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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이명박, 김경준 BBK 함정 건너 순항할까?

지지율 40%선 붕괴, 추가탈당설 횡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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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4호 ⁄ 2007.11.26 15:21:38

BBK의혹과 관련 검찰수사가 진행중인 가운데 김경준 씨 가족과 이명박 후보 측 간에 진실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검찰 조사를 받고있는 김경준 씨는 BBK가 이 후보 소유임을 알리는 증거물을 검찰에 제출한 상태이지만 이 후보 측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김 씨 측이 밝힌 이 후보 연루발언에 한나라당과 이 후보 측은 조목 조목 반박하고 김 씨 가족은 상황을 봐가면서 관련증거물을 추가로 공개하겠다는 뜻도 밝히고 있다. 우선, 이 후보는 미국에서 김 씨의 누나인 에리카 김을 만난 시점이 2000년초라고 밝혔지만 김 씨 측은 1999년 초라고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김 씨 측은 이 후보 측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이보라 씨의 기자회견에 이어 에리카김이 라디오방송에 출연하고 김 씨의 모친은 원본이라고 주장해온 이면계약서를 검찰에 제출했다.

언제 처음 만났나 김경준 씨 측은 99년 초 이 후보를 서울에서 만났다고 밝힌 반면 이 후보 측은 당시는 미국에 있었다며 2000년 초 처음 만났다고 반박하고 있어 1년 정도의 차이가 나고 있다. 이 후보와 김경준 씨가 처음 만난 시점이 99년 2∼3월이라면 BBK 투자자문 설립(4월) 과정에 이 후보가 관여했을 가능성이 크다. 에리카 김은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제가 이 후보를 만난 것은 99년보다 훨씬 전이고, 제 동생(김경준 씨)이 만난 것은 99년 초”라면서 “동생이 이명박씨랑 만난 장소는 서울플라자호텔이며, 3월이나 2월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에리카 김은 이 후보 측이 처음 만났다고 주장하고 있는 2000년 1월에도 두 사람이 만났다고 밝혔다. 에리카 김은 당시 국회의원 사퇴 이후 미국에 체류중이었던 이 후보에 대해 “미국에 온 후 한국에 안 들어갔다고 주장하는 것 같은데, 한국에 들어갔다”고 공격했다. 그러면서 “여권이나 공항 출입국 기록을 발표하면 들어갔나 안 들어갔나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압박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 측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입장이다. 박형준 대변인은 “그 당시에는 두 사람은 전혀 모르는 관계였고, 김 씨가 사업제안서를 들고 온 것이 2000년 초라는 것이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또 미국 체류중 일시적 방한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해 봐야 한다”면서 “하지만 들어왔다고 해서 꼭 김경준을 만난 걸로 연결시키는 것도 무리”라며 경계했다. 이면계약서 김경준 씨 측은 이 후보 측이 BBK의 실제 소유주가 이명박 후보라는 김 씨의 주장에 대해 이면계약서의 존재자체를 부인하고 있지만 4개의 계약서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경준 씨 부인 이보라 씨는 “영문 3개, 국문 1개 등 4개의 이면계약서가 있다”고 했다. 에리카 김 씨는 “그중 한글계약서는 이명박 후보가 BBK 주인이라는 표현이 직접 표현돼 있다”고 더욱 구체적으로 밝혔다. 에리카 김 씨는 첫번째 계약서는 이 후보가 BBK소유자고 그래서 그 소유권이 LKe증권회사로 넘어갔다며 “그 다음 두번째 계약서는 LKe뱅크에서 세가지 계약서를 만들어서 LKe뱅크가 그 다음에는 EBK증권회사를 만들었는데 이를 위해 계약서를 ABC로 나눠 금융감독원에 투자금이 어디서 왔다는 증명을 해야하니까 계약서를 제출하고 그 계약서를 봤을 적에 그 내용만 포함해 (금감원에) 낼 수 있도록 나눠져있다”고 말했다. 