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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STX, 배 만들 돈으로 조선사 인수

부채성격 선수금 활용…유동성에 큰 문제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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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1호 ⁄ 2007.11.05 15:44:08

STX그룹이 유럽 최대선사 아커 야즈의 지분 39.2%를 사들이는 데 사용한 8억 달러(약 7300억 원)는 과연 순수한 내부 유보자금일까. 발표직전까지 금융권의 도움없이 비밀을 유지하면서도 수천억 원의 실탄을 소리없이 준비한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말 현재 STX조선의 현금성 자산은 약 4700억 원 수준. 이번 지분투자를 위해 사용한 6400억 원(STX엔진 900억 원)보다 약 1700억 원이나 모자라는 수치다. 아직 발표되지 않은 3분기 실적을 토대로 영업이익이 급속히 호전됐다고 해도 갭이 지나치게 크다. 같은 기간 매출액(8700억 원)을 감안, STX조선 급의 회사가 상시적으로 필요한 운전자금을 최소 2000억~3000억 원 수준으로 본다면 이번 투자를 위해 STX조선이 보유중이던 현금성 자산은 8000억 원에서 1조 원 사이였다는 역산이 가능하다. 하지만 상반기 재무제표를 근거로 단 1분기만에 현금성 자산이 2배 이상 늘었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결국 유보자금이 아니라 배를 짓기 위해 받아둔 선수금을 일부 사용했다는 추론에 이르게 된다. 상반기까지 STX조선과 STX엔진의 수주잔액은 각각 7조5000억 원과 3조 원 수준. 수주잔액은 배를 짓기 원하는 선주와 배를 짓는 조선사가 선박 건조를 완료한 후 인도시점까지만 치르면 되는 총 대금을 말한다. 같은 기간 실제로 손에 쥐고 있던 현금인 선수금은 각각 5800억 원, 2600억 원이다. 선박의 경우 비교적 싼편에 속하는 벌크선도 최근 가격이 폭등, 평균가격이 9000만 달러(820억 원)에 달한다. 이 때문에 선주들은 대금을 여러차례로 나눠서 납입한다. 일반적으로 조선사들은 계약식이 열리는 때 선수금 명목으로 20%를 받는다. 이후 부분 건조(Steel Cutting)가 시작되면 20%, 도크(Dock)에 첫 블록이 안치되면(keel laying) 20%, 배가 진수(Launching)되면 다시 20%를 납입 받는다. 마지막 잔금은 명명식(Delivery) 때 받기 때문에 총 5단계 과정을 거치는 셈이다. 단계마다 받는 대금의 크기는 계약조건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큰 틀은 대동소이하다. 대동조선이 전신인 STX조선은 진해조선소를 기점으로 중국까지 조선소 영토를 넓혔지만 아직까지 중국에서 선박을 건조해 선주에게 인도한 선박은 없다. 가장 빠른 인도 시점이 내년 말이다. 선수금은 배를 짓는 데 필요한 운전자금에 해당하기 때문에 기업 재무재표상에서 부채의 성격을 가진다. STX는 이번 지분인수를 실행하면서 금융권의 도움 없이 자체자금을 썼다고 밝혔지만 실상 부채로 인수합병(M&A)을 실행한 게 된다. 선수금으로 사실상 인수합병(M&A)을 진행한 데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주가를 예상하는 증권가의 목소리는 긍정적이다. 대우증권 성기종 연구원은 “앞으로 들어올 대금이 더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조선소 경영에 있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투자증권의 송재학 연구원도 “선수금은 부채이지만 현금성 자산이라는 성격도 있어 용처가 분명하다면 문제의 소지는 없다”며 “회사의 가치를 M&A로 올린 걸 높이사야 한다”고 말했다. STX그룹은 성장지향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고, 조선업계 후발주자로서 한단계 레벨업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게 급선무였기 때문에 이번 지분투자는 긍정적이란 평가다. 조선업계의 숙원사업이던 크루즈선 기술확보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 무게를 둔 측면이 있다. 하지만 기업의 경영상태와 신용도를 분석하는 신용평가사들의 시각에서는 우려도 엿보인다. 