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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4조원 쾌척 ‘척 피니’ 소리없는 ‘천사’…카네기 제일 존경

“오른손이 한일 왼손이 모르게 하라” 성경 가르침 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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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6호 ⁄ 2007.10.01 13:15:53

19세기의 자선가 앤드류 카네기를 존경한다는 척 피니. 노동자 집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 집집마다 다니며 크리스마스카드를 팔거나 눈을 치우며 돈을 벌었고 골프장에서 캐디일도 했었다고. 그는 세계 최대의 면세점 체인 ‘듀티 프리 쇼퍼스’를 세워 갑부의 반열에 올랐다. 1만 원짜리 시계를 차고 이코노미 클래스를 이용해 항공기 여행 하고 집도 자동차도 없이 살면서, 4조원에 이르는 거금을 남몰래 기부한 미국의 사업가가 18일 보스턴 글로브 등 미국 언론에 소개되었다. 뉴저지의 아일랜드 이주민 가정에서 태어난 척 피니(찰스 피니, 76세)는 1988년 포브스가 선정한 미국 갑부 23위에 올랐었다. 재산은 13억 달러였으며 루퍼트 머독이나 도날드 트럼프보다 더 큰 부자로 소개되었다. 그러나 당시 그는 갑부가 아니었다. 4년 전에 한 재단에 재산 대부분을 출연했기 때문이다. 척 피니가 세운 자선 재단(The Atlantic Philanthropies)은 지난 25년 동안 40억 달러 이상을 세계 여러 나라 대학과 병원과 인권 단체와 의료 연구 기관에 기부했다. 20억 달러는 미국에, 10억 달러 이상은 아일랜드에 기부되었으며 베트남·호주·남아프리카공화국·태국·쿠바의 단체들도 수혜를 입었다. 그러면서 정작 자신은 본인 명의의 집도, 자동차도 없이 검소하고 소박하게 살고 있다. 팔뚝에는 15달러(약 1만4000원)짜리 플라스틱 시계를 차고, 식사는 뉴욕의 허름한 식당에서 해결한다. 비행기도 이코노미 클래스만 탄다. 최근 한 언론인이 피니의 삶을 다룬 책 ‘억만장자가 아니었던 억만장자’를 펴내면서 그의 ‘베푸는 삶’이 미국인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그는 31년 뉴저지주의 아일랜드 이민자 노동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가톨릭 신자였던 부모는 남에게 잘 베풀며 살았으나 가난은 피할 수 없었다. 그는 군에 입대해 한국전쟁에 참전했으며, 제대한 뒤 코넬대에서 호텔경영을 공부했다. 학교를 마치고 선원들에게 주류를 파는 사업을 시작한 그는 호텔에서 일하던 대학 동창 로버트 밀러와 함께 면세점 사업을 해 성공 신화의 주인공이 됐다. 82년 피니는 보유 주식의 일부를 그가 남몰래 세운 애틀랜틱 자선재단에 넘겼고, 96년 프랑스 기업 LVMH로부터 면세점 인수 제안이 들어오자 본격적인 자선활동에 나서기 위해 일에서 손을 뗐다. 이를 계기로 피니의 자선활동은 시작한 지 15년이 지난 97년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그는 모두 6억 달러(약 5600억원)를 자선단체에 익명으로 기부해 ‘얼굴 없는 천사’로만 알려졌지만, 면세점 체인을 인수한 업체 관계자가 회계장부에서 엄청난 액수의 기부금 내역을 발견하고 언론에 제보한 것이다. 그는 당시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내게 필요한 것보다 많은 돈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기부 이유를 밝힌 뒤 “돈은 매력적이지만 그 누구도 한꺼번에 두 켤레의 신발을 신을 수는 없다”고 답했다. <조창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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