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에 기대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며 긍정적인 평가와 더불어 ‘염려’하는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10·4 공동선언’ 발표에 앞서 이번 회담에서 합의문이 나오기는 했지만 모호한 점이 많아 지난 ‘2·13합의’에 비해 별 진전이 없다는 평가가 우세하다며 북한과 미국의 동시행동이라는 합의사항의 이행도 낙관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 ‘북핵폐기’, 한반도 평화의 필수 조건< /b> 한라라당 강재섭 대표는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핵 폐기를 비롯한 비핵화는 한반도 평화의 필수조건이다”라며 “북핵 폐기에 관련 선언적 내용이 아니라 진전된 내용을 담아야 한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또 “북한은 플루토늄 생산과 재고량 등을 숨김없이 신고하고 농축우라늄 프로그램도 납득할 수 있도록 해명해야 한다”면서 “아울러 불능화의 구체적인 방법도 조속히 확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자칫 어정쩡한 합의로 인해 시간만 끌고 현재의 가동중단 상태가 기정사실화 되지 않도록 유의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대표는 이어 “북한 핵 폐기를 포함한 비핵화는 한반도 평화에 필수조건”이라며 “합의문에 선언적 비핵화가 아닌 북핵 폐기에 관한 진전된 내용을 담아와야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강 대표는 또 “남과 북에 상호이익이 되고 북한의 개혁개방에 기여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이산가족만이라도 군사분계선 넘을수 있도록< /b> 정형근 최고위원도 “2000년에 비해서 우리 국민들이 그동안 남북 간에 진전된 여러가지 상황, 남북 간의 교류 관계 등을 보고 이번에는 굉장히 차분하고 냉정하게 회담을 보고 있으며 이것이 바로 우리 국민들이 정상회담을 보는 눈이 한층 성숙해졌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말해 이번 정상회담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봤다. 정 최고위원은 이어 “2000년에 이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회담 정례화의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며 “회담 일정 연기 제안이나 철회 등 일방적인 돌발상황과 반전이 있었는데,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진정한 회담 정례화의 길이 열리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 최고위원은 “남북한의 관계는 만나면 만날수록 남북 간의 여러가지 대화와 발전을 위해서 바람직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북핵문제 해결은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를 위한 전제조건으로,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핵 폐기 등 국민과 국제사회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고 진정한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가져올 수 있는 실질적인 결과를 만들어내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정 최고위원은 또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경협의 수준이 대폭 높아져야 할 것”이라면서 “2000년 정상회담 이후 남북 간 교류협력의 양적 확대는 있었지만 북한의 개혁, 개방을 위한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하며 지난번 있었던 정상회담의 미흡함을 꼬집었다. 이어 정 최고의원은 “러시아·중국·베트남은 물론 폴란드 등 동유럽도 개혁, 개방 없이는 실질적인 경제발전을 가져올 수 없다는 교훈을 남북한이 동시에 다 알고 있어야 할 것”이라며 “지금까지 ‘한반도 평화비전’에서 거듭 강조해왔듯이 남북이 함께 번영하려면 통행·통신·통상 등 ‘3通문제를 해결하고, 남북의 인적·물적 자원이 자유롭게 통행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최고위원은 또 “노 대통령께서 이번에 군사분계선을 도보로 넘은 것은 굉장히 큰 역사적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특히 이것이 이산가족들의 고통을 씻어줄 수 있도록 이산가족만이라도 자유롭게 남북한을 통행할 수 있는 길을 활짝 열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정 최고위원은 특히, “이번 정상회담에는 납북자·국군포로·이산가족 등 인도주의 사안에 대한 분담과 고통해소 차원에서 국군포로·납북자 문제의 근원적 해결을 위한 기본 구도가 합의되어 조속한 해결의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 북, 국제사회로 나가려면 3通문제 해결해야< /b> 이한구 정책위의장도 이날 북핵 폐기에 대해 언급했다. 이 정책위의장은 “6자회담에서 올해 말까지 북한 핵을 불능화시킨다는 원칙적인 합의를 이룬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합의문 내용 중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도 상당히 있지만 나중에 이에 대해 보완이 이루어지는 절차를 밟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이 정책위의장은 또 “북한은 북핵 제거와 관련해서 향후 몇달동안 국제사회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진 셈”이라며 “이는 남북 간 평화정착을 위한 큰 걸음이 될 수 있다. 이 기회를 놓치지 말기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6자회담은 북핵을 완전히 포기하는, 그런 과정을 계속 열심히 밟아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 정책위의장은 한 일간지에 실린 ‘대북경협을 경제적 타당성이나 자금조달을 고려하지 않고 추진하면 안 된다’는 기사에 대해 “매우 의미 깊은 자료”라며 “이것은 대외관계가 정상화되어야 가능하고 민간이 주도하는 투자여야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정책위의장은 “이것은 대외관계가 정상화되고 민간이 주도하는 투자여야 대북 경협사업이 효과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라며 “북한에서 정말로 통 큰 투자를 바란다면 먼저 ‘3通을 확실하게 해결하려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 6자 회담, 북핵 완전 포기로 이어져야 한다< /b> 이어 이강두 중앙위의장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과 7개 분야, 즉 정치·경제, 윤리, 사회, 언론, 문화·예술, 학술, 종교, 여성 분야에 대한 특별간담회 등 협의를 통해서 오늘 남북경협의 심화, 평화체제 구축과 관련된 남북정상회담 합의사항이 선언 형식으로 발표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우리가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이러한 합의사항 뿐만 아니라 심지어 북미관계에도 종국적으로는 북한 핵문제의 완전한 해결과 맞물려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중앙위의장은 또 “북한의 핵 포기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합의사항 모두 아무런 진전도 없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고 “6자회담에서도 북핵 완전 포기로 이어지면서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 핵 보유시설현황 등 확실치 않아 실효성 의문< /b> 박형준 대변인도 같은 날 논평에서 올해 안에 핵 시설을 불능화하고 모든 핵 프로그램 신고도 마무리하겠다는 내용이 제6차 6자 회담 2단계 회담에서 합의문이 채택된 것에 대해 굉장히 긍정적 신호라고 평했다. 박형준 대변인은 “이에 따라 핵 폐기를 상정한 비핵화 4단계 로드맵 중 2단계 과정이 연내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박 대변인은 북한이 신고할 핵 프로그램에 농축우라늄프로그램(UEP)은 물론, 북한의 핵무기 보유현황 및 재처리된 플루토늄의 양과 상태 등이 연내 신고대상에서 빠졌다는 점은 실효성에 의문을 갖게 한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박 대변인은 이에 대해 “성과에 급급한 나머지 ‘알맹이’ 없는 합의가 이뤄진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박 대변인은 “사실상 북핵문제해결에 시간이 걸리는 것을 탓할 수는 없지만 북핵문제의 근본적 해결보다 해결돼 가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데 필요한 ‘모양새’에 만족할 경우, 6자 회담과 한반도 비핵화 자체가 레임덕에 빠질 수 있다”고 역설했다. <염미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