미리 주문받은 배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원가투입분이 운전자금의 일시적인 부족현상을 필연적으로 초래할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신용정보의 권성철 수석연구원은 “STX조선의 자금흐름이 큰 문제를 겪을 가능성은 낮지만 원가투입에 필요한 운전자금을 투자자금으로 활용했기 때문에 중기적으로는 채권발행을 하거나 금융권으로부터 차입을 늘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장 중국에서 건조 중인 선박들의 기자재를 살 돈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부족분을 금융차입으로 대신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STX엔진 역시 마찬가지. 이 부족분의 일부는 다시 회사로 유입될 중간대금으로 채워질 수 있지만 나머지는 채권발행 등을 통한 차입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중국 조선소가 내놓을 선박들의 품질이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도 경영상의 리스크로 분류된다. 조선업의 경우 완성품의 신뢰도가 미래 현금유입을 결정한다. 때문에 국외 조선소에서 완성될 초기 선박들의 품질에 의해 STX그룹의 미래현금흐름이 결정될 전망이다. ■ STX그룹의 세계2위 크루즈조선사 아커야즈 인수에 따른 재무리스크 분석 한국신용정보 심우배 연구원 특별보고서 요약< /b> STX그룹은 2007년 10월 23일유럽 최대조선사이며 세계 2위 크루즈 조선사인 Aker Yards ASA(아커야즈)의 지분 39.2%를 블록세일을 통하여 매입했다고 공시하였다. 동 지분인수는 총 소요금액이 7,389억 원으로 국내조선사로는 최대 규모의 해외인수이고 한국 조선업계가 아직 진출하지 못하고 있었던 크루즈선 시장에 대한 사업영역 확대란 측면에서 시장의 관심을 모은 바 있다. 그러나 이같은 대규모 해외조선사 인수를 통하여 STX그룹의 다양한 시너지 획득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인수 총 금액이 7천억 원을 초과하는 등 인수에 참여하는 양사의 재무적 부담이 일정부분 가중되고 있음이 밝혀져 우려되고 있다. ■ 사업상 시너지 효과< /b> 심 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STX그룹은 이같은 세계2위의 크루즈 조선사 인수를 통하여 사업영역 확대, 선종 다각화,기술확보, STX엔진 등 부품계열사 수요기반 확대, 원자재 공동소싱 등을 통한 원가절감 등 다양한 시너지 효과의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반면 아커야즈의 쿠르즈선 사업부문에서는 산업의 폐쇄적 영업환경 특성상 일부 부정적 영향을 받게될 가능성이 존재하며 이에따라 그룹은 동 부문에 대하여 당분간 신중한 자세를 취할 것으로 전망 된다고 분석했다. 아커야즈는 2006년말 현재 총 149척의 수주잔량(수주잔액 11.8조 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2006년 50척의 선박을 인도하였고, 2006년 매출액은 3.8조 원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2006년말 아커야즈는 STX조선 대비 수주잔량 기준 100%, 수주잔액 기준 210% 가량 수준이며 매출액 기준으로는 STX조선의 229% 규모로서 그룹의 외형상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될 전망이다. 또한 조선업 중심의 수직계열화를 추진하고 있는 STX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상 기존 상선위주 사업구성에서 레저산업 유관 조선업 부문의 추가라는 측면에서 사업 안정성 강화라는 측면에서, 사업 안정성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 상이한 쿠루즈 부문 인수에 따른 리스크< /b> 심 연구원은 쿠루즈 부문의 경우 기존 STX 사업부문과 사업성격이 상이하고 조선사업 주도권은 1970년대 유럽에서 일본으로 1990년대 일본에서 다시 한국으로 넘어갔으나 이런 고급선 시장은 여전히 유럽업계가 장악하고 있다. 