같은 돈을 가지고 여러회사의 자본금이라고 얘기하기 위해, 또 그 다음에 설립을 하는 근거를 만들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것이다. 에리카 김은 “미국에서 3년 반동안 서류를 내놓지 않았던 것은 주가조작의 주체가 된 옵셔널벤처스에 한정지어서 수사를 했기 때문에 내놓을 이유가 없었고 범죄인도조약도 옵셔널벤처스에 대해서만 했다”고 말했다. 이 후보나 다스와는 상관이 없었기 때문에 이면계약서는 민사소송에서 제출할 필요가 없었던 별도의 서류였다는 설명이다. 진본의 서명 위조논란에 대해 에리카 김은 “진본자체가 사람이 사인을 한 필적이 스캔을 해서 하거나 하는 사본이 아니라 진짜로 사인을 한 내용이 있고 한글 계약서는 진짜 도장도 찍혀 있어 감정하거나 제3자가 봐도 그것이 다 진본임을 알 수 있다”고 확언했다. 이런 가운데 김경준 씨의 모친이 감춰뒀던 비장의 카드라할 계약서 원본을 제출해 이에 대한 검찰의 서류 분석과 감정이 본격화됐다. 이에 대해 이 후보 측은 그런 자료가 있었으면 미국 소송에서 벌써 제출됐을 것이라고 평가절하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명박 후보 측에서도 당연히 갖고 있어야 한다는 에리카 김의 말에 대해 “정상적 계약서 외에 다른 이면 계약서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진본이라는 것은 EBK 증권중개 증자대금을 마련하기 위한 A.M.파파스와의 주식거래 계약서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당 클린정치위원장인 홍준표 의원은 “국내에 송환된 이후 뒤늦게 새로운 문서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미국 법정에 제출해 증거 배척된 문서이거나 새로이 위조해 소유하고 있었던 문서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박형준 대변인도 한글계약서에 도장이 찍혀 있다는 주장에 대해 “어떤 계약서인지 모르지만 당시 도장은 김경준이 관리하고 있었다”면서 “중요한 계약에 사인이 아니라 도장이 찍혀 있다면 이 또한 의심이 가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 측은 “한글 계약서가 있다면 빨리 공개하라. 내용을 공개 안하면서 일방적 주장을 계속하는 것이야말로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역공했다. 명함과 브로슈어 등 홍보물 논란 김 씨 측은 BBK와 EBK, LKe뱅크의 명함 및 홍보물을 제시하며 이명박 후보가 대표이사였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보라 씨는 이 후보의 서울시장 시절과 현재의 안국포럼에서 홍보담당을 하고 있는 최측근 여비서인 이진영 씨가 “이명박 씨가 LKe회장 시절 쓰던 명함이고 브로슈어도 우리회사 브로슈어다”고 한 진술이 담긴 DVD를 공개했다. 어디 불려가서 썼다. (브로슈어) 사진찍는 것도 몰랐다는 이 후보의 말이 거짓말이라는 것이다. 에리카 김도 “(명함을) 받은 사람도 많다. 받은 사람이 나타나지 않는 이유는 받았다고 얘기를 안 하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후보 측은 이것들이 김 씨가 임의로 만든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 후보는 “BBK와 EBK의 명함 및 홍보물이 그 당시에 이명박 후보가 대표이사였던 LKe뱅크가 BBK하고 EBK의 지주회사 관계여서 김경준 씨가 자기마음대로 이런 명함이나 홍보물을 만들 수 있고 실제로 사용되지 않고 폐기된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하지만 이장춘 전 필리핀대사가 이명박 후보로부터 2000년 5월 대표직함이 명기된 명함을 받았다고 폭로해 김 씨 측 주장이 힘을 얻게됐다. 빅딜 제안 사실일까 양 측은 딜(거래) 제안을 서로 상대방이 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김 씨 측은 이 후보 측이 딜(거래)을 제안했다고 밝힌 반면 홍준표 의원은 김 씨가 들어오기 전 협상을 제의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 후보 측은 김 씨 측이 지난해와 올해 2∼3차례에 걸쳐 협상 제안을 했지만 ‘죄가 있으니 타협을 보려고 한다’는 역공작 가능성이 있고, 범죄인과의 협상을 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거절했다는 주장을 펴왔다. 홍 의원은 김 씨측이 협상을 들어줄 경우 “대선 전까지 귀국하지 않겠다”고 했다며 “이미 밝힌 대로 그쪽에서 3차례 제안했다. 우리 쪽에서 제안을 했다는 건 웃긴다”고 일축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

