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소기업·소상공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 20일 한국소기업소상공인연합회는 서울 올림픽공원내 올림픽홀에서 ‘제 2회 전국소기업소상공인대회’를 열고 매년 10월 10일을 ‘소기업·소상공인의 날’로 선포하고 소기업·소상공인 491명에 대해 훈·포상을 전달했다. 박인복 소기업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묵묵히 일해 온 소기업·소상공인들이 우리 경제 발전의 요체”라면서 “하지만 대기업·중기업에 가려 소기업들에 정부 지원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고 있어 변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날 행사에 이현재 중소기업청장을 비롯해 전국 소기업·소상공인 1000여 명이 참석했으며, 임형자 용담화원 대표가 산업표창을, 이용수 영진ISD 대표·김동수 트리엠 대표·박형미 파코메리 대표·임권묵 아진금형 대표·김진용 한국이용사회 대표·홍종진 소기업소상공인연합회 인천시지부 회장 등 6명이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이 외에도 국무총리 표창에 권혁주 아미로스 호텔 대표·김경수 에몬스 가구 대표 등 9명을 비롯해 산업자원부장관 표창 20명, 중소기업특별위원장 표창 25명 등 총 491명이 훈·포상을 받는 영예를 누렸다. 소기업소상공인연합회는 1997년 소기업연합회로 창립했으며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아 현재 23개 단체회원을 비롯해 전국에 85만 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대선 후보 4인방 소상공인 위해 한 목소리 내며 ‘대변자’ 자처해 한편, 이날 2부 행사로 마련된 ‘대선후보초청정책토론회’에 대통합민주신당의 정동영 후보와 민주당 이인제 후보,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가 참석해 서민 경제 살리는 정책을 최우선으로 한다며 한 목소리를 내면서 소상공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전선에 뛰어들었다. 반면, 유력 대선 후보인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한나라당 10주년 행사’로 인해 부득이하게 불참하게 됐다. 이 자리에 참석한 대선 4인방은 모두 “카드 수수료율을 낮춰야 한다”며 “대형 할인점에 맞서서 재래시장을 육성해야 한다”면서 한 목소리를 내며 ‘소상공인의 대변자’를 자처했다. ■정동영, ‘희망카드사’로 카드 수수료 인하 이번 토론회에서 제일 먼저 발언권을 가진 대통합민주신당의 정동영 후보는 “300만 소기업·소상공인과 함께 더불어 사는, 1200만 명 자영업자들과 함께 사는 가족같은 세상, 이 가족을 따뜻하게 보살피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하며 소기업·소상공인의 가려운 부분만을 알아내 그들의 애로사항들을 정책에 반영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정 후보는 또서민의 어깨를 짓누르는 카드 수수료에 대해 언급하면서 “대통령이 되면 독립된 카드사인 희망카드사를 만들어 영세 상인들의 눈물을 닦아 주겠다”고 역설했다. 그는 “무엇보다 카드수수료를 낮추는 방법에는 이것이 가장 중요할 것”이라면서 “지금 우리나라의 카드사들 LG·삼성 등의 대주주는 거의 다 대기업들이고 이 카드사들의 횡포를 좌시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시장원리를 존중하는 기본원칙을 지키기 위해 영세특례자에게 국한시킴으로써 중소기업과 중소기업 연합회 등과 손잡고 지금의 카드수수료를 절반으로 낮추는 공약을 현실로 만들겠다”고 피력했다. 이어 정 후보는 김영삼 대통령 시절 미처 간파하지 못했던 것이 유통시장이었다고 지적하면서 “대형 할인점과 영세 자영업자 간의 상생의 법칙을 만들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금까지 우리는 프랑스 등 선진국에서 해 왔던 양허안에 우리 유통시장 보호를 위한 입점규제, 영업시간 규제 등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글 자본주의 반대, 재래·골목 시장 살아나야 그는 또 “한 동네에 대형마트 하나가 들어오면 그 동네 유통업체 매출이 40%정도가 감축된다”면서 “WTO 시대를 무시할 수는 없지만 현명하고 똑똑하게 상생의 법칙을 펼치며 엄격하게 여과장치를 강화함으로써 사실상 직접규제는 아니더라도 간접적으로 이미 초토화 되어버린 지역 상가 등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는 특히, 정글 자본주의·천민자본주의에 반대하고 있음을 재차 강조하면서 “대형시장만이 아니라 재래시장·골목상가들도 먹고 살아야 하지 않냐”며 “이미 쑥밭이 되어 있기는 하지만 더 이상 놔둘 수 없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이를 해결할 방침으로 24시간 영업을 제한할 수는 없지만 국민들의 쉴 권리와 건강을 우선시할 수 있는 권리 등으로 개념과 조치를 통해 실질적으로 영업시간에 대해 제한하는 방안을 마련할 뜻을 밝혔다. 