이는 고급선이 높은 수준의 선박 설계기술 및 최고급 인테리어 기술을 필요로 하고 발주사 및 발주량이 제한된 폐쇄적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므로 유럽업계의 자존심으로 일종의 상징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시장의 폐쇄성으로 인하여 아시아 업체가 대주주로 부상하여 경영권에 영향을 미칠 경우 기존 쿠르즈 사업부문의 인수에 부정적 영향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STX그룹이 실질적으로 안정적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의 지분을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해외언론 보도에 ‘long-term minority owner’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등 신중한 접근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이와 관련된 것으로 판단되고 또한 내장재 등 원자재 상당부분이 상업용 선박을 제조하고 있는 STX그룹의 조선 부품사의 제품과는 성격이 상이하여 같은 부문의 영업상 연관관계는 당분간 낮은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또한 STX그룹은 STX팬오션을 정점으로 한 상선부문의 수직계열화도가 높은 그룹으로서 그룹 전체의 실적이 화물 물동량에 영향을 크게 받아 국제 산업 경기변동에 따른 실적 변동성이 높은 수준으로 판단된다. 반면 크루즈선 사업의 실적은 관광 레저산업의 영향을 받으며 이러한 사업의 추가는 대체로 계열 전체로서 경기변동에 따른 실적 가변성을 완화하는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 인수 재원의 선수금 사용에 따른 재무적 리스크 분석< /b> 심 연구원은 재무적으로 STX그룹은 양호한 수주를 바탕으로 풍부한 선수금이 유입되어 가용자금이 크게 증가한 STX조선및 STX엔진이 인수에 참여함에 따라 직접적 추가 차입없이 본 인수를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선수금에 기초한 투자는 향후 선수금 감소기에 차입금 전환을 통한 재무부담 증가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분석하면서 향후 양사의 선수금 증감 및 차입금 수요 증감 추이에 대하여 모니터링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STX그룹은 아커야즈 지분의 39.2%dls 4,456만주를 주당 NOK 97(KRW 16,581), 총액 NOK 43.2억(KRW 7,389억)에 인수하였으며 금번 인수결정으로 인하여 STX조선 6,466억 원, STX엔진 923억 원의 자금부담이 발생하였고 최근의 조선업 호황을 통한 대규모 선수금 유입으로 유동성 확보가 가능한 STX조선과 STX엔진 양사를 인수 주체로 하여 추가 차입 없이 자체자금으로 이를 충당할 계획으로 현재로서 가용자금이 투자지분으로 전환되면서 유동성이 저하되는 것 이외의 직접적 재무안정성 저하현상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 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대규모 선수금은 수주 호조세로 인하여 발생한 운전자금상의 이점으로서 인수주체 회사의 유동성을 보강하는 효과를 나타내 동업계 경쟁사와 비교하여 STX조선은 투자유가증권부담이 높은 수준이며 여유자금수준이 상대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러한 선수금에 기초한 투자는 향후 선수금 감소기에 차입금 증가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 STX조선은 조선업종 5~7위권의 시장지위를 보유한 대형 조선사이며 전반적 실적은 다소 저조한 수준이나 최근 양호한 수주실적을 기록하고 있으며 2007년 2분기 이후 실적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2008년 이후에는 본격적인 실적개선이 예상된다고 하면서 신조선 시장은 대부분 선종 및 선형에서 사상 최고치의 선가를 기록중이고 수급관계에서 공급자 우위상황으로 원재료가격 상승으로 인한 원가상승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실적개선추이는 일정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STX조선 및 STX엔진의 경우, 현재의 시황 및 수주추이 등을 감안 할 때 당분간 수주 및 선수금의 급격한 감소를 통한 재무부담의 심화가능성은 비교적 낮으나 양사 신용도의 주요요소인 수주추이, 선수금 증감, 추가투자규모 등에 있어 변동이 급격하게 일어날 경우 재무적 리스크가 크게 증가할 수 있는 요소도 있으므로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했다. <조창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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