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에 가려면 특목고를 가라’ ‘서울대 신입생 81% 중상류층’ 특목고 출신과 강남지역 출신의 교육의 장(場)인 서울대학교가 국가 발전 기여도에서는 별로 점수를 못 받고 있다. 우수인재를 장악하고도 서울대는 노벨상 하나 배출하지 못한 상아탑으로 지적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대학교 폐교론까지 불거지고 있다. 서울대의 폐교론까지 대두되는 한 가운데는 특목고가 자리잡고 있다. ■ 특목고위해 또다른 치맛바람 아빠는 허리휘어 교육의 양극화를 불러온 특수목적고등학교가 이제 한국 교육의 현장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이같은 위기를 불러온 이유는 특수목적고 스스로가 자초했다는 것이다. 특목고는 그야 말로 특수목적을 위해 존재하지 않고 오로지 일류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양성소에 불과해 한국 교육사회의 양극화를 초래하고 교육의 암적 존재로 자리잡았다. 정부 지자체에서 설립한 과학고는 영재교육의 양성을 위해 어느 정도의 몫을 하고 있지만 외국어고등학교는 그야 말로 일류대에 들어가위해 존재하고 있다. 이는 외고를 졸업한 학생들이 외국어 관련 학과에 가기보다는 법대·경영대 등 인기학과를 들어가는 다리로 이용하기 때문이다. 지금 외고는 17%의 학생만 어문계열에 진학하고 법대·경영대, 심지어 의대까지 진출, 입시 명문학교로 전락했다. 특히 외고는 사립학교에서 운영하고 있어 김포외고에서 발생한 사건처럼 비일비재하게 사건이 일어나고 있으며 일부 사학재단은 이를 이용, 사학비리를 일으키고 있다. 특히 외고내에서도 영어과·일어과 등 인기학과와 비인기학과로 나눠 위기감을 조장하고 있는 실태다. 학부모들은 특목고에 들여보내기 위해 중학생들을 막대한 돈을 들여 특목고 전형 학원에 보내는 등 또 다른 치맛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이와 관련, 청와대 앞에서 특목고 폐지를 주창하며 무기한 농성중인 정진화 전교조 위원장은 “특목고가 계속 늘어나면서 상위층은 특목고를 가는 것이 당연시 되고 이러면서 사교육시장이 팽창하게 되었다. 특목고 가운데서 특별히 더 외고라고 하는게 과연 어학영재 육성의 목적을 이미 이탈했다”고 밝혔다. 전 위원장은 “외고의 목적이 사교육을 하지 않아도 되는 학교를 만들자는 것인데 실제로 외고 가기 위해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고액 과외와 학원을 다녀 두배 이상 비싼 사교육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는 특목고의 목표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특목고로서 기능이 상실했으며 일반 고교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외국어고등학교의 입학시험 문제 유출사건이 불거지면서 사회문제화되자 외고를 폐지하는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키로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 외고, 사교육 부추키는 등 교육정책 역행 사회문제 심각 이와 관련, 외고를 폐지하는 대신에 초중고교의 외국어 교육을 강화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특목고 입학은 단순한 고등학교 진학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즉 외고나 과학고 진학은 소위 ‘명문대학’ 진학을 위한 보증수표이자, 장기적으로는 사회 기득권층에 포함될 수 있는 시발점으로 인식되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지난 5월 외국어고와 국제중 제도를 사실상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교육부 정책연구 보고서가 나왔다. 대입 3원칙(고교등급, 본고사, 기부금입학 금지 원칙) 논란의 배후로 지목된 특수목적고에 대해 이 같은 정책연구가 진행된 것이 4일 확인됨에 따라 파장이 예상된다. ‘특수목적고의 중장기 운영 방향 및 발전방안 연구’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연구진(연구책임자 이종태)은 “외국어고는 특목고로서 유지될 하등의 근거가 없으며 따라서 제도 자체의 폐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고교 평준화 위협, 사교육 창궐, 폐쇄적 특권집단 형성을 막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어 보고서는 “최소한 향후 증설은 불가하며 현존 외국어고에 대해서도 과감한 개선조치가 필요함은 명확하다”고 강조했다. 국제중에 대해서도 보고서는 “의무교육제도 아래에서 편법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를 들어 사실상 제도 폐지를 권고했다. 교육부 교육복지정책과 관계자는 “정책연구보고서가 곧바로 교육정책에 적용되는 교육부 공식 의견은 아니다”면서 “이후 외국어고 문제 등에 대해서는 의견수렴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목고 학생들의 90%가 서울대학교에 입학한다. 그러나 이들은 대학 교과과정에서 어떻게 교육을 받고 있는 지 모르지만 영재들 중에 세계 학술상 더 나아가 노벨상후보도 나오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즉 아버지(총장·교수)가 우수한 영재 아들을 제대로 키우지 못한다는 것과 비교된다. 지난해 서울대 합격생 가운데 10명 중 3명은 강남지역(강남·서초·송파) 소재 고등학교 출신이거나 특수목적고 또는 자립형사립고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순영 민주노동당 의원이 ‘2006년 서울대학교 입시 전형 합격생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체 고등학교 졸업생 중 강남지역 고등학교 출신이 3.8%~4.0%에 이르지만 서울대 합격생 중에는 11~12%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인구비례대비 약 3배 정도의 서울대 합격생 비율을 보이고 있는 것. 특목고나 자사고 출신 학생도 전체 고교 졸업생 중 약 4.4~4.6% 정도이지만, 서울대 합격생 중 약 16.6~18.8%를 차지하고 있어서 인구비례대비 약 4배 정도의 합격생 비율을 보였다. ■ 특목고, 서울대양성소 또한, 강남지역 고등학교와 특목고·자사고 출신 학생들이 서울대 합격생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03년 23.4%에서 2006년에는 29.7%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특히 특기자 전형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2005년 특기자 전형에서 강남 주소지 합격생 비율은 17.2%이지만, 출신 학교가 강남 소재지인 합격생 비율은 6.3%로 10.9%의 차이를 보였으며, 2006년에는 15.3%와 9.0%로 6.3%의 차이를 보였다. 이에 대해서 최순영 의원은 “강남지역의 사교육의 효과와 강남에 주소를 두면서 강남 이외의 특목고에 진학한 학생들이 각종 경시대회 입상성적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한, 서울대 합격생 중 특목고와 자사고 출신 학생 비율은 2005년 16.6%에서 2006년 18.8%로 상승했다. 이들 고등학교 출신 학생들은 특히 특기자 전형에 초강세를 보였는데 이들 학생들은 2005년 특기자 전형 합격생 중에서 53.5%, 2006년에는 52.8%를 각각 차지했다. 특기자 전형은 사실상 특목고와 자사고 학생들을 위한 것이 드러난 것. 강남지역 고교 출신 학생과 특목고·자사고 출신 학생들의 합격생 비율을 단과 대학별로 살펴보면 더욱 심각한 편차를 보인다. 2006년 서울대 합격생 중 음대는 합격생의 80.0%, 미술대는 74.5%를 차지했다. 최 의원은 “비강남, 비특목고(자사고) 출신 학생들은 서울대 음대·미대 진학은 생각도 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또한, 법대와 경영대 합격생 가운데도 강남지역 고등학교·특목고·자사고 출신 학생들의 비율이 상당히 높았다. 2006년 합격생 중 이들 고등학교 출신 합격자의 비율이 법대는 38.5%, 경영대는 37.5%에 달했다. <김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