아울러, 대형업체들의 인테리어 비용 전가, 납품단가 인하 등을 철저히 조사해 소기업·소상공인들을 보호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소기업 성장을 위해 “소상공인 공제기금 100억을 내년에 정부예산에 편성하도록 하겠다”고 주장하고 “소상공인 지원체계를 정비해서 이것을 중소기업부 산하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장관은 22명인데 다른 나라들의 비하면 너무 많은 숫자라며 장관직의 수를 줄일 수 있는 조직 개편의 필요성을 주장하면서도 소기업·소상공인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지식중소기업부’를 새로 만들어 소상공인들이 더욱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후보는 또 “지역신용보증재단을 통해 얼마되지 않지만 지원혜택을 30만 명까지 늘리고, 소상공인 상담원도 3000명까지 늘려 소상공인들이 성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주겠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 ‘현장중시’를 강력히 주장하면서 현장을 뛰어 다니는 기자 출신으로써 대통령이 되어서도 현장에서 뛰고 현장에 귀를 기울여 정책화 할 것을 피력했다. 한편, 정 후보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불참한 것을 겨냥해 “5년 전에 소기업소상공인 토론회에 나왔던 노무현 대통령은 당선됐고, 나오지 않았던 이회창 후보는 당선되지 않았다”며 “(오늘 토론회에) 나오지 않기로 했던 후보가 지금 이 말을 듣고 금방 뛰어올지도 모르겠다”고 말하며 이 후보와 대립각을 세웠다. ■이인제, 소기업이 밀림을 이루는 미국같은 나라 만들어야 경제 산다 이어 두 번째로 정책토론자로 나선 민주당 이인제 후보는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살리기’에 주안점을 두며 극심한 불경기, 실업대란 때문에 고통 받는 국민들, 특히 서민중산층과 청년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선 신성제경제론을 제안했다. 이 후보는 “미국의 수출 총액 가운데 7%만 대기업이 감당하고 43%는 중기업, 나머지 50%는 소기업이 감당하더라”며 “미국이라는 거대한 나라는 소기업이 밀림을 이루고, 중기업이 중간에 있고, 대기업이 가끔 서 있는 나무 같은 구성”이라고 비유했다. 이 후보는 이어 “민주당은 서민과 중산층의 이익을 대변하는 유일한 정당”이라며 “소기업과 소상공인이야말로 서민과 중산층의 중심 계층이므로 민주당이 집권하고, 내가 대통령이 되면 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이익은 저절로 대변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난항을 겪던 대통합민주신당과의 통합 논의가 끝내 결렬된 것과 관련, “지금 세 번째 도전하는데 불행하게도 첫 번째에는 어마어마한 국민적 지지를 받고도 당내 공천을 못 받았고, 두 번째에도 후보로 뽑힌 사람보다 4배나 높은 지지를 받았지만 잘 되지 않았다”며 “이번에는 당의 공천을 받았는데도 민주당이 세가 약하고 상처를 많이 받아서 어렵다”고 말해 생각만큼 잘 이뤄지지 않는 대선 흐름에 대한 답답한 속내를 드러냈다.
■청와대는 범죄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사람은 갈 수 없다 이 후보는 또 의석수 140석으로 원내 1당인 신당을 향해 “민주당의 의원은 8명이지만 의원 수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면서 “국민들이 내년에 의원들을 다시 뽑지 않나. 그러니 어떤 정당이 나라를 일으킬지, 어떤 인물이 올바른 방향을 잡고 경제를 살릴지 평가해 달라”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대선이 차분하게 정책 중심으로 가야 하는데 온 국민의 눈이 검찰청으로 가 있다. 