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유사들이 지난 상반기 사상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한데 이어 3·4분기에도 실적 호조세를 이어갔다. GS칼텍스는 3·4분기 영업이익이 2745억 원으로 작년 동기에 비해 89.3% 치솟았다. SK에너지도 같은 기간 매출이 6조6579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6조5147억 원에 비해 2.2% 늘어나는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4184억 원으로 작년 동기 3495억 원에서 19.7% 뛰었다. 국내 정유사들이 요즘들어 몸을 바짝 사리고 있다. 최근 석유사업에서 재미를 본 정유사들의 3분기(7∼9월) 영업실적이 사상 최대 수준의 호황을 보이고 있지만 다들 ‘쉬쉬’하는 분위기다. 올초 지난해 4분기(10∼12월)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을 당시 “앞으론 달라질 것”이라며 적극 홍보하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는 초(超)고유가와 국내 휘발유 가격 상승으로 정유사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매우 차가운데다 국정감사 기간이라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각 사에 따르면 GS칼텍스는 3분기 영업이익이 274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90% 정도 치솟았다. 이중 석유부문의 영업이익은 1523억 원으로 절반을 넘었다. 이는 정제마진의 악화속에서도 석유제품인 휘발유 가격이 크게 오른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실적이 좋았던 것은 국내에서 휘발유가 잘 팔려서가 아니라 밖으로 수출이 잘 됐기 때문”이라며 “분위기도 흉흉한데 여론의 방향이 정유사들 ‘떼돈’번다는 식으로 전개될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다른 정유사 관계자도 “사내사업 부문에서 각종 아이디어를 들고와 홍보를 요청하지만 아무리 좋은 일라도 요즘엔 가급적 목소리를 낮추고 보도자료 배포도 자제하고 있다”면서 “괜히 튀다가 매맞지 않도록 몸을 바짝 낮추는게 상책”이라고 토로했다. 이같은 호실적에 대해 “정유사가 폭리를 취해 국내에서 떼돈을 번다”는 여론이 하나둘씩 제기되고 있다.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은 1일 국회 재경위 국정감사에서 “서민 생활에 부담을 주고 있는 유류비 문제에는 정유사의 막대한 폭리구조도 한 몫하고 있다”며 “석유류에 대한 원가내역과 유통과정을 검증하고, 최고가격제 등 가격통제장치를 추진하라”고 주장했다. 심 의원은 “작년 5개 정유사들의 영업이익은 2조 원을 상회하면서도 각 제품의 마진율이나 실제 기름값 등 구체적인 가격 결정구조는 영업기밀이라며 공개하지 않았다”며 “최근 석유류의 공장 출고가격이 소비자에게 공개되는 가격보다 리터당 30~60원 가량 할인되어 실제 유통 마진이 정유사들의 주장보다 훨씬 크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덧붙였다.
■심상정 의원 국감자료 전문 정유사 폭리근절과 공공화가 기름값 해결책 < /b> 1. 정유사 민영화 및 외국자본 독점화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석유에 대한 의존도가 크고,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음. 이에 에너지가 가지는 국가적 중요성을 감안하여 초기부터 정부가 주도적으로 투자해 왔음. 석탄의 경우 대한석탄공사를 1950년에 세워 지금까지 운영해오고 있으며 1961년에는 한국전력을 설립하여 그간 흩어져있던 기업을 묶어세웠으며 1963년에는 대한석유공사를, 1983년에는 한국가스공사를 설립. 하지만 정유산업은 지난 1982년 완전 민영화. 그 결과 석유는 40여 년에 걸쳐 5개사가 시장을 과점하는 구조로 공급되고 있음. 이러한 민간 정유사체제는 외환위기를 맞아 SK계열을 빼고는 최대주주가 외국인으로 바뀜.(GS칼텍스는 세브론이 50%, S-Oil은 사우디아리바아의 AOC가 35%, 현대오일뱅크는 아랍에미레이트 IPIC가 70% 소유). 2. 