있다. 추미애 의원은 22일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따뜻하고 강한 대한민국 건설’을 슬로건으로 대선 출마선언식을 갖고 “대통합을 완성해 12월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라고 밝혔다. 추 전 의원은 이날 출마선언문을 통해 “대통합 대통령이 되겠다”면서 “4대통합과 3강(强)4온(溫)을 실현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는 “오늘 여러분들 얼굴을 뵈니 우리가 반드시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생긴다”라며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의 정성을 모아 오는 12월 19일을 반드시 ‘승리의 날’로 만들겠다는 것을 약속드리며, 승리를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던지겠다”라고 다짐했다. 특히 그는 “대통합은 ‘시대적 과제’이며 민족과 지역, 계층과 세대를 묶는 도전”이라며 “대통합이야말로 분열을 극복하는 첫걸음이자 민족의 미래를 여는 위대한 분기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합을 위해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의 성과와 비전을 창조적으로 통합시키고 △햇볕정책의 계승자로서 남북통합을 획기적으로 진전시키며 △영남의 딸 호남의 며느리로서 지역통합의 기수가 될 것이며 △양극화를 해소하고 계층통합에 앞장서겠다며 ‘4대 통합’을 이루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그는 “대통합의 정신으로 ‘따뜻하고 강한 대한민국’을 건설하겠다”라며 △지식강국 △해양강국 △기업강국이라는 3강(强)의 비전을 실현시키겠다고 밝혔다. 또 그는 “‘따뜻하고 강한 대한민국’을 위해 4온(溫)의 비전을 실현시키겠다”라며 △서민에게 따뜻한 사회 △패자에게 따뜻한 사회 △약자에게 따뜻한 사회 △동포에게 따뜻한 사회 등을 내걸었다. 추 전 의원은 지난 19일 대통합민주신당 입당과 경선참여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의 결단은 대통합 완성을 위한 것이며, 대통합 민심을 폭발시켜 반드시 12월 대선을 승리로 이끌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 당선의 일등공신이었던 염동연 의원이 추 의원의 선대본부장을 맡기로 해 범여권 경선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추 전 의원의 대선출마로 다음달 3∼5일 예정된 예비경선에는 추미애를 비롯, 손학규·정동영·이해찬·한명숙·유시민·천정배·신기남·김두관 등 9명 정도가 참여하게 될 전망이다. 특히,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경선 패배 이후, 여성 후보자인 한명숙 전 총리와 추미애 전 의원 두 여성주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 두 후보는 각각 국무총리와 국회의원을 거치면서 독자적인 정치기반을 구축한 후보라는 평을 받고 있다. ■범여권 여성주자 추미애와 한명숙 ‘같고도 다른 꼴’ 추 전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인연으로 95년 국민회의 부 대변인 자격으로 정치에 발을 들여놓았다. 대구에서 세탁소집 둘째딸로 태어난 추 전 의원은 호남출신의 변호사와 결혼해 동서화합의 법조인 부부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는 특히 97년 대선 때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선거운동을 위해 대구에서 크게 활약하며, 일약 ‘잔다르크’의 이름을 딴 ‘추다르크’로 이름을 날렸다.
