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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국현은 전형적인 좌파 경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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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3호 ⁄ 2007.09.03 15:22:47

몇달전 나는 ‘한국의 신좌파-그들은 누구인가’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일이 있다. 그 글의 일부를 인용해 본다. “한국에서의 신좌파도 미국에서의 신좌파운동의 주체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체제전복 세력과는 구별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신좌파는 반재벌운동, 소액주주운동, 환경운동 등과 같은 시민단체 운동을 통하여 한국판 뉴레프트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물론 이같은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모두 신좌파라고 단정하는 것은 무리가 따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신좌파의 역사성을 반추해 본다면 그들의 운동방향은 기존의 경제 사회적 관습과 기존의 규범과 가치관에 도전을 하는 방식을 취한다는 점에서 그들에게서 부분적인 좌파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유한킴벌리 사장을 역임했던 문국현 씨가 대통령후보로 나오겠다는 뉴스를 접하고 그의 기자회견 내용들을 일별해 보았다. 그의 기자회견 내용은 상당히 파격적이다. 우선 그의 기자회견 내용 가운데 관심을 끌 수 있는 내용을 열거해 보자. 1. 500만 개의 일자리를 늘리고 경우에 따라서 1200만 개 까지 늘릴 수 있다 2. 아파트를 현재 가격의 반의 반값으로 공금하겠다. 3. 재벌경제는 가짜 경제다. 신자유주의 경제도 가짜다. 사람중심의 경제발전이 지금의 시대정신이다. 나는 문국현 씨의 위와 같은 내용의 공약은 대국민 사기극이거나 아니면 사회주의 경제로 전환하겠다는 공약이거나 둘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첫째 문국현 씨가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방법이 사회주의적 방식이다. 그의 주장에 의하면 우리나라 근로자들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시간 일을 한다는 것이다. 이들에게 근로기준법상의 제한된 시간만 일을 하도록 한다면 일자리가 자동으로 늘어난다는 것이다. 즉 현재 일하는 사람들이 일을 적게 하고 그 잔업을 신규 진입 노동력에게 할당함으로써 고용을 늘리자는 것이다. 한마디로 직장을 같이 나누자는 것이다. 이것은 공산주의 수법이다. 통계상 공산주의에는 실업자가 거의 없다. 일을 나누어 하기때문이다. 그의 일자리 창출 방법은 기업의 경쟁력이라는 측면에서도 대단히 비현실적이다. 우선 기업의 노동분배율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발상이다. 만약 기존에 고용되어 있는 노동자들이 자신의 봉급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한 동일한 일을 신규 노동력과 분할한다는 것은 기업의 노동분배율을 엄청나게 증가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기업의 경쟁력은 점점 악화되고 기업의 해외탈출이 줄을 잇게 될 것이다. 더구나 그의 주장 가운데 한국의 근로자들이 세계에서 가장 긴 시간 일을 한다는 것도 잘못된 진단이다. 서구에서는 연봉을 받는 근로자와 시간당 받는 근로자의 일하는 시간이 엄격하게 구별된다. 연봉을 Salary라고 하며 시간당 보수를 받는 것을 Wage라고 한다. 대부분 연봉을 받는 직장인은 근로 시간과 관계가 없다. 국제노동기구의 통계에 잡히지도 않는 근로자들이다. 골드만삭스·제이피모건·크레딧스위스·메릴린치는 물론 대부분의 Salary 근로자들은 주당 70시간에서 100시간을 일을 한다. 대부분의 샐러리 직장인 들이 거의 비슷한 시간동안 일을 한다. 무슨 근거로 한국의 직장인들이 세계에서 가장 긴시간 노동을 한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둘째 그가 아파트의 공급가격을 반의 반값, 즉 4분의 1 가격으로 공급하겠다는 것도 거의 사기에 가까운 공약이다. 아파트의 가격은 토지가격, 건축비, 오버헤드, 그리고 이윤으로 구성되어 있다. 공급가격을 줄이려면 토지가를 줄이거나, 건축비, 오버헤드, 그리고 이윤 부분을 4분의 1로 줄여야 한다. 토지를 무상 몰수하여, 건축비용 중에서 인건비를 현재의 8분의 1로 줄이고, 이윤이 없이 원가로 공급하는 방법이 아니라면 절대로 불가능한 일이다. 이윤이 없는 공사를 할 회사가 어디 있으며 현재 인건비의 8분의 1을 받고 일할 근로자가 어디 있으며, 토지를 무상 몰수 당하고 가만이 있을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공산주의를 하기 전에는 절대로 불가능한 공약이다. 셋째 그는 재벌에 대해서 저주를 하고 있다. 삼성의 이건희 씨가 존경하는 기업인으로 뽑힌 것에 대해서도 엄청난 비난을 하였다고 한다. 재벌중심의 경제를 중소기업중시 경제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재벌이라고 해봐야 그들이 가지고 있는 지분은 실로 얼마되지 않는다. 오늘날의 재벌기업은 국민기업으로 보는 것이 현실적이다. 대주주라고 해봐야 사실상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을 뿐이다. 경제를 살리겠다고 하면서 재벌을 제외하고 중소기업만을 가지고 경제를 일으키겠다는 발상 역시 비현실 적이다. 어떤 중소기업을 염두에 두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투자재원이 없는 중소기업만으로 경제를 일으키겠다는 것은 하나의 코미디다. 중소기업은 물론 재벌기업 모두의 투자의욕을 활성화 시키지 않는한 절대로 경제를 일으킬 수도 없고 일자리도 창출할 수 없다. 문국현 씨가 주장하는 ‘사람중심’이라는 말, 좋은 말이다. 사람중심의 경제체제를 실현하려는 것은 인류의 궁극적인 이상이다. 그러나 그 이상을 확보하는 것은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 역설적으로 사람중심이라는 말은 역사에 엄청난 폐해를 가져왔다. 칼 맑스도 노동자를 자본에 의한 소외자라고 진단하고 사람중심의 경제를 주창했었다. 즉 자본이 아니라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사회를 의욕한 것이다. 북한의 주체사상도 출발은 사람중심이라는 근본으로 부터 출발하였다. 공산주의는 물론 모든 좌파의 근본 사상은 사람중심이라는 슬로건으로부터 출발한다. 문국현 씨의 공약은 신선한 것이 아니라 차라리 위험한 것이다. 언뜻 들으면 새로운 것 같지만 이미 19세기 후반에 문국현과 같은 현실인식을 가지고 문제를 해결하려 했던 사람들이 많았다. 그들이 바로 공산주의자들이었다. <글·이근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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