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의사, 초·중등 교사, 보육원 교사 등 ‘아동학대 신고의무자’가 치료나 상담을 통해 아동학대 사실을 알고도 신고하지 않으면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된다. 또 어린이 성범죄자를 사회와 격리시키는 치료감호제도 도입된다. 민·관 합동기구인 저출산·고령화대책연석회의(공동의장 한덕수 국무총리, 조석래 전경련 의장,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 박영숙 여성재단 이사장)는 31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아동과 청소년에게 안전하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사회협약’을 채택, 협약서명식을 가졌다. 이에 따라 연석회의는 보건복지부 등과 협의해 미신고자에게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보건복지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연석회의는 또 성폭력 범죄 재발률이 52.8%에 달하고, 상습화 경향이 높은 만큼 어린이 성범죄자에 대한 치료감호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날 발표된 사회협약은 전문, 건강분야, 안전분야, 추진·지원체제 등 3개 분야 68개 세부 협약사항으로 되어 있다. 안전 분야는 어린이 교통사고 예방·아동학대 방지·아동 성범죄 예방 등 26개(협약)항, 건강분야는 당·나트륨·지방 과다 식품, 비만, 인터넷 게임중독(과몰입) 대책 등 35개(협약)항으로 구성돼 있으며, 추진·지원체제 부분에서는 재원 마련 노력 등의 7개 사항을 담고 있다. 또 협약은 유형별로 정책 목표 및 방향을 제시하는 조항, 그간 논란이 되어온 제도의 도입 및 추진을 합의하는 조항, 기존 제도의 실효성 제고 방안을 담은 조항, 참여단체의 역할, 그리고 공동인식 및 대외 촉구사항을 담은 조항으로 나누어진다. 구체적 내용을 살펴보면, 새로운 정책 목표 및 방향 제시로 △2012년 까지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자 OECD 국가 평균이하로 감축 △국가필수예방접종(6세미만) 무상 실시 △아동 청소년의 권리지표 마련 △아동청소년에 대한 재정투자 확대 등이 있다. 새로운 제도 도입 추진으로는 △아동학대 신고의무자 미신고시 제재(과태료)조치 △아동 학대행위자 교육 강제제도 △어린이 성범죄자 치료 감호제 △폭력 가해학생 학부모 특별 교육제 △당 ·나트륨 지방 과다 함유 어린이 기호식품의 과다 섭취방지를 위한 표시제도 △어린이 기호식품 품질인증제 △인터넷게임 이용 제한 등이 거론됐다. 또 기존제도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해 △어린이 보호구역 실효성제고 △차량 유아보호장구(카시트) 안정성 강화 및 대여 확대 △어린이용품 화학물질 함유에 따른 제품표시방법 개선 △학대아동 응급격리보호기간 연장 △방과 후 건강 체력교실 활성화 및 학교평가 항목에 반영 등 기존 제도를 보완하는 방안 등이 마련됐다. 아울러 참여단체들은 △카시트 공동활용 운동 △모유수유 확산 캠페인 △학생의 교실 내 휴대전화(휴대단말기) 반입금지 △생명존중 교육 홍보 등의 운동을 펼칠 것을 약속했다. 또한 △담뱃값 인상을 통한 아동·청소년 건강증진 확대투자 △언론의 선정적 프로그램 제작 자제 등을 위해서도 촉구활동을 펴기로 했다. 이번 사회협약은 지난 3월초 제6차 본회의에서 <아동과 청소년에게 안전하고 건강한 사회 만들기>를 제3기 의제로 채택한 이후, 17차례의 협약안 실무협의회, 2차례 합동워크숍, 그 외 분야별 소위원회 활동과 관계부처 회의개최 등을 통해 5개월여 만에 합의가 도출됐다. 앞으로 정부를 비롯한 연석회의 참여 주체들은 이번 합의가 선언적 의미에 그치지 않고 실효성을 갖는 정책으로 이어지고 실제 집행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추진 주체별로 보다 세부적인 실천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추진상황은 연석회의지원단을 통해 점검하게 된다. 이 연석회의 위원은 공동의장단을 포함해 각계각층의 총 37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이번 과제인 아동·청소년 문제에는 교육 관계 대표적 단체인 전교조와 교총도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 저출산·고령화에 대비한 정책과제 및 기업의 대응방향 우리나라는 2005년도 합계출산율이 사상 최저치인 1.08명을 기록한데 이어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전체인구의 9.1%를 차지하며 고령사회로 급속히 이행하고 있다. 저출산·고령화 현상의 가장 큰 문제는 생산 가능 인구(15~64세) 수의 감소와 노령화로 이어져 생산성 위축 및 국가경쟁력 약화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이에 정부는 2006년 7월14일 저출산·고령화에 대한 대책으로 기본계획인 ‘새로마지플랜 2010’을 확정한 바 있다. 