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 민주신당 경선이 끝난 뒤 통합신당의 내부갈등 봉합이 선결과제로 떠올랐다. 겉으로는 탈락 후보의 경선결과 승복으로 일단 경선과정에서의 불법, 동원선거 시비로 인한 후보 간 갈등이 치유되는 모습이다. 하지만 기저에 흐르는 손학규·이해찬 진영의 분위기는 후보들의 승복선언과는 전혀 다르다. 한마디로 승복은 했지만 지지는 하지 않는 모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친노그룹들의 반감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친노그룹의 핵심인사인 안희정 씨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참여정부와 우리당에 대한 공격에 줏대 없이 마음이 흔들렸던 그가, 그런 과오에 대해 깊은 반성과 새로운 각오를 밝히지 않는 한, 우리의 마음까지 모두 가서 그를 돕기란 참으로 힘든 일”이라고 지지하기에는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동영 후보가 우리당 간판을 부수고 참여정부에 대한 야당과 언론의 근거 없는 공격에 줏대 없이 흔들렸었지만 그리고 경선에서 구태를 보였지만 그래도 우리에게는 승복의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불법 동원선거로 얼룩진 경선과정에서부터 정 후보를 비난했지만 결과에 불복해 탈당 등 극한적인 행동은 사실상 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 지지자는 “경선과정에서 정 후보에 대한 반감으로 사표방지를 위한 손학규 후보와의 연대에 대해 고민했었다”고 토로했다. 손학규 후보가 한나라당 탈당이 경선기간 내내 두고두고 꼬리표처럼 따라 다녔던 경험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이해찬 캠프에서 일했던 친노지지자들 중 일부는 통합신당을 탈당한다거나 문국현 후보 캠프로 이동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그만큼 운신의 폭이 많지 않아 답답한 상황이다. 정서적으로 이해찬 후보의 탈락으로 당내에서 친노그룹의 입지가 상당히 좁아졌다. 내년 총선에서는 공천을 놓고 원내 다수파에 밀려 존립기반을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도 예상된다. 이에따라 친노그룹은 입지 확보를 위한 활로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친노그룹의 한 관계자는 “정동영 후보가 불법 동원선거에 의해 대선후보로 당선되긴 했지만 본선 경쟁력이 떨어진다”며 “새로운 대안을 찾아야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와함께 열린우리당 간판 폐쇄에 상처를 크게 입은 친노그룹은 정 후보에 대한 지지조건으로 참여정부를 부정하고 배신한 데 대해 사과를 요구해 그동안 상처난 자존심 회복도 노리고 있다. 친노그룹은 범여권 후보 단일화 카드를 내세워 정 후보를 압박하며 입지 다지기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가장 유력하다. <이철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