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절 공휴일 어떻게들 보내셨나요? 저는 오랜만에 아이들과 쇼핑을 겸한 긴 산책을 하긴 했습니다만 큰 아이가 시험기간이어서 많은 얘기를 나누지 못한 게 좀 아쉽긴 합니다. 비가 오다 말다하여 약간 짜증나는 날씨였지만 뭐 땀복 입고하는 산책에도 그리 덥지는 않더군요. 그런데 길을 걷다보면 참 하고 싶은 얘기가 많아집니다. 우선, 우리나라 도로는 왜 그리 패인 곳이 많은지요. 교통사고가 난 자리인지… 유리조각이 범벅인 도로, 움푹 패여서 자동차 범퍼가 부서지는 소리를 내는 도로, 차선을 넘나들게 될 정도로 울퉁불퉁한 노면 등등 교통사고 위험의 요소가 곳곳에 산재합니다. 더불어 운전자들의 제멋대로 습관과 질서의식도 참 많은 문제가 보입니다. 자신이 급하면 옆 차선을 이용하면 될 것을 어쩌자고 남의 차 꽁무니에 머리통을 들이대며 위협을 가하는 것인지 참... 그런 때 초보 운전자들은 얼마나 진땀이 날까 생각하면 참 못되고 이기적인 사람들이 많다는 생각을 버릴 수 없지요. 아는 길을 가는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이정표도 참 문제입니다. 아는 길이야 도로표지판 없이도 갈 수 있건만, 난폭하고 양보심이 없는 다수의 운전자가 도로를 점령한 러시아워에 모르는 길을 찾는 건 그야말로 사고의 위험을 감수하고 가야하는 사지의 드라이브가 되어버립니다. 가로수에 가려 보이지 않는 표지판, 바로 앞차가 트럭이나 버스일 경우에는 아예 보이지도 않는… 이럴 땐 대략난감이지요. 거기에다 외국에는 없다는, 우리만의 독창적 시스템인 비보호 신호라는 건 정말 공포입니다. 더구나 네 것도 내 것, 뭐든지 나 먼저의 우리나라 국민성에는 절대 해당될 수 없는 신호로써 어서어서 사장되어야 하는 거 아닌지요. 안전지대 부근이나 차선 분리를 위해 늘어놓은 고깔모자(이름을 모르겠군요)들을 들이받아 파손시켜 놓은 모습을 보면, 참 불가사의한 일이라는 생각을 버릴 수 없습니다. 어제 퇴근길에는 고려대 모 아무개 교수가 대학 등록금을 성적에 따라 차등지급하자는 의견을 내놓았다가 언론의 질문에 아니라고 발뺌하며 철회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다시 말해 공부 잘하는 학생은 공짜로 대학을 다닐 수도 있고 성적이 좋지 못한 학생은 현재 한 학기에 300만 원 정도 하는 등록금을 두 배 세 배로 낼 수도 있게 되는 방법입니다. 결론은 성적 나쁜 찌질이들의 돈을 뜯어 인재를 양성한다는... 참, 그럴 듯한 묘책입니다만… ^^ 대학재정, 그렇게 어려운가요? 정말 열심히 공부하지만, 돈이 없어서 전전긍긍하는 학생들 구제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으면 부정으로 얼룩진 학교재정을 깨끗이 하기 위해서라도 장학제도의 폭을 넓힐 일입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의견을 물으니 대뜸 이러더군요. “엄마, 그러면 공부는 되게 하고 싶은데 머리도 나쁘고 돈도 없는 아이들은 어떻게 해?” “그리고 요새는 돈 많은 집 아이들이 성적 더 좋은데 걔네들은 더 부자되겠네?” 헐~ 당근, 맞는 말입니다. 교육마저 돈으로 해결하려는 대학교수의 잔머리라니… 시쳇말로 ‘캐안습’이라는 생각을 버릴 수 없더군요. 그것도 하필이면 경제학부를 대표하는 교수의 묘안이라니…. 정치권으로 넘어가봅시다. MB의 부시대통령 면담을 둘러싸고 ‘외교력 한계’라는 둥, 외교전선이 폭탄을 맞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MB 측 입장은 변함이 없는 듯하지만, 일단 관망세로 넘어간 듯하나…. 부시 면담 성사와 무산이 모두 미백악관 측에서 나왔다는 데 대해 의아함을 감출 수 없습니다. 이를 두고 문국현 진영에서는 “이명박 후보가 외교에 대한 기본상식도 없이 대권에만 눈이 멀어 뒷거래 식의 한탕주의식 방법으로 무리하게 일을 추진하다 빚어진 국제적 망신살이며 중대한 외교적 범실이라고 신나게 몰아세우고 있습니다. 뭐, 일단은 비난을 들어도 싼 짓을 한 MB 측이 입을 다무는 수밖에는 달리 방법이 없어 보이긴 합니다만...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강영우 차관보’에 희망을 걸어보고 싶은 심정을 버릴 수 없는 이유는… 이번 방미의 주된 목적이 자원·경제외교로 비록 상징적이긴 하나 매우 큰 의미를 지닌다는 점 때문이며 이러한 상황이 단지, ‘공식 외교라인을 배제하고 무리하게 진행한 데다 성급하게 발표한 것’에 노 측의 트집이나 견제가 작용된 것이 아닌가 하는 점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연이은 실언, 안병직 추대에 이어 외교적 아마추어리즘을 보인 MB진영에 대한, 네티즌들의 비난과 겸손하고 치밀하라는 애정의 충언이 빗발치는 가운데, 저는 명박 진영에 이 말 한마디 남기고 싶습니다. “정치는 프로들의 승부의 세계다!” 라는. ^^ 얼마 전 유행했던 말이 있지요? 잘~ 이라는.잘 합시다. well. <글·오마이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