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첫 해가 떠오르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서로에게 인사를 하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2007년 마지막 해를 기다리는 시기가 되었다. 새해에는 남다른 각오와 큰 희망을 안고 출발을 했으나 누구나 그렇듯 아쉬움을 뒤로한채 또 다른 새해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오늘의 태양이 지면 내일의 태양이 떠오르듯이 올 한해가 지나가면 또 다른 새해가 밝아 오기 때문에 희망을 갖고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2008년을 한 달 정도 앞두고 있는 지금 대한민국은 2007년 한해를 정리하고 2008년 새해를 맞이하는 분위기로 분주한 모습이다.
■연말 성수기를 누비는 사람들 서울의 을지로 인쇄골목. 이곳은 인쇄에 관련하여 우리나라 최대의 상권이 분포되어 있는 곳이다. 사람들이 주위에서 보기 드문 인쇄기계들은 이곳에서는 한집 건너 한집에서 볼 수 있을 정도로 인쇄소가 빼곡이 들어서 있으며, 특히 지금 같은 연말에는 새해달력이나 다이어리 및 기타 연하장의 제작으로 인하여 다른 여느 때 보다 훨씬 더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가 있다. 새해의 달력을 보면 사람들은 ‘벌써 올 한 해도 다 갔구나’라는 생각을 한다. 각 보험회사에서부터 우편으로 배달되어오는 달력, 은행이나 마트에서 고객들에게 전해지는 달력은 연말에 꼭 거쳐야 하는 기본적인 예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인쇄소에서 달력은 연말에 가장 많이 제작되는 아이템 중의 하나. 보통 3월이 되면 그 다음해의 달력에 휴일과 행사, 명절이 삽입되어 있는 ‘기본 달력 안’이 나오고 10월이 되기 전에 달력 샘플을 미리 제작하여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한 업주는 10월을 시작으로 12월까지 3달 간의 달력 장사가 1년의 수익을 이 시기에 다 벌어들인다고 한다. 충무로 2가에서 ‘ㅇ카렌다’를 운영하는 구 모 씨(남·37세)는 “연 초부터 늦은 여름 까지는 주로 인쇄물을 하청을 받아 진행하여 생긴 이익으로 가게를 운영을 하고 있으나, 10월 중순 부터는 각 기업체들이 배포하는 달력을 주문 받아 적게는 500부, 많게는 50,000부 이상을 하기 때문에 수익이 아주 크다”고 했다. 또 그는 “이들 기업들은 어느 한 곳에서 달력을 주문을 하면 그 다음해, 또 그 다음해에 계속 찾아와 주기 때문에 더욱이 연말에 장사가 잘 된다”라고 했다. 이처럼 연말에 달력이나 다이어리를 제작하려는 우리나라 기업들은 이곳 충무로나 을지로 인쇄골목을 찾고 있고 짧은 시기에 엄청난 소비가 늘기 때문에 이곳의 연말은 바쁘게 돌아간다. 그래서 인지 10, 11, 12월이 되면 이곳에서는 급격하게 아르바이트 수가 늘어나고 오토바이 퀵서비스, 택배업체 그리고 기타 배달 업체들도 덩달아 연말 성수기를 누리고 있고 이 달력들을 인쇄하는 인쇄업체들도 겉으로는 힘든 모습이지만 속으로는 미소를 짓는다고 한다. 그리고 또 어떠한 것이 우리들에게 새해가 다가온다는 것을 알게 하는 것일까? 바로 크리스마스다. 크리스마스 때가 다가오면 형형색색의 전구들이 거리를 점령(?)하였고, 특히 한국은행 앞의 분수대나 서울시청 앞 광장에는 보기만 해도 환호성이 나올 정도로 멋진 설치물들이 들어선다. ■연말에 보는 즐거움, 듣는 즐거움 지난 2003년 부천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던 ‘루미나리에’는 2004년 연말부터 서울 시청과 청계천 주변에 설치가 되어 지금은 그 이름이 ‘루체비스타’로 바뀌었다. ‘루미나리에’는 일본에서 상표등록을 했기 때문에 더 이상 사용할 수가 없어 ‘루체(빛)와 비스타(풍경)’의 합성어인 ‘루체비스타’로 새롭게 변경 된 것이다. 특히 올해는 서울시청 앞 광장에 스케이트장 설치와 함께 그 주위를 둘러싼 ‘루체비스타’는 올해 ‘디자인수도’로 선정된 서울의 모습과 겨울, 그리고 크리스마스의 분위기에 알맞은 모습이다. 그리고 올해는 작년에 비해 그 규모가 두 배로 커져 더 웅장한 모습이 기대가 되고 또 강변테크노 마트 주변에도 설치 예정이어서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에게는 눈으로 즐거움을 줄 예정이다. 이 뿐만 아니라 연말에는 대거 스타들의 콘서트가 계획이 되어있다. 