정유사의 천문학적 이윤 축적 아시아 외환위기 시기였던 1990년대 말에 시작된 유가급등은 2002년에 다소 진정되다가 근래 다시 올라 70년대 오일쇼크 시기를 상기시키고 있음. 하지만 유가폭등 시대에 국내 정유사들은 오히려 엄청난 규모의 이익을 기록. 2004년 정유사들은 적게는 1.5배, 많게는 두 배가 넘는 매출액 신장을 보였으며 순이익신장률은 3배에 이름. 2006년 5개 정유사가 거둔 당기순이익만 2조 8천억 원. 3. 정유사 초과이윤의 배후 1) 가격자유화 1994년부터 정부는 사실상 석유에너지의 가격 정책에는 거의 개입하지 않았음. 1997년부터 ‘석유산업 자유화 조치’에 따라 가격을 민간 정유사들이 자율적으로 결정. 2) 원유가와 따로 노는 유가 인상 국제 원유가는 1990년대 후반부터 오르다가 2000년을 기점으로 떨어져 2002년 최저점을 기록하고 근래 오르고 있음. 그런데 우리나라 소비자에게 팔린 석유류제품은 1999년 경유가격을 제외하고는 인하되어 본 적이 없음. 예를 들어, 2007년 2∼5월까지 중동산 두바이유 원유가격이 16.5% 인상되었으나, 정유사가 내놓은 세전 공장도 가격은 462.76원에서 611.16원으로 32.1%나 폭등했음. 작년 5개 정유사들의 영업이익은 2조 원을 상회하면서도 각 제품의 마진율이나 실제 기름값 등 구체적인 가격 결정구조에 대해서는 영업기밀이라면 밝히기를 꺼리고 있음. 근래 석유류의 공장 출고가격이 소비자에게 공개되는 가격보다 리터당 30∼60원 가량 할인되어 실제 유통 마진이 정유사들의 주장보다 훨씬 크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함. 3) 불공정 담합 현재 석유류 가격은 업계의 자율 결정으로 정해지기 때문에 사실상 SK·S-Oil·GS칼텍스·현대 오일뱅크 등 메이저 정유사들이 좌지우지. 이로 인해 가격 담합 등 각종 불공정행위 발생. 2007년 공정위 불공적 거래 결과 발표에 의하면, SK·GS칼텍스·현대오일뱅크·S-oil 등 4대 정유사가 2004년 4∼6월 사이 불과 70여 일 동안 1조 6,017억 원의 부당 매출을 통해 2,400억 원의 부당 이익을 올린 것으로 밝혀져 526억 원의 과징금이 부과됨. 2005년에도 5개 정유사들은 2001년 군납유류에 대한 입찰 담합 건으로 810억 원을 배상하라는 법원 판결을 받음. 4. 정유사 공공화 방안 현재 서민 생활에 부담을 주고 있는 유류비 문제에는 정유사의 막대한 폭리구조도 한 몫 하고 있음. 정유산업은 높은 장치산업으로서 사실상 경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곳. 거품을 제거하기 위하여 5대 정유사의 경영구조를 투명히 감시감독해야 하며, 나아가 대표적 정유사를 공공화하여 새로운 혁신 공기업 모델로 만들어 나가야 함. 1) 정유사 유가 규제 방안 원가 검증과 가격 통제: 석유와 같은 서민 생활기간산업은 국가가 나서서 직접 가격을 결정하거나 감독해야 함. 이에 ‘물가안정에 관한 법률’ 제2조를 적용하여 석유류에 대한 원가내역과 유통과정을 검증하고, 최고가격제 등 가격통제장치를 추진. 유가조정원회 구성: 유가에 대한 합리적인 감독과 조정을 위하여 시민·노동조합·정유사·전문가·공무원 등이 함께 참여하는 유가조정위원회를 구성. 2) 정유가 공공화 모델 구축 정유사 공공화 추진: 서민 생활기간산업인 정유산업의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하여 5대 정유사 중 대표적 1개 기업을 공공화하는 방안을 추진. 혁신공기업 모델 구축: 공공화될 정유사는 기존 관료적·상업적 공기업이 아니라 시민·노동조합·전문가 등이 함께 참여하는 ‘참여형 공공이사회’제도를 통해 ‘공공의 적’이 아니라 ‘공공의 벗’으로 재탄생될 것. 심 의원 대정부 질의 노무현 대통령은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유가상승에 대한 대책마련을 지시한 바 있습니다. 장관은 “국회 여론을 수렴하고 있고, 세입관련 예산 부수법안들을 처리해야 하니 국회 논의과정을 거쳐 대책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청와대 지시와 장관의 발언 이후 재경부가 그동안 유류세 인하 ‘불가’ 입장에서 벗어나 긍정 검토로 정책을 전환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정부의 정확한 입장은 무엇입니까? 