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가자는 거야’라는 말한마디로 검찰을 길들인 노무현 대통령도 잡지 못했던 재경 마피아인 ‘모피아’가 또 다시 대선정국에 꿈틀거리고 있다. 지금 경제부처 및 금융계는 모피아와 이헌재 사단이 독식하고 있으며 새로운 정권이 출범해도 이들의 힘을 제어하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금융권에 파다하다. 김대중 정부 초기만해도 한국은행은 은행감독원을 통해 금융기관을 감독했으나 은행감독원이 보험감독원·증권감독원과 함쳐져 금융감독원으로 재편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재경부에서 파견된 금감위 관료들이 금감위의 조직과 기능을 점점 키워 금감원을 완전히 장악하는 상황으로 변화되면서 이헌재 사단과 같은 특정파벌이 조성되었다. 이에 따라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재경부 출신이 대기업으로 옮겨가거나 금감원출신이 금융기관으로 옮겨가는 것이 당연하게 보이게 되었다. 심지어 외환은행 매각의 실무 책임을 맡았던 변양호 전 재경부 금융정책국장은 보고펀드를 설립해 한국판 론스타를 도모할 정도였다. 변 씨의 보고펀드에 국내 금융기관들이 돈을 싸들고 달려온 것은 재경부내 모피아의 영향력을 실감하게 하는 부분이었다. 모피아 가운데서도 경기고 서울대 인맥은 핵심 라인인데 박병원 전 재경부 차관은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 옮겨갔고 김석동 재경부 차관은 모피아의 막강 실세로 존재하고 있으며 이밖에 유회원 전 론스타 어드바이저 코리아사장, 정문수 전 청와대 경제보좌관, 이강원 전 한국투자공사 사장, 김규복 신용보증기금이사장, 김진만 대성그룹 상임고문, 정운찬 서울대 전 총장, 백영철 건국대 교수 등이 이른바 KS모피아 라인이다. 이헌재 사단에는 김영재(칸서스자산운영 회장), 이영회(아시아 개발은행 사무총장), 서근우(하나은행 부행장), 김기홍(국민은행 전 수석부행장), 이성남(금융통화위원), 이성규(코레이 최고 지식책임자), 박해춘(우리은행장), 정기홍(서울보증보험 사장), 박종수(우리증권사장), 연원형(전자산관리공사사장), 이덕훈(금통위원), 황영기(우리금융지주전 회장), 하영구(한국씨티은행장), 강정원(국민은행장) 등인데 여전히 막강한 힘을 갖고 있다. 금융정책을 총괄 결정하는 금통위 역시 모피아가 장악하고 있다고 하는데, 금통위원 6명 가운데, 금감위원장 추천 1명과 재경부 장관 추천 1명, 전국은행장협회장 추천 1명 등 3명이 모피아의 직접적인 영향력 아래에 놓여있다. 이밖에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보증기관인 신용보증기금, 기술신용보증기금, 증권 유관기관인 선물거래소와 증권예탁원, 코스닥위원회, 코스닥증권시장, 한국증권전산, 여신금융협회 등도 모두 재경부 출신이 기관장을 맡고 있거나 맡아왔던 보직이다. 심지어 비씨카드나 한국신용정보 등 은행이 공동출자해 설립된 회사들도 모두 모피아 또는 이헌재 사단이 독차지하고 있는데, 새로운 정권이 출범해도 이들의 힘을 제어하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금융권에 파다하다. <김진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