연말 팬들과 특별한 자리를 만들고 싶어 하는 스타들은 크리스마스를 전후하여 공연계획을 잡고 있으며 전국 투어를 시작하여 연말에 끝을 내는 스타들도 있다. 12월 14일 부터 15일 이틀간 경기도 문화의전당 대공연장에서는 2007 인순이 송년 콘서트가 열리고, 12월 18·22·25일 서울 체조경기장 올림픽공원에서는 2007 브라운 아이드 소울 라이브 콘서트, 12월 21 부터 24일 4일간 올림픽공원·31일 부산 KBS홀에서는 김장훈 원맨쇼 Adieu 2007을 계획하고 있다. 그리고 12월 22일, 24일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2007 이승환 콘서트 슈퍼히어로, 12월 23일 부터 25일 3일간 세종대학교 대양홀에서는 이수영 콘서트 ‘내 생에 가장 행복한 크리스마스’, 12월 31일 세종대학교 대양홀에서는 2007 임정희 연말 콘서트, 12월 31일 장충체육관에서는 크래지콰이 콘서트 ‘Hello 2008!’등 나이를 불문하고 성별을 떠나 대한민국 사람이면 다 같이 즐길 수 있는 콘서트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연말에 많은 술자리 중 하나를 콘서트에 가보는 것도 좋은 생각이다. ■우리의 손길을 기다리는 사람들 그리고 크리스마스가 되기 전에 반드시 등장하는 것이 구세군의 종소리. 빨간색 냄비에 기차 기장과 비슷한 복장을 하고 한손에는 종과 또 한손에는 마이크를 든 구세군. 이들의 종소리는 연말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소리이자 새해가 다가온다는 소리이고 또 불우이웃들에게는 자그마한 희망의 소리이기도 하다. 구세군은 1865년 7월 런던 감리교에서 어느 한 목사의 부인이 창시를 하였고 서민층을 상대로 빈민가 등을 찾아 길거리 전도를 한 데서 시작을 하였다. 그리고 선도와 교육, 가난구제, 기타 자선 및 사회사업을 통해 전인적 구원을 이루는 것을 목적으로 하여 1878년 ‘구세군’으로 개칭, 우리나라에는 1928년 12월 15일 당시 구세군 사령관이었던 박준섭 사관이 서울 도심에 자선냄비를 설치하고 불우이웃돕기를 시작한 것이 유래가 되었고 올해로 벌써 79번째다. 구세군의 자선냄비는 시내 곳곳에서 시민들의 모금으로 전액 불우이웃들에게 전해진다. 특히 올해는 서울의 각 자치단체에서 어린이의 고사리 손으로 1년 동안 모은 저금통을 털어 구세군 자선냄비에 넣을 예정이어서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구세군의 자선냄비는 12월 1일부터 연말 까지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모금 활동을 할 예정이다. 그리고 이외 연말 구세군과 같이 이웃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미는 사람들도 있다. 특히 올해는 국제유가와 국내 물가가 너무나 치솟아 올랐기 때문에 우리 이웃들이 더욱 힘들어 질 것이라고 예상을 하고 있다. 지난 11월부터 전국 각 자치단체와 자원봉사자들은 독거노인과 어려운 이웃들의 겨울나기를 돕기 위해 ‘연탄’을 배달하는 행사를 하고 있다. 독거노인이나 불우이웃들은 이들의 손길을 너무나 기다렸기에 연말에는 눈시울을 붉히며 천번 만번 감사하고 또 감사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기업들도 연말이면 이들을 위해 회사직원들의 성금을 모아 기탁하는가 하면, 부모의 손길을 그리워하는 고아원에 찾아가 따뜻한 손길을 전해주고 있고, 홈쇼핑 업체들은 생방송 중 판매액의 일부를 기부 할 계획이라고 한다. ■연말정산, 열심히 준비하여 13번째 월급 타자! 직장인들이라면 누구에게나 연말은 손꼽아 기다려지는 날 중 하나일 것이다. 간단한 서류를 제출함으로서 적게는 담뱃값, 많게는 가족들 선물값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만 잘 챙긴다면 조금 더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지 않은가. ‘연말정산 서류’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들은 인터넷 검색을 통하여 각종 준비서류를 알아 볼 수 있으며, 필요한 서류는 신청만 하면 원하는 곳에서 받아 볼 수 있다. 특히 올해부터 달라지는 연말정산 내용을 알아두면 준비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1- 자녀가 2명인 경우 50만 원, 3명 이상인 경우는 기본 50만 원에 1인당 100만 원씩 추가로 공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녀가 5명인 경우 총 350만 원(50만 원 + 3명×100만 원)이 공제된다. 2- 미용·성형수술·보약구입 등도 소득공제 대상에 새로이 포함되었다. 