불행한 일”이라면서 “나는 도덕성에 흠결이 있는 사람, 무능한 사람이 청와대에 갈 수는 있지만, 범죄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사람은 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권영길, 소상공인은 우리 경제 모세혈관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우리 경제의 모세혈관인 소기업 소상공인 중심으로 경제가 돌아가야 서민경제가 살아나고 실물경제가 활성화된다”며 “선거 때가 아니라 일상적으로 (소기업 소상공인을 위해서) 얼마나 활동해 왔느냐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권 후보는 또 “알맹이를 다 뺀 껍데기인 상공인보호법은 부동산업자 보호법이 돼버렸다. 민노당 의원들이 ‘껍데기법을 바꾸자’고 외쳤지만, 우리가 발의한 법이 (아직도)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 신당과 한나라당 의원들이 여러분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보다는 땅 투기하고 주식투자하는 사람이 돈 버는 세상”이라며 “이렇게 번 돈, 실물경제로 가지 않고 다시 부동산과 주식시장으로 몰리고 있어 서민 경제로 돈이 돌지 않으니 서민 지갑은 갈수록 가벼워지고, 내수는 최악이고 서민경제는 파탄 지경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경제 체질을 뿌리부터 바꿔야 한다”며 “소수 재벌만 잘 먹고 잘 사는 구조에서, 우리 경제의 모세혈관인 300만 소기업·소상공인 위주, 내수 중심의 서민경제로 우리 경제를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권 후보는 아무도 소기업과 소상공인 처지에 관심을 갖지 않던 99년 상가임대차보호법을 제일 먼저 민주노동당이 제기했다며 그 법안을 발의한 사람이 바로 ‘권영길’ 자신임을 강조했다. 이런 상가임대차 보호법을 보수정당이 알맹이가 빠진 누더기 법안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하면서 “이대로는 안된다. 이래가지고는 영세사업자들을 보호하지 못할 뿐 아니라 부작용이 너무 많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소상공인들에 대한 카드 수수료 인하 문제와 관련, “골프장 수수료가 1.5%, 대형할인점 수수료는 1%인데 여러분은 3~4% 아니냐. 민노당은 ‘이대로는 안 된다’며 열린우리당에, 한나라당에, 신당에, 청와대에 말해왔지만, (그들이) 받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삼성비자금 특검법에 대해서는 “나와 문국현, 정동영 후보가 합의한 삼성비자금 특검법이 청와대가 방해하고 거부권을 행사해서 날아갔다”며 “삼성이 겁나서 그런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 문국현, 카드 수수료 1% 시대 만들겠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는 “카드 수수료 1%를 내고 싶나, 아니면 지금처럼 4%를 그냥 내고 싶나”라며 이날 참석한 소상공인에게 질문하면서 “카드 수수료 1% 시대를 만들겠다”고 호언장담했다. 그러면서 문 후보는 “남들 다 1.5%내는데 여러분만 4%의 카드수수료를 내는 것은 안된다”며 “부패는 약자의 적”이라고 단정지으면서 참석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또 “내수가 죽어가는데 경제양극화에 의해 어떻게 서비스업이 살아갈 수 있겠냐”며 “수많은 소기업·소상공인들을 위한 대책 가운데서 가장 먼저 부패를 없애겠다”고 피력했다. 문 후보는 한발 더 나아가 “이자율 1.5%가 아닌 1%까지 내려갈 수 있는 그래서 외국인 투자자가 직접 들어올 수 있는 또한 금융이 여러분들께 돈을 빌려주지 않으면 안될 것처럼 여러분들 이자율을 1%로 만들어 내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문 후보는 “정부가 사람을 중시한다면 절대 소상공인과 소기업을 무시하지 못 할 것”이라며 “사람 중심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경제 대통령, 사람을 가장 많이 고용하는 여러분들과 중소기업의 미래를 책임 지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10년 전에 외환위기를 일으킨 재벌들이 아직도 비자금을 몇 천억 원 씩 쌓아 놓고 국가 경제로 갈 몫을 가로채고 있다”며 “부패 없는 세상이 와야 중소기업에 대한 하도급도 없고, 카드 수수료도 없어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IMF를 거치면서 결국 거대 기업과 금융 기업이 무너졌고, 국내 기업 투자의 실패를 만회하려고 채택한 여러 정책들이 결과적으로 중소기업의 이익을 저하시켰다”며 “내수 경기가 사라지면서 소기업과 서비스업의 과도한 경쟁이 유발됐지만 수요는 적은 악순환 체제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염미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