현재 고유가의 원인으로 유류세가 지목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정유사들의 폭리구조나 소유구조 변경 문제는 논의에서 뒷전으로 밀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름값 상승을 안정시킬 수 있는 방안으로서 특히 정유사 폭리구조 해체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정부는 97년 석유류 가격 자율화 이후, 석유류 제품의 원가산정과 불합리한 유통구조, 정유사들 사이의 담합 등에 대해 사실상 손을 놓고 있습니다. 국민적 불신은 사실상 여기에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당장 정유사들의 원가를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이에 대한 장관의 의견은 무엇입니까? 또한 원가를 바탕으로 최고가격을 설정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에 대한 장관의 의견은 무엇입니까? 근본적으로는 정유사의 소유구조 변화를 가져와야 할 것입니다. 정유산업은 현재 다섯 개 회사의 과점형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공급이 제한되어 있다는 정유산업의 특성상 필연적으로 독점이 발생할 수밖에 없고 따라서 독점이익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조건에서 이 독점이익을 정유사들이 차지해야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장기적으로 독점이익을 국민들에게 돌려줄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내서 그 방향으로 소유구조를 개편해야 할 것입니다. 정유사 가운데 하나는 공적소유로 전환해야 합니다. ■ 권 부총리 “여야 합의하면 유류세 인하 검토”< /b> 유가 급등으로 국민 경제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권오규 경제부총리는 1일 여야 간 합의를 전제로 유류세 인하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권 부총리는 이날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의 재정경제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여야가 유류세 인하를 합의할 경우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게 될 경우 세금 인하를 생각해 보겠다”고 말해 여야 합의를 통한 세금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그러나 “(여야가) 일괄적 (세금) 인하를 합의할 경우에는 거부권 행사도 생각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한나라당은 유류세 10%를 인하하는 내용의 법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이고 대통합민주신당도 정동영 후보가 20%를 주장하고 있어 10∼20%내에서의 일괄 인하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어 보인다. 그는 또 한나라당 이종구 의원이 시행령 수정을 통해 유류세 인하가 가능하냐는 질문에 “탄력세율 적용이 가능하다”면서 “현재 30%가 상한인데 20%로 시행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현 수준에서 탄력세율을 적용하는 방안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권 부총리는 “중산·서민층은 어려움이 있다는 부분에 동감하고 있고 그 부분에 대해 고려하고 있다”고 말해 정부가 유류세 중 서민층의 수요가 많은 LPG·프로판가스·등유에 대한 특별소비세 폐지·인하 등의 조치만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권 부총리는 고유가로 막대한 이익을 챙긴 정유사에 대한 특별법인세 부과에 대해 “정유사가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특별한 업종에 대해서만 특별법인세를 부과하는 것은 시장경제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며 반대했다. 이밖에 그는 환율과 관련, “수출 채산성이나 수출의 호조가 지속되는 면을 감안할 때 기업이 감내하는 수준 정도에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창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