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최고경영자를 거쳐 정치계로 입문하며 최고의 지지율을 고수하는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의 생각과 행보는 기존 정치권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새로움과 독특함을 지녔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지난 10일 출범한 한나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외부 인사에서도 4명의 정치신인들을 한순간에 최고의 ‘좌장’격으로 승격시키며, 파격적인 인사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바로 이 후보가 직접 위원장을 맡은 ‘경제살리기특별위원회’의 인선이다. 이번 인사에서 한나라당 강재섭 당 대표가 상임 선대위원장을, 안상수 원내대표가 공동선대위원장(국회 담당)을 맡게 된 것은 그동안 이 후보 측근에서 좌장 역할에 최선을 다했음에 너무나 당연한 처사라 하겠지만 이외에 4명의 공동선대위원장은 대부분 정치계와는 무관했던 외부 인사들로 이뤄져 많은 이들을 당황케 했다. 아직까지 발표되지 않은 농·어업과 체육·청소년 2개 분야 공동위원장을 제외한 ▶유종하 전 외무장관(외교안보) ▶박찬모 전 포항공대 총장(교육과학기술) ▶바이오벤처기업인 리젠바이오텍의 배은희 대표(미래신산업) ▶김성이 이화여대 교수(사회복지) 등 4명의 신입 정치인에 대해 기존 정치인들과의 완벽한 조화를 이뤄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먼저 이들 중 외교안보 위원장을 맡게 된 유종하 전 외무장관은 30여년 간 외교관으로 활동하면서 이 후보가 해외에서 왕성하게 현대 관계자로 일할 당시 외교관으로서 이 후보와 자연스런 왕래로 친분을 쌓아왔으며, 당 경선 때는 이 후보의 ‘정책자문단’으로 활동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 유종하, ‘취약한 외교라인 재정비하겠다’< /b> 유 외교 안보 위원장은 자신의 맡은 역할에 대해 “안보 정책이 중요하다”며 “앞으로 많은 토의가 있을 텐데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길 수 있겠지만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배경을 짚고 어떤 내용이 실현성 있는지, 도움이 될 것인지 제안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부시 미 대통령과 이 후보와의 면담이 불발되는 사례를 보인 취약한 외교라인에 대해 재정비 할 뜻을 밝혔다. ■ 박찬모, ‘학자로서 많은 도움 주고 싶어’< /b> 또한, 교육과학기술분야의 위원장을 맡게된 박찬모 전 포항공대 총장은 이 후보뿐 아니라 이 후보의 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과도 가까운 사이로, 예전부터 이 후보 참모들이 도움을 청했으나, 당시 현직 총장이어서 합류하지 못하고 임기가 끝난 현시점에서 참여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위원장은 “정치에 대해서는 생소하지만 학자로서 교육과학기술부문 선대위원장을 맡았으니 후보에게 그 분야에서 많은 도움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 배은희, ‘李에게 현장 목소리 전달할 것’< /b> 한편, 이 후보와 아무런 연관도 없던 바이오벤처기업인 리젠바이오텍의 배은희 대표이사는 미래신산업분야 위원장을 맡게 돼 눈길을 끌었다. 미래신산업분야의 배 위원장은 “이번 위원장 인선에 이노비즈협회(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가 저를 추천했는데 이 후보도 미래 산업에 대한 관심이 많아 흔쾌히 수락했다고 들었다”며 “이 후보가 관심 많은 벤처·중소기업 전반의 현장 목소리, 아쉬운 점을 전달할 생각이고, 공약에 반영하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배 위원장은 또 “평소에 정치권에 관심은 전혀 없었지만 과학기술부와 산업자원부 산하위원회 일을 하면서 정책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정책적인 규제 때문에 발전에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배 위원장은 이 후보의 과학기술 정책에 대해 “자세한 내용은 잘 모르지만 후보의 철학이 기술 혁신을 통한 기술유발, 인재활용, 중소기업의 허리 역할을 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김성이, ‘사회서비스 강조돼야 한다’< /b> 이어 사회복지분야의 위원장을 맡게된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김성이 교수는 “후보가 서울시장이었을 때 사회복지관 문제 등 현장의 목소리를 몇 차례 전달한 적이 있었다”며 “최근 연락을 받고 이번 인사에 합류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고통받는 삶의 현장에 이 후보가 직접 찾아갈 수 있도록 일단 사회복지인과 후보가 만나는 자리를 만들겠다”며 “또 복지정책 전반을 모니터링해 제 제안을 반영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 위원장은 “이 후보는 ‘국민 화합’을 말하면서 ‘경제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 그러면서도 ‘어려운 사람들을 더 잘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사회복지를 중시한다는 이 후보의 말을 높이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물적 중심인 사회복지가 인간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그동안 사회보장적 성격이 중시됐다면 앞으로는 사회서비스가 강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李, 경제는 꼭 살려보겠다는 의지 엿 보여< /b> 이번 인선에서 무엇보다 만인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무엇보다 경제살리기특별위원회일 것이다. 이 후보가 직접 경제살리기특위의 위원장을 맡아 말 그대로 경제 살리기 전초기지로 삼겠다는 것이다. 경제살리기 특위에는 황영기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이 전격 선임됐으며, 이 두 사람 외에도 경제살리기특위 산하 위원회에 20여 명에 달하는 현장 최고경영자(CEO)형 인사들이 선임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후보는 지난 10일 경기도 안산 문화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선대위 출정식에서 공동선대위원장과 함께 이 두 부위원장을 단상에 불러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특히, 이 후보는 황 부위원장을 소개하면서 “정치 ‘근처’에 오지 않겠다는 분을 근처에 오지 말고 가운데 오라고 해서 모셔왔다”며 환대했고, 이에 대해 황 부위원장은 “가지고 있는 모든 지식과 역량을 총동원해 12월 19일 기필코 이 후보를 대통령에 당선시켜 국민성공시대를 열겠다”고 화답했다. 윤 부위원장도 “우리나라 경제는 여러 문제가 많지만 내일을 위한 경제 성장동력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저의 경험과 지식과 열과 성을 다해 정권 교체를 이뤄내고 경제를 반드시 살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두 부위원장과 간사를 맡은 최경환 의원은 벌써부터 머리를 맞대고 서민경제 살리기를 위한 공약개발에 나섰다. 기존 정치권에서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기류를 지닌 이 후보의‘탈여의도’, ‘기업형 마인드’라는 화살이 당겨지고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과녁을 정확히 맞출수 있을지 주목된다. <염미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