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오이·혁보·마리만 있으면 돼” -고구려를 세운 주몽. 그는 3인을 평생 동지로서 대국의 꿈을 이뤘다. 2044년이 지난 지금. “난 시민이와 계남 형만 있으면 맘 편해. 여기에 두관 친구가 보조하고 희정과 광재가 앞을 정리하면 돼” 이는 임기 5개월을 남겨 놓은 노무현 대통령이 가상한 시나리오다. 그러나 지금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에게도 이런 가상 시나리오를 그려야 한다. 이재오 최고위원이 당내 눈엣가시 처럼 보이면서 이 후보를 호위하는 총관으로 나서고 있다. 즉, 이재오는 지난 2002년 대선때 노무현을 대통령 만드는데 1등 공신인 유시민 역을 하고 나섰다. 2002년 바보 노무현을 대통령의 반석에 올려놓고 탄핵의 폭풍에도 바보 노무현을 지킨 이들은 곧 ‘바보 노무현 호위대’ 2002년 대선 중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자식 관계 등으로 민주당의 인기가 바닥을 치면서 지방선거에서 완패했을 때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노무현 후보에 대해 교체설이 나돌았다. 특히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탈당하거나 노 후보와 거리를 두면서 정몽준·이한동의 곁으로 갔다. ■ 「이재오=유시민」…「노사모=?」 그러나 민주당내 머슴격인 노 후보는 진골인 김대중 대통령 측근의 대견제에도 흔들리지 않고 표 모으기에 나서 머슴이 진골로 환골탈태하는 위치에 올랐다. ‘2002년 유시민’=‘2007년 이재오’ 이 최고위원은 한나라당 내에서 당 경력을 쌓지 않은 이 후보의 지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호위총관 역할을 해야 한다. 이명박 전 서울 시장은 지난 8월 경선에서 한나라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후 근소한 차이로 낙마한 박근혜 전 대표 측의 불복운동이 일고 있는 난국을 헤쳐 나가는데는 힘겹다. 박 후보 측의 선대위장을 맡은 서청원 전 의원은 최근 박 후보 해산식에서 ‘박 후보가 승리자이며 경선에 승복할 수 없다’는 말까지 했다. 이같은 감정의 골은 지난 30일 열린 한나라당 연찬회에서도 나타났다. 박 후보 측 의원으로 분류되는 의원 30여 명이 불참해 반쪽 연찬회를 만들었다. 이와 관련, 박 전 대표 측의 인사는 “경선이 끝난 지 겨우 10일이 지났다. 이렇게 급하게 패자들에게까지 동원령을 내린다고 아직 마음이 정리도 안된 사람들이 털고 올수 있겠으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이 후보 측은 마냥 이들을 위해 문을 열어 놓을 수 없다. 빠른 시일내에 전열을 정비해 대선의 고지로 향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따라 올 사람은 따라오라고 손짓 한다. 이를 정리할 선봉장이 바로 이재오 최고위원이다. 그는 이 후보를 곁에서 보호하며 反이 세력을 포섭하면서 잘라내는 일을 이 최고위원이 해야 한다. 이 최고위원은 현재 한나라당 체제를 갖고는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며 내년 총선에서도 다수의석을 확보해 안정적 이명박 정부를 이끌수 없기 때문에 당 쇄신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 당조직 다시 2002년이면 대선필패 그래서 이 최고위원은 조만간 이 같은 청소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2002년 대선 패배를 지켜본 이 최고위원은 그 당시 세력이 지금도 한나라당에 남아 지분과 기득권을 요구하면서 비토그룹을 형성하는 것은 또다시 2002년이 될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 2002년 차떼기로 받은 선거 비자금의 일부가 대선캠프의 참모들로 하여금 배달 사고 또는 빼돌렸다는 설이 나돌았다. 그 돈의 일부가 그 당시 대선캠프의 최고위 자리에 있던 모 전의원의 비서들에 의해 해외로 유출, 지금 그 자금으로 오락실을 운영하고 있다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이재오, 그는 이런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과감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보고 대선 조직 및 자금 관리 시스템을 정비해 대선에 임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서청원 전 의원 등 화합할 수 없는 세력은 과감하게 정리할 움직임이다. 이는 이 후보의 대선행보에 득보다 실이 있다는 것이다. “지금 한나라당은 계속해서 잃어버린 10년 타령을 하고 있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를 계속 부정하고 정권교체를 선동할 목적으로 만들어낸 새빨간 거짓말이다. 실제로는 부패한 정치에 무능한 정당인 한나라당이… 그 썩고 무능한 한나라당 정권이 절단 내버렸던 나라를 혼신의 힘을 다해서 다시 살려낸 위대한 10년이다.” ■ 고쳐가는 보수로 젊은층 흡수해야 범여권에서 나오는 이 말은 지금 범여권이 반전의 기회로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범여권은 지금 한나라당이 마치 정권이나 잡은 것처럼 샴페인을 터뜨리고 있지만 지금 조직으로는 범여권을 누를 수 없다는 말이다. 또 하나의 이재오는 범여권이 벌이고 있는 일에 대항할 수 있는 제 2의 이재오가 이 후보곁에 있어야 한다. 노무현 후보 곁에는 유시민에 이어 노사모(안희정·이광재)가 있었다. 노사모가 바로 제 2의 이재오다. 두 번째 이재오는 시민곁으로 파고들어 조직을 확대하고 젊은층부터 노인층까지 이 후보로 끌어들이는 작업을 해야 한다. 특히 이 후보는 또 다시 영남권에 매달릴 경우 대선 필패할 수 있다. 이 후보는 영남당이라는 이미지를 과감하게 버리고 인구 5분의 3이 정주하는 수도권표를 장악한후 서진으로 남하해 그동안 1자리숫자의 득표율을 얻었던 호남표를 얻고 다시 동진해 영남표를 다져야 한다. 이러기 위해서는 이 후보는 한나라당을 고쳐가는 보수로 탈바꿈해 중도 및 진보를 아우를 수 있는 표심잡기로 나아가는 정책을 구사해야 한다. 이것을 할 참모는 바로 제 2 이재오다. <김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