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 소속 열린우리당 김현미 의원은 지난16일 주유소협회에서 받은 자료에 근거, 주유소에서 파는 석유제품의 30%가 주유소 표시와 다른 회사의 제품인 이른바 ‘기름 바꿔치기’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업체별로는 현대오일뱅크가 전체 내수판매량 가운데 40.1%를 타사 제품을 구입해 재판매한 것으로 나타나 이른바 ‘교환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SK(37.4%), 인천정유(33.9%), GS칼텍스(33.2%)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김 의원은 “정유사들이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을 주유소에서 공급하면서 타사 제품을 섞어서 속여팔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결국 소비자들은 ‘기름 바꿔치기’에 당하고 있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또 “소비자들은 주유소 간판에 적힌 특정 정유업체의 석유제품을 구입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30%는 타사 제품을 사고 있는 것”이라며 “공정위는 정유업계와 주유업계의 이같은 행태를 철저하게 조사해야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렇듯 ‘기름 바꿔치기’가 전국적으로 만연해지자 SK에너지는 전국 주유소 숫자가 제일 많은 관계로 ‘기름 바꿔치기’의 피해 정유사 중 자사의 타격이 제일 크다고 판단, 대대적인 단속은 물론 적발 임직원들에게 승진보장까지 해주는 파격적인 ‘신고포상제’를 실시해 효과를 보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때문에 지금도 SK에너지 주유소에 가면 100%정품 표시가 적힌 깃발을 주유장치 윗쪽에 걸어놓고 자사제품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을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에대해 SK에너지 관계자는 “정부의 석유사업법 개정에 따른 신고포상의 강화에 부응, 영업부서에서 자사제품 판매 늘리기 독려 차원에서 탱크로리 기사 등에게 적발신고시 캐시백 포인트를 준 적은 있으나 임직원 승진포상 차원은 아니다”며 자사의 이미지 추락에 무척 신경쓰는 눈치다. 하지만 SK에너지는 심지어 기름에 착색제를 첨가해 자사제품 여부를 판단하기도 하고 또한 수시로 주유소들을 방문해 샘플을 채취해 조사하거나 판매량은 괜찮은데 공급을 줄인 주유소들을 중심으로 밀착 감시를 하는데 대해 주유소 업계는 “이미 주유소들이 이 같은 신고포상제 얘기를 듣고 매우 불쾌해하고 있다”며 겉으로는 ‘신뢰’를내세우면서 뒤로는 ‘감시’를 하는 이중행태에 대해 ‘상호신뢰’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른바 ‘기름 바꿔치기’란 현행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과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사업법에 규정된 ‘폴 사인제’(특정사 기름만 판매하는 제도)를 따르지 않고 다른 정유사의 제품을 몰래 섞어 파는 행위를 말한다.
예를들면 R정유사의 주유소가 C정유사의 제품을 좀 더 싸게 구입해서 R정유사 제품과 섞어 R제품인 것처럼 파는 것으로 일종의 중간유통단계에서의 밀어내기식 덤핑이다. 적발되면 현행 석유사업법에 의거 업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5000만 원의 벌금이 부과될 분 만 아니라 사용자 처벌까지 고려되어 신고자에게 50만 원의 포상이 주어진다. ■ 4대 정유사 101개 주유소 유사석유제품 판매 [2007 국정감사]올 상반기 총 204건 적발< /b> 올해 상반기 SK 등 국내 4대 정유사의 101개 주유소가 휘발유·경유 등 유사석유제품을 판매하다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7일 산업자원부가 국회 산자위 소속 한나라당 이병석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SK·GS·칼텍스·S-Oil·현대오일뱅크 등의 주유소 석유제품 품질검사 결과 101개 주유소에서 총 204건의 유사석유제품이 적발됐다. SK의 경우 30개 주유소에서 50건, GS 칼텍스는 14개 주유소에서 22건, S-Oil 은 28개 주유소에서 62건, 현대오일뱅크는 29개 주유소에서 70건이 적발됐다. 2005년에는 SK 76개 주유소에서 105건, GS 칼텍스 54개 주유소에서 79건, S-Oil 53개 주유소에서 62건, 현대오일뱅크 76개 주유소에서 110건이 적발됐다. 2006년에는 SK 75개 주유소에서 114건, GS 칼텍스 68개 주유소에서 109건, S-Oil 45개 주유소에서 82건, 현대오일뱅크 57개 주유소에서 95건이 적발됐다. 현재 유사석유제품을 판매하다 적발된 주유소에 대해서는 석유품질관리법에 따라 과징금을 부과하거나 등록취소,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을 내리고 있다. <조창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