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찜통 더위속에 툇마루에서 낮잠을 자던 어느 청년이 들이 닥친 낯선 젊은이에 의해 잠깨 포니차를 타고 달린다. 한 시간후 남산, “고개숙여” 소리와 함께 남산 한 건물에 정차해 지하로 끌여 들어간다’ 전두환 정권 때 어느 젊은 청년이 안기부에 연행돼 조사받은 실황이다. 그러나 고문과 정치인 사찰을 해오던 국가정보원이 국민의 정부에 이어 참여정부로 이어지면서 국민을 보호하는 기관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러한 변신으로 취업생이 가장 가고 싶은 직장으로 국정원을 뽑고 있다. 지난 8월에 피랍된 아프가니스탄 석방의 중추역할을 한데 이어 최근 마부노호 피랍도 구출하는데 성공했다. 국정원은 또 국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산업계와 공조를 통해 산업스파이 색출에도 한 몫을 해 국익을 보호하고 있다. 해외국민 피랍사상 가장 긴 174일만에 소말리아 해적의 손에서 마부노호 석방의 숨은 주역은 국정원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마부노號 인질 구출위해 요원 5명 급파< /b> 지난 아프가니스탄 무장세력에 납치된 샘물교회 신도 석방도 국정원이 개입, 구출한데 이어 이번 마부노호 사건에도 국정원은 요원 5명을 현지로 급파, 미국 CIA와 공조아래 석방에 성공했다. 국정원은 마부노 1, 2호가 우리나라 국적선이 아니라 국정원이 직접 개입하기 어렵다는 판단아래 개입을 중단하고 외교통상부를 통해 해결되기를 기대했으나 피랍사건이 장기화 됐다. 이에 대해 국정원은 더이상 한국선원을 방치할 경우 목숨이 위태롭다고 판단, 지난 8월 김만복 원장의 지시를 받고 한진호 제2차장 지휘 아래 요원 5명이 파견돼 미국 CIA를 비롯, 미국 해군과 서로 정보를 공유하면서 피랍선원 구출작전을 전개했다. 급진전을 탄 것은 국정원이 지난주 초 국내 담당인 한진호 제2차장을 현지에 급파해 현장을 진두지휘토록 하면서 미군함대와 한국 합참이 공조해 사건을 마무리 지었다. 전세계를 떠들썩하게 한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사건도 국정원의 역할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직접 김만복 원장이 현장 진두지휘를 통해 석방을 이끌어냈다. 김 원장은 당시 정부대표단과 탈레반이 석방합의가 있기 수 일 전 아프간 카불로 급파돼 석방협상을 막후 지휘했다. 국정원은 지난 2004년 6월 이라크에서 납치된 김선일 씨가 무참히 살해당하는 모습을 무기력하게 지켜본 경험을 한 뒤, 중동지역 대테러 협상 전문요원들을 보강하는 등 보완책을 마련해 왔다. 국정원은 지난 번 아프간 피랍사태 정보를 입수한 뒤 테러정보통합센터를 중심으로 비상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등 사태 초기부터 발빠르게 대응했다. 김 국정원장 역시 열악한 통신사정 극복, 신속한 의사결정, 제3자 감청 방지 등을 위해 직접 아프간으로 날아가 협상을 진두지휘했다. 또 끊겼던 남북정상회담도 국정원이 다시 다리를 놓았다. ■드라마 영화 촬영위해 국정원 공개도< /b> 지난 7월초 우리 측은 국정원 대북 채널을 통해 남북관계 진전 및 현안사안 협의를 위해 김만복 국가정보원장과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간의 고위급 접촉을 제안했다. 그런데 7월 29일 북 측은 뜻밖에도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명의로 “8월 2~3일간 국정원장이 비공개로 방북해 달라”며 공식 초청했다. 김 국정원장은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두 차례에 걸쳐 비공개 방북해 북측과 협의하고, 제2차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합의하게 됐다. 방북과정에서 북 측의 김양건 통전부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위임에 따른 중대제안 형식으로 ‘8월 하순 평양에서 수뇌상봉을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참여정부 출범 직후부터 노 대통령을 만날 것을 결심했으나 그동안 분위기가 성숙되지 못했으며, 최근 남북관계 및 주변 정세가 호전되고 있어, 현 시기가 수뇌상봉의 가장 적합한 시기’라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국정원장은 8월 3일 서울 귀환 후 노 대통령에게 이를 보고했다. 노 대통령이 북 측 제안을 수용할 것을 지시하자 김 국정원장은 지난 8월 4일 재차 방북, “북 측의 남북정상회담 개최 제안을 수용한다”는 대통령의 친서를 김양건 통전부장을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전달했다. 