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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단독보도] POSCO, 봐줄테니 노조 탈퇴해라

포스코 노정추 조합원, 탈퇴 종용 녹취록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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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2호 ⁄ 2007.11.12 16:39:38

안정적 노사관계를 대표해 온 포스코 광양제철소가 광범위한 노조와해 활동을 해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노조 탈퇴를 전제로 징계가 예고된 직원의 징계수위 조절을 약속하는 등 인사원칙까지 무시한 채 광범위하게 사내 노조활동의 ‘싹’을 잘라왔다는 증언이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포스코 광양제철소에 십 수년째 근무해온 포스코노동조합정상화추진위원회(이하 노정추) 배인수(37·재질시험과)씨가 공개한 녹취록을 통해 드러났다. 포스코 노동조합 정상화를 위해 활동해 오던 배인수 씨가 징계를 받은 것은 지난해 11월. 포스코노경협의회 홈페이지의 일부 게시글 삭제 혐의로 1개월(11월 6일부터 12월 5일)간 정직처분을 받았다. 그런데 징계가 결정되고 얼마 뒤인 11월 10일, 포스코 광양제철소 재질시험과장인 A과장이 배 씨를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 Y공장장이 함께 한 이 자리에서 A과장은 배 씨에게 ‘노동조합을 탈퇴하라’고 종용했다. A과장은 노조탈퇴의 대가로 징계수위를 대폭 낮춰주겠다고 제안했다. 이날 A과장은 “노조만 탈퇴하라. 그러면 징계를 낮출 수 있다. 원하면 해외파견을 보내주겠다”면서 “어느 선을 원하느냐”고 물었고, 배인수 씨는 처음대로 ‘무효처분’을 주장했으나 사 측의 명분 등을 이유로 결국 최저 징계수준인 ‘견책’에서 합의됐다. 노정추 회원 5명의 노조탈퇴서 제출이 전제됐음은 물론이다. 이날 면담의 내용대로 재심에서 배 씨는 ‘견책’결정을 통보받았다. 재심 전인 지난해 12월 18일 이들 노정추 회원 5명은 노조에 탈퇴서를 제출했다. 노조탈퇴를 종용하는 사 측의 요구는 이전에도 계속됐다. 또 다른 녹취록에서 A과장은 “(노동조합 가입사실은)우리가 용납하기는 굉장히 어렵다. 회사입장에서는 그렇게 됐을 때 회사가 가져야 할 부담 리스크가 너무 크다”며, 집요하게 설득했다.

또, “이걸 꼭 둘이서 서로가 피를 흘리고(싸워야 되느냐). 대중이 집단을 만들었을 때의 위험성이 크다”며, “특히, “민주노총의 사상에 입각한 그것(노동운동)의 위험성을 회사로써는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배 씨는 “필요한건 저희들(노정추 5인)의 (노조)탈퇴서 아니냐”고 묻자 함께 있던 Y공장장이 “그렇다. 노조탈퇴서다”고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결국, 이날 만남이 단순한 임직원 간의 면담수준이 아닌 사실상 노조 탈퇴를 강요하려는 자리였다는 게 노정추의 증언이다. A과장은 특히, “아예 회사가 씨(노조활동이나 운동)를 키우지 않으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포스코 차원에서 광범위하게 노조 와해활동이 시도되고 있음을 짐작케 하는 말이다. 배인수 씨는 현재 지독한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7월 다시 노조에 가입한 뒤 올해에도 3개월 정직처분을 받은 바 있는 그는 사 측이 해고수순을 밟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그는 포스코 인사규정 상 2년 연속 인사평가 D등급일 경우 인사위원회에 회부돼 ‘권고사직’ 또는 ‘징계면직’ 절차에 들어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배 씨는 “노조활동을 방해하기 위해 징계까지 이용하는 회사가 바로 포스코”라며, “윤리기업을 표방하지만 포스코의 노동정책은 극히 부도덕한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다음은 배인수 씨가 공개한 녹취 자료 중 하나의 내용 A과장 : 여러분 어느 정도 얘기되면 여러분 5명 우리5명 수련회 한번 가서 1박2일 한번 지내보자.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서로가 대화에 응하고 문제해결 될 때까지 이렇게 하든 저렇게 하든 끝날 때까지는 좋은 쪽으로 생각해가지고 허심탄회하게 서로가 피해자면 피해자고 우리도 피해자면 피해자인데…. 배인수 : 필요한건 저희들의 탈퇴서 아니겠습니까? Y공장장 : 그렇죠. A과장 : 사실 그렇게 되면 우리가 용납하기는 굉장히 어려워 회사입장에서는 그렇게 됐을 때 회사가 가져야할 부담이 너무 커 리스크가 너무 크고 …. 내가 정말 큰 혼란과 혼선이 있는 줄 몰라 내 개인적으로도 힘들고 회사에 나가는 것도 힘들고 정말 그만두고 싶은 생각도 가끔 있어. 여러분의 이상과 현실은 너무나 안 맞다. 기업이란 것은 이익을 내지 않으면 안되는 이익집단, 철저한 이익집단이다. 여러분의 소박한 생각을 여기에다 접목한다는 것은 자연스럽게 해봐도 괜찮을 것이라면 왜 이회사가 막으려고 하느냐? 현실적으로 적용이 불가능하고 현실적으로 적용하다가 리스크와 문제점을 안을수 있다는 염려 때문에… 못하게 하는것이다. 이걸 꼭 둘이서 서로가 피를 흘리고…. 대중이 집단이 만들어졌을 때 위험성과 민주노총의 사상에 입각한 그것의 위험성을 항상 회사가… 아예 회사가 씨를 키우지 않으려고 한다. 그건 이해를 해줘야 돼. 이해를 해주고 여러분들이…. <최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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