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예산처는 국가의 오늘과 내일을 책임지고 있다. 그래서 싱크탱크 역할을 한다. 특히 기획예산처는 대내외 정책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미래 국가발전전략과 중장기 정책방향을 제시하는 ‘국가전략기획본부’다.” 상고-야간대-행시 합격-미국 석사-박사로 공무원 사회에서 입지적 인물인 반장석 기획예산처 차관은 기획예산처의 중요성을 이같이 밝혔다. 기획예산처가 출범한 지 10년이 다 되어가는데, 일반 국민들 입장에서는 아직도 생소하게 느끼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획예산처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 주십시오. “기획예산처는 1999년 출범 이후 크게 세 가지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우선 첫번째로, 국가전략기획본부로서 대내외 정책환경 변화를 분석하여 미래 국가발전전략과 중장기 정책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2006년에는 최초의 국가장기 비전인 ‘비전 2030’을 발표했습니다. 두번째로, 전체 나라살림을 책임지는 ‘재정당국’으로서 매년도 예산편성과 함께 향후 5년간의 국가재정운용계획을 수립합니다. 국가 우선순위에 따라 전략적으로 재원을 배분하여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정부전체의 총 17개 회계(일반 1개, 특별 16개), 60여개 기금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세번째로는, 총 298개 공공기관의 투명성·효율성·책임성을 제고하기 위한 공공기관의 혁신·관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나라 살림살이는 정부정책의 성패를 결정할 정도로 중요한데, 그 동안의 재정운용에 대한 차관님의 평가를 듣고자 합니다. “재정은 국가경영의 핵심적인 수단으로 시대적 상황에 따라 그 주어진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외환위기시에는 금융구조조정을 위한 공적자금 투입 등 국가경제의 안전판 역할을 담당하여 외환위기 조기 극복에 기여했습니다. 이는 과거에 재정건전성을 지켜왔던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최근에는 다른 국가에 비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저출산·고령화, 양극화 등 우리 사회의 당면과제 해결을 위해 노력 중입니다. 앞으로 늘어나는 재정수요와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어떻게 조화시켜 나갈 것인가가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내년 예산안의 전체 모습과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입니까? “내년 나라살림 규모는 총 257.3조원으로 GDP의 26% 수준이며, 현재 국회 심의 중입니다. 분야별로는 교육(13.6%), 복지(10.0%), R&D(11.2%) 등에 집중 지원할 계획입니다. 낸년도 예산안은 정부가 해야 할 일에 중점을 두어 편성했습니다. 첫번째로는, 저출산·고령화에 대비한 사회투자 확대입니다. * 합계출산율 : (1980) 2.83 → (1990) 1.60 → (2000) 1.47 → (2006) 1.13명 * 고령화 속도 : (2000) 고령화사회(노인인구비율 7%) → (2018) 고령사회(14%) → (2026) 초고령사회(20%) 기초노령연금(2008.1) 및 노인장기요양보험(2008.7) 도입·시행, 영유아 보육 지원 확대 등이 있습니다. 두번째로, 선진일류국가 달성의 핵심관건인 사람과 기술에 대하여 집중 지원할 계획입니다. 구체적인 목표로는 고등교육 재정투자 1조원 확대, R&D 투자 확대 등이 있습니다. 세번째로, 능동적 세계화와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적극 뒷받침할 구상입니다. 이를 위해 한미 FTA 대책 및 남북협력 확대를 지원하고, 2단계 국가균형발전, 행정도시·혁신도시 건설 등을 지원합니다. 또 SOC 등 인프라 구축이 진전된 분야 및 시장기능이 강화되어야 할 분야는 투자 내실화에 중점을 두겠습니다. 이와 함께 재정지출 효율성 제고를 통한 재원도 마련하겠습니다. 재정사업 자율평가 결과 성과가 미흡한 사업은 원칙적으로 10% 이상 삭감하여 4.4조원 규모를 구조조정하겠습니다.” 최근 공공부문 효율성이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요소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공공기관 개혁을 책임지고 있는 기획예산처 차관으로써 향후 개혁방향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이미 금년 4월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제정을 통해 공공기관의 자율·책임경영체계를 구축하고 경영의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공공기관 경영 효율성 문제에 대한 국민 관심도가 높아지고 고객만족도가 향상되는 등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 고객만족도(공기업) : 79.4(2004) → 80.4(2005) → 83.6(2006) 특히 경영정보 시스템 구축(2005.12) 등 경영의 투명성 제고 관점에서 과거의 숨겨져 있던 관행들이 노출된 데 기인하고 있습니다. 한전, 가스공사 등 297개 기관의 조직, 인사, 재무현황 등 100여개 세부 경영정보를 공개했습니다. 공기업 혁신사례(제1회 공공기관 혁신경진대회 수상사례, 2007.10) ① 한국도로공사 : Hi-pass 사업의 기술표준화로 톨게이트 통과 평균시간을 기존 64초에서 9초로 단축 ② 한국남동발전 : 버려진 냉각수로 세계 최초 3,000 kW급 삼천포 해양수력발전 개발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불합리한 관행이 아직 남아 있는 만큼, 앞으로는 공공기관의 자율·책임경영을 실질적으로 정착시키고, 공공기관의 경영개선을 통한 국민신뢰 제고에 중점을 둘 계획입니다. 더불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공공기관 혁신을 위해 행태, 문화 개선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도 병행할 예정입니다.”