반면 에리카 김은 “사적으로 우리 쪽에서 한나라당이나 이 후보 측에 딜을 하자고 한 것은 절대로 한번도 없다”고 강력 부인했다. 에리카 김은 반대로 “이 후보 측에 제기한 민사소송에서 승소했는데 재판절차상 협의회를 가져야 하는데 그 때 이명박 씨 측이 딜을 하자고 제안을 한 내용이 있다”고 반박했다. 에리카 김은 딜제안의 내용이 “자기네들은 제 동생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고 할 테니까 거기에 대해서 딜을 하자는 내용을 구체적으로 했다”고 말했다. 지지율 40%선 붕괴, 탈당움직임 등 조직동요 안정될까? 양 측의 첫대면 시점논란을 종식하려면 이 후보가 여권과 출입국 기록을 공개하면 간단하다. 통합신당은 “이 후보 말대로 1999년 미국에 있었던 때여서 김경준 씨를 몰랐고 2000년 김 씨를 알았다면 이 후보가 여권과 출입국 기록을 공개하면 혐의가 없어지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이 문제에 대한 논란은 끝나게 된다”고 압박하고 있다. 당내에서는 이면계약서 존재 및 진본여부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며 적극 부인해온 만큼 이 후보로서는 논란이 장기화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 향후 후보등록 이후 방송토론 등에서 이 문제가 계속 거론돼 자칫 발목을 잡을 수 있는데다 검찰수사결과에 따라서는 범여권 등으로부터 선거기간 내내 의혹제기 공세를 받을 수 있다. 이같은 논란차단을 위해서는 일단 이 후보가 검찰에 자필서명을 제출하면 된다는 지적이다. 감정에는 적지않은 시간이 걸리는 만큼 이 후보가 자필서명을 신속하게 제출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확한 실체규명을 빨리 끝낼 경우 이 후보로서는 남은 대선가도를 달리는데도 도움이 된다. 여기에 김 씨 측이 서명위조 가능성을 우려하며 공개를 거부하고 원본이라고 주장하는 이면계약서류를 검찰에 제출한 만큼 필적감정 등 위조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게됐다. 하지만 한나라당 내에선 이상기류도 감지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아직까지는 각종 의혹과 이회창 후보의 출마에도 불구하고 1위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지만 일년 이상 유지해온 40~50%대의 높은 지지율이 최근들어 40%선이 붕괴되기 시작했다. 이와함께 최근에는 당 중앙위원들이 이회창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탈당하는 등 조직의 동요도 감지되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추가적인 탈당이 조만간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일부 현역의원 그룹이 탈당해 이회창 지지를 선언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돌고 있다. 이와함께 이수성 캠프도 초선의원들을 중심으로 접촉을 시도해 교감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이같은 당내 사정을 감안할 때 이명박 후보가 신속하게 의혹규명에 적극 나서는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 후보가 의혹을 규명하고 나면 이후 대선가도는 탄탄대로를 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대처는 매끄럽지 못한게 실정이다. 김 씨 측은 국제사기꾼 정도로 폄하하며 김 씨의 주장을 부인으로 일관하던 홍준표 클린정치위원장은 1999년에 이 후보가 4~5차례 한국을 왕래했다고 시인해 의혹을 더욱 증폭시켜 궁지로 몰리고 있다. 이 후보는 검찰의 자필서명 제출요청에 제출용의가 있다고 밝혔지만 한나라당은 만약에 대비해 이 후보의 자필서명 제출을 꺼리고 있다. 이 때문에 검찰수사가 정치권의 목소리에 휘둘려 후보를 등록하고 대선을 치를 때까지 서명의 진위 판정이 나오지 않으면 이것은 최소한 5년동안 묻히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철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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