이 과정을 거쳐 김 국정원장과 김양건 통전부장은 ‘제2차 남북정상회담 개최 합의서’에 나란히 서명하게 됐다. ■어린이 교실 열어 안보 소중 깨우쳐< /b> 지금 국정원은 정정이 불안한 국가에 대해 신변 안전 유의 권고를 해 국민들의 안전을 보호하고 있다. 이뿐만은 아니다. 국정원은 국정원을 소재로 한 드라마·영화를 위해 국정원 내부를 소품으로 제공하는 등 과감한 개방을 하고 있다. 지난 7월에 방영된 MBC 미니시리즈 ‘개와 늑대의 시간’ 국민들은 볼 수 없었던 국정원 내부를 드라마로 통해서 볼 수 있었으며 첩보활동을 어떻게 하느냐도 알게 했다. 이와 함께 전국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nis 어린이회원’을 모집, 안보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있다. ■이젠 정치사찰은 NO. 부패척결 YES< /b>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 측에서 정치사찰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부패척결TF팀’. 이와 관련, 국정원은 지난 7월 부패 예방정보 활동은 국가이익의 증진으로 정보기관의 고유업무라면서 그동안 활동내역을 공개했다. 국정원은 “오늘날 국가안전보장의 개념은 군사·외교 분야 뿐 아니라 산업기술 유출 등 국가와 국민의 이익을 해치는 다양한 형태로 확대되고 있다”면서 〃국정원은 참여정부 출범 이후부터 사회 각분야의 고질적 비리에 관한 구조적 고리를 끊을 수 있는 급소파악이 필요하다고 판단, 부패척결 TF를 운영해왔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부패척결 TF 활동에 대해 정치적 목적의 활동은 전혀 하지 않았으며, 국가 경쟁력을 약화시키거나 제도적·구조적 발생원인을 갖고 있는 부패 사안에 대한 비리 첩보를 수집, 검찰·경찰 등 관계기관에 지원해 처리토록 했다면서 그동안 ‘바다이야기’ 등 사행성 게임업소 난립에 따른 문제점을 종합적으로 점검, 검찰 수사와 제도개선으로 연결되는 계기를 마련했다. 특히 다단계업체인 ‘JU그룹’의 로비 사건 등을 포착, 시민들의 피해 확산을 차단했고 이밖에 고금리 사채·노점상 갈취 및 불법 건강식품 유통 등 민생·서민경제 침해 사례를 수집, 지원함으로써 정부가 8大 민생범죄 침해사범 특별대책을 추진하는데도 일조했다. 국정원은 부패척결 TF의 법적 근거에 대해 정부조직법 제16조, 국가정보원법 제3조, 국가안전보장회의법 제10조에 근거해 이같은 업무를 해왔으며 대통령 훈령 ‘반부패관계기관협의회 규정’ 제3조 3항도 국정원장을 배석기관으로 규정, 다른 정부기관과의 반부패 관련 정보 협력 및 지원을 명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법원이 국정원 활동과 관련해 “정보기관의 비공개 활동의 특성을 고려, 국정원의 모든 직무내용을 법률에 열거하는 것은 부적절하며, 직무범위를 합목적적·포괄적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판시한 사례도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정원은 부패 예방정보 활동은 국가사회 안정에 영향을 미치는 위해 요인을 사전 점검하는 국정원의 고유업무 영역으로 정치권에서 주장하는 소위 ‘정치인 사찰’은 전혀 없었다고 강조하고 지금까지 어떤 형태의 정치적 시비가 될 행위를 한 적이 없다고 확언했다. 또 국정원은 참여정부 출범 이후 탈정치·탈권력을 목표로 강도 높은 개혁을 추진해 온데다, 특히 과거의 잘못된 업보를 털어내기 위해 과거사 정리라는 아픈 고통을 감내해 왔음을 강조하면서 국정원의 정당한 업무수행에 대한 거듭되는 정치적 논란은 검찰 수사 등을 통해 실체적 진실이 밝혀질 것이며, 그 시점에 국민들도 국정원의 진정성과 정치적 중립의지를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면서 향후 어떠한 상황하에서도 국정원은 추호의 흔들림도 없이 정치중립을 확고히 하면서 국가안보와 국익증진을 위해 진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국정원은 지난 7일 KTX광명역에서 국방부·환경부·경찰청·소방방재청 등과 합동으로 KTX 승객 피랍을 가정한 ‘2007 대테러 종합 모의 훈련’을 실시했다. 지난 2004년 개통이후 KTX열차를 대상으로 소규모 대테러·소방 훈련은 있었지만 대테러기관합동 훈련은 이번이 처음이다. ■KTX피랍 승객 구출 대테러 훈련< /b> 광명역 상행선 6번 승강장에서 실시된 이번 훈련은 승객들이 탄 KTX 열차가 테러범들에 의해 피랍되는 상황을 설정하고 ▲피랍 열차 강제 정차와 협상 ▲테러범에 의한 일부 인질 살해 ▲무력진압 작전 실행 ▲폭발물 탐지 및 제거 ▲독가스 탐지 및 제독 ▲화재진압 ▲부상자 구출 및 호송 등 실제 발생 가능한 모든 테러 상황을 가정해 진행됐다. 국정원 관계자는 “최근 해외에서 열차 등 다중이용시설을 대상으로 한 테러가 빈발함에 따라 KTX 열차 테러 합동 모의 훈련을 준비했다”면서 “훈련에서는 실제 상황을 방불케하는 입체적인 대테러 작전을 전개했다”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