공무원을 비롯한 공공부문의 인원도 계속 늘어났는데, 외환위기 이후 결국 정부만 더 비대해졌다는 비판도 적지 않습니다. 이러한 지적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참여정부의 공무원 증원은 사회여건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대민 서비스를 제고하기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습니다. 사회 양극화, FTA, 저출산·고령화 등 새로운 행정수요가 발생하고 치안·교육 등 행정 서비스에 대한 국민의 기대수준은 상승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전체 증원의 84%가 교육·치안·집배원 등 국민생활과 밀접한 서비스 분야입니다.*분야별 증원(명) : 교원 29,262(51%), 경찰 6,296(11%), 집배원 2,694(5%) 이러한 공무원 증원에 따라 대민 서비스 개선효과가 가시적으로 시현되고 있습니다. * 주요 대민 서비스 개선 실적(2002→2006년) : 학급당 학생수(35.2→32.9명), 특허심사 대기시간(22.6→9.8월), 우정업무 민원대기시간(39→8시간) 우리나라 공무원수는 OECD 주요국과 비교할 때 적은 규모입니다. *인구 천명당 공무원수(명) : 한국 27.8, 일본 34.8, 미국 70.4, 프랑스 73.4 향후, 상시적·전문적 조직진단을 통해 감축·재배치 요인을 적극 발굴하는 등 공무원 정원을 엄격하게 관리해 나갈 계획입니다.” IMF 외환위기는 극복했다고 하지만, 우리 사회의 급속한 고령화와 고용 없는 경제성장 등으로 새로운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지적하신 대로 지금 우리 사회는 과거에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우선, 저출산·고령화 현상이 세계적으로 유례 없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성장 둔화와 복지지출의 확대 등 경제·사회 전반에 막대한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 합계출산율 1.13(2006) 세계 최저수준, OECD 평균 1.6 또한, 노동집약적 생산시설의 해외이전, 설비자동화 등으로 성장의 고용창출 효과도 감소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국가발전전략인 비전 2030을 만들어 R&D 확충, 혁신형 중소기업 육성 등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고 보육·교육, 직업훈련 등 인적자원 개발과 고용촉진을 위한 다각적인 대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재 2008년 예산안 국회 처리가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어떤 문제가 있는 건가요? “예산안 국회 처리는 이미 헌법시한(12월 2일)을 넘긴 상황이어서 조속한 시일내에 처리가 필요합니다. 예산안 처리 지연되면 막대한 사회적 비용 등의 손실이 불가피합니다. 중앙정부는 예산 확정 후 정상적인 집행준비에 약 30일이 소요되는데, 예산안 처리가 지연되면 집행준비가 부실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지자체는 법률에 따라 12월 17일(광역)부터 22일(기초)까지 지자체 예산을 편성하여야 하나, 중앙정부 예산이 확정되지 못하면 지방재정운용에 차질이 벌어집니다. 예산은 서민생활 및 국민경제와 직결된 문제로, 예산안 처리 지연의 궁극적인 피해자는 국민입니다. 아무쪼록 조속한 시일내에 예산안이 통과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김원섭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