단, 올해부터는 신용카드와 의료비의 중복공제는 안 된다. 3- 기존에 유치원, 영·유아 보유시설 등 취학 전 아동에 대해서 교육비를 공제해 주던 항목에서 체육시설 부분이 추가되었고, 학원의 경우 매월 지출하던 교습비도 공제항목이 되었다. 4- 혼인·장례비의 경우 자녀 및 부모에 대해 연령제한이 폐지되어 건당 100만 원씩의 공제를 받을 수 있다.(단, 총 급여액이 2,500만 원 이하자만 공제를 받을 수 있다.) 5- 연말정산 간소화가 확대되면서 국세청 홈페이지를 통해 조회 가능한 연말정산 항목이 06년 8개 항목(퇴직연금, 연금저축, 개인연금저축, 보장성보험료, 의료비, 교육비, 직업훈련비, 신용카드, 현금영수증 등의 사용금액)에서 은행의 ‘주택담보 노후연금 이자비용’이 추가되었다. 반면 건당 100만 원씩 소득공제가 되는 자녀 및 부모의 혼인, 장례비용의 연령 제한을 폐지했다. 10만 원까지 전액 세액공제 대상인 정치 기부금은 종전에는 주민세를 포함해 11만 원을 환급 받았지만 올해부터는 10만 원만 환급된다. 연말정산은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13번째의 월급‘이 될 수가 있고, ‘또 한 번의 세금’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서류가 준비가 되면 한 번 더 검토를 해야 이득을 볼 수가 있다.
■현재와 과거의 비슷한 연말풍경 그렇다면 현재의 사람들은 연말을 이렇게 보낸다고 한다면 과거의 70, 80년대 연말에는 어떠한 모습으로 보냈을지도 궁금해 지지 않을까. 70, 80년대 대한민국은 낭만의 대학문화가 자리를 잡고 있었지만 신군부의 등장과 함께 그 낭만이 소멸되기 시작했고 억압적인 사회분위기로 큰 혼란을 빚은 시기였다. 하지만 대중들은 음악으로 활기를 찾으려고 애를 썼으며 그 후 70, 80년대에 등장한 대학가요제는 신선한 리듬으로 대학생들의 문화와 대학가 주변을 휩쓸어 이들의 애환을 다스렸다. 통기타를 들고 큰 공원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포크송을 즐기는 것은 이때의 젊은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를 잡기도 했다. 이처럼 70, 80년대는 지금과는 달리 볼거리가 많지 않았고, 공연이나 전시장을 찾아가 즐기는 문화보다는 감미로운 낭만을 즐기는 사람들로 주를 이루었으며, 서울의 갈 곳이 그리 많지 않던 시절 종로나 명동 일대의 거리에는 연말을 보내려는 사람들이 지금보다 더 많았다고 한다. 그때와 지금의 연말 모습은 별로 차이가 나지 않지만, 사회 분위기는 그때와 지금은 너무나 큰 차이가 나기 때문에 즐기는 사람들의 속내는 지금과는 많이 다르지 않았을까. 하지만 한해를 정리하고 반성하고 새해에 새로운 각오를 다짐하는 연말의 모습, 크리스마스의 구세군의 종소리는 지금과 그때는 변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새해 달력을 분주하게 찍는 인쇄소의 풍경, 추운 겨울 눈 오는 거리 한손에는 종을 들고 서 있는 구세군의 모습, 독거노인들에게 연탄을 전달하는 자원봉사자 또는 고아원을 찾는 기업들, 연말정산 서류를 꼼꼼히 챙기는 직장인 등 이 모습들은 연말에만 볼 수 있는 결코 ‘아름답지 않은 아름다운 풍경’들이다. 물론 한해를 정리하자고 망년회 등 술자리를 갖고 친목을 돋우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조금만 시간을 내어 가족들과 연말을 즐기는 것, 그리고 가난으로 연말을 고통으로 보내는 사람들과 그 고통을 나눔으로서 같이 행복해 지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한가지 일 것이다. 독거노인이나 고아원의 아이들, 불우이웃은 1년 365일 항상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지만, 연말에만 사회와 주변의 관심을 갖는 다는 것은 매우 아쉬운 점이다. 하지만 연말 이들의 손길마저 없었더라면 추운겨울을 지내는데 상당히 힘들었을 것이다. 이제 2007년을 뒤로하고 2008년을 앞둔 이 시점 올 한해를 무사히 정리해야 2008년 새해는 큰 희망으로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올해는 ‘대통령 선거’가 있어서 새해를 맞이하는 대한민국 국민들은 다 같이 잘 살고, 다 같이 행복한 나라를 꿈꾸고 있을 것이다. <박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