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군기지 건설 예정지인 제주 강정 앞바다에서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 1급인 나팔고둥과 2급 금빛나팔돌산호가 관찰됐다. 녹색연합과 민주노동당 현애자 국회의원은 9일 “제주 강정 앞바다의 생태계가 풍부하고 보호가치가 높은 것을 다시 한 번 입증한 것”이라며 “28만m2 이상 매립하겠다는 해군기지 건설 계획이 생태계에 미칠 악영향이 클 것이기 때문에 정밀한 생태 조사 이후 해군기지 건설에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녹색연합은 최근 6월 28일부터 9월 30일까지 제주도 서귀포시 대천동 강정마을과 범섬 일대를 현장조사 등을 통해, ‘제주 해양 생태연구 보고서’를 최근 발표했다. 보고서에는 해군기지 건설이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것으로 특히 매립이 줄 위험이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8만 5천 평 매립은 제주특별자치도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이며, 매립은 조류에 영향을 주고 있고 해양 생태계에 영향을 주어 연산호 군락지 등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제주 바다에는 우리나라의 다른 바다에서 볼 수 없는 진귀한 생물들이 많이 분포하고 있어 ‘우리나라 해양생태계의 보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2년 해양수산부 ‘제주도 문섬 주변 해양생태계 보전방안 연구’에 따르면 한국의 해양생물이 약 5,000여 종이라고 가정할 경우 제주도의 해양생물은 2,000종이다. 전국 해양생물 종의 절반 가까이가 제주 해역에 나타나고 이 가운데 50%는 제주 지역에만 출연하는 셈이다. 또한 제주 바다에는 한국산 산호충류 132종 가운데 92종이 서식하며 이 가운데 66종은 제주에서만 사는 특산종이다. 녹색연합은 “환경영향 평가를 1년동안 제대로 실시해 결과를 평가한 뒤 사업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수중 생태계가 육상보다 생태계 파괴를 줄이는 대책을 세우기 어려운 만큼 대책 수립이 어렵고 현실성이 없다면 사업 전체를 재검토해야한다는 것이다. 한편, 해군은 제주 서귀포시 대천동 강정마을에 전체 28만m2의 바다를 매립할 계획을 세우고 2014년까지 공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해군은 지난 8월 제주 해군기지 사업추진 계획(안)에서, 전체 40만㎡ 가운데 28만㎡은 해상 매립을 하고 나머지 12만㎡은 토지 매입을 통해 부지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군 측은 “민가 이주 없이 바다를 매립하기 때문에 주민들에게 피해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녹색연합은 “28만㎡의 해상 매립을 통해 실제 주민들의 삶의 터전인 바다를 집어 삼키게 된다”고 지적했다. 녹색연합은 “해군기지 건설 논란이 자주 국방, 평화의 섬 논란에만 머물뿐 환경에 관한 고려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며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피해를 줄이는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데, 수중 생태계라 이것이 힘들 경우 해군기지 추진 사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