이 계획은 2006~2010년까지 5년간 저출산·고령화 대책사업에 총 32조 746억 원을 투입(총 230여 개 사업)하며,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반영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저출산·고령화 대책 연석회의는 노무현 대통령이 2005년 10월1일 국회시정연설에서 국민대통합 연석회의를 제안하자. 이에 공감하는 각계 대표들이 모여 2006년 1월26일 사회적 대화기구인 저출산·고령화대책 연석회의를 출범하면서 시작됐다. 저출산·고령화대책 연석회의는 5개월간 논의를 거쳐 사회협약문을 만들고 6월20일 협약 체결식을 가졌다. 저출산·고령화대책연석회의는 지난 2006년 1월, 정부를 비롯, 경제계 노동계·시민사회·여성계 등 사회 각 분야가 두루 참여, 현안인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사회적 협약의 틀로써 해결한다는 취지로 출범 했으며 지난해 6월, ‘저출산·고령화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협약’ 을 체결·발표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추진해야 할 정책과제로 저출산·고령화에 대한 사회적 비용부담이 기업에 편중되지 않도록 기업·사회·정부의 효율적 분담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무엇보다 각종 제도의 문제점을 수시로 파악해 정책의 실효성을 제고하고, 법·제도 전반에 걸쳐 출산관련 세제상의 혜택이나 지원에 대한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 노동시장의 유연화 및 고용관련 규제완화의 기반 위에 기업의 투자가 활성화되어야 일자리 창출을 통한 실업 극복이 가능하다고 조언한다. 이외에도 양육예산지원 확대 및 확고한 공공보육 인프라 구축으로 가족·사회·국가가 함께 아이를 낳고 키우는 시스템을 확립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이다. 사교육비 부담 및 주택구입비용 상승 등 저출산을 조장하는 사회·경제적 원인들에 대한 유기적인 정부의 정책도 필요하다. 한편, 기업들도 저출산·고령화에 대비해 근로자의 가치관 변화에 대비하고 조직의 20~30%에 달하는 여성 근로자의 근무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근로환경을 가정 친화적으로 변경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기업 복리후생제도를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맞게 재정비하고 근로자의 만족도를 높여 복리후생제도와 생산성 간 선순환구조를 끌어내고, 탄력적 근로시간제에 대한 자율적 모색도 필요하다. =================박스처리==================== <아동과 청소년에게 안전하고 건강한 사회 만들기>를 위한 사회협약 우리는 저출산·고령화 문제가 우리 사회가 직면한 큰 위기이자 도전이라는 데 인식을 함께하여 2006년 1월 26일 ‘저출산·고령화대책연석회의’를 출범시킨 이래, 우선 ‘저출산·고령화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협약’을 맺고 이를 이행하기 위해 노력하여 왔다. 아울러 출산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 못지않게 아동과 청소년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성장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아동과 청소년에게 안전하고 건강한 사회 만들기’를 공동의제로 채택했다. 우리는 어린이헌장·청소년헌장·유엔아동권리협약(CRC : Convention on the Rights of the Child)의 기본 정신을 존중하며, 아동과 청소년의 안전과 건강 문제는 베풂과 복지를 넘어 권리로서 보장되어야 함을 거듭 확인한다. 오늘날 우리의 아동과 청소년은 아토피 피부염, 비만, 주의력 결핍 과다행동장애(ADHD) 등 신체적·정신적 건강이 위기에 직면해 있다.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률은 OECD 국가 평균을 웃돌고 있으며 아동 학대, 아동 성폭력, 학교 폭력 또한 사회적 근심임을 인정한다. 우리는 이처럼 아동과 청소년의 안전과 건강이 위험에 처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권리가 위협받고 있는 것에 대해 깊은 책임을 느낀다. 이에 우리는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안전하고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이들의 전인적 성장에 꼭 필요하며, 나아가 이들이 세계 속의 자랑스러운 한국인으로 성장하는 데에 밑거름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 이를 위하여 우리는 아동과 청소년의 안전, 건강, 그리고 추진체제 등 3개 분야에 대해 사회협약을 체결하고 이를 성실히 이행할 것을 다짐하며, 아울러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호소한다. <김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