15대와 16대 총선에서 당선된 추 전 의원은 특유의 ‘꼼꼼함’과 ‘강인함’을 갖춘 정치인으로 평가받으면서, 민주당의 차세대 ‘리더’로 부각됐다. 특히, 2002년 대선 당시에는 노무현 후보의 핵심인 국민참여운동본부를 이끌면서 당선에 결정적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 분당 당시 열린우리당 합류를 거부했던 그는 17대 총선에선 민주당 선대본부장을 맡아 ‘삼보일배’를 하는 등 민주당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했으나 대통령 탄핵 역풍으로 인해 낙선을 하면서, 한동안 정계 수면 아래에서 머물러야 했다. 그후 2년간 미국 유학길에 오른 추 전 의원은 지난해 8월 귀국하며 ‘정계복귀’를 준비해왔다. 추 전 의원은 ‘영남의 딸, 호남의 며느리’라는 말이 시사하듯, 단단한 지역 기반을 중심으로 ‘따뜻하고 강한 대한민국’을 역설하면서 서민과 사회적 약자를 위한 후보를 내세우고 있다. 한명숙 전 총리는 99년에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끌던 새천년민주당에서 비례대표로 정치를 시작해 처음 정계에 입문했다. 남편인 박성준 교수가 68년 결혼 6개월여만에 통혁당 사건에 연루돼 구속된 이후, 그는 치열한 삶을 살아야했다. 그도 79년 크리스챤 아카데미 사건으로 옥고를 치렀으며, 여성단체연합을 결성하는 등 정계에 투신하기 전까지 여성의 권익을 위해 힘써온 그는 ‘여성운동계의 대모’라는 호칭을 얻기도 했다. 범여권 주자 가운데 선호도 부문에서 가장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 한 전 총리는 국민의 정부 당시 초대 여성부 장관을 지냈으며 현 정부에서도 환경부 장관과 첫 여성총리를 역임했다. 특히, 총리 재임시절 부드러우면서도 강인한 그의 이미지와 이해찬 전 총재와는 다른 ‘융통성 있는’ 정국 운영으로 국민들로부터 많은 호평을 받았다. 한 전 총리는 여성성 혹은 모성을 바탕으로 하는 ‘국민과 통하는 대통령’을 표방하며, ‘모두가 승리하는 대한민국’을 현실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민주신당 ‘컷오프’ 예비경선서 추미애 살아남을까 한편, 오는 3일부터 5일까지 치러지는 대통합민주신당의 예비경선에서 5~6명으로 예상되는 커트라인에서 누가 살아남을지에 대한 관심이 높다. 특히, 이번 예비경선에 등록한 후보는 손학규 전 지사, 정동영 전 의장, 이해찬·한명숙 전 총리, 유시민·천정배·신기남 의원, 추미애 전 의원, 김두관 전 장관, 최병례 전 열린우리당 국정자문위원 등 총 10명에 이르기 때문에 중하위권의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이번 예비경선에서는 선거인단 1만 명(국민 70%, 승계당원 30%)과 일반국민 2400명을 상대로 각각 ‘1인2표제’ 방식의 여론조사를 실시해 50%씩 반영한다. 1순위 후보선택은 그동안 실시된 일반적인 여론조사에서의 범여권 후보적합도와 비슷한 양상으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1위를 달리고 있는 손학규 전 지사와 뒤를 잇는 정동영 전 의장, 이해찬 전 총리는 비교적 쉽게 예비경선에 통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어 뒤를 잇는 한명숙 전 총리를 비롯해 유시민 전 장관, 추미애 전 의원 등 나머지 주자들은 2순위 투표의 결과에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예측이 높다. 한편, 2순위 투표의 수혜자로 부상하고 있는 추미애 전 의원이 손학규 전 지사와 정동영 전 의장 양 측의 연대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한나라당 탈당 이후, 범여권에서조차 정체성 공세를 받고 있는 손 전 지사에게는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민주당 출신의 추 전 의원의 지원이 그야말로 반가울 때다. 또한 정동영 전 의장 측도 추 전 의원을 연대 대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추 전 의원을 통해 범여권 전통 지지층을 결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추 전 의원은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최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대통합민주신당의 대통령 후보로 누구를 지지하십니까? 두 명을 선택해주십시오”라는 설문에 대한 제2순위 투표에서 6.9%를 득표해 손학규, 정동영, 이해찬, 한명숙, 유시민 의원에 이어 6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후보와의 공조가 가시화될 경우 득표비율은 더 올라갈 가능성도 충분하다. 추 전 의원측은 “이미 민주당 지지층을 포함해 광주·호남의 대의원과 당원들이 움직이고 있고, 중도실용층 대의원들의 지지도 예상되고 있다”며 경선 통과를 자신하고 있다. ‘컷오프’(예비경선) 순위가 여론조사 지지율과는 달리 선거인단 규모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에서 이적해 뒤늦게 경선 레이스에 뛰어든 추미애 전 의원의 파괴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