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 때만 열풍 부는 사극. 대선판도가 굳어진 가운데 정조대왕에 대한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정조대왕의 인기가 다시 급부상하는 이유는 이 씨 조선 중반에 당파싸움을 종결짓고 경제개혁을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올해 드라마 속에서 최고의 대통령 감을 뽑는다면 누가 있을까라는 질문이 던져졌다. 이에 대해 대학생들은 드라마 ‘이산’의 영조를 드라마 속 최고의 대통령으로 꼽았다. 이에 대해 MBC TV ‘이산’에 정순왕후로 출연 중인 김여진이 “정조대왕은 현대 민주주의에 어울리지 않는 군주”라고 말해 화제가 집중되고 있다. 17대 대선을 앞두고 아르바이트 구인·구직 포탈 알바몬이 최근 대학생 97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대학생들은 남학생 36.8%, 여학생 47.7%가 ‘백성을 먼저 생각하고 백성과 함께하는 영조가 최고의 대통령’이라고 답했다. 2위는 뛰어난 지략가이자 외교력을 보유한 ‘태왕사신기’의 담덕(35.8%)이 차지했다. 이어 카리스마가 넘치는 ‘대조영’과 ‘태왕사신기’의 관미성주도 각각 8.9%와 8.7%의 지지를 얻었다. 기타 의견으로는 정조, 주몽 등이 거론됐다. 특히 17대 대통령에게 가장 바라는 것은 역시 ‘취업률 향상’이 압도적이었다. 남학생의 50.1%, 여학생의 37.4%가 ‘청년 실업률 소식이 없도록 취업률을 향상시켰으면 좋겠다’고 응답, 전체 응답의 42.8%를 차지했다. 또 ‘경제가 튼튼한 대한민국’이 18.3%로 2위를 차지했으며, ‘약속한 공약만이라도 지켜 달라’는 냉소적인 의견도 14.9%를 차지, 3위에 올랐다. 4위는 ‘도덕적, 윤리적으로 믿고 존경할만한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가 11.4%로 뒤를 이었다. 김여진은 “대선을 앞두고 많은 사람들이 정조에 빗대 자신의 이미지 마케팅을 하고 싶어하는 것 같은데, 턱도 없는 소리라고 생각합니다. 정조가 아무리 성군이었다 해도 그 혼자서 정치를 해봐야 한계가 있습니다. 혼자서 잘난 척해서는 절대로 좋은 나라를 만들 수 없거든요. 특히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결코 한 사람의 힘으로 되는 것은 없잖아요? 그런데 왜 정치하는 사람들은 자신을 정조에 빗대려 하는지 이해할 수 없어요”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정조에 대한 해석은 다각도로 이뤄지고 있는데, 정조 이후 순조 때부터 조선이 바로 몰락의 길을 걸은 것을 보면 정조 역시 완벽한 군주는 아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여진은 “지금까지 투표를 한 번도 안 한 적은 없다. 그러나 이번에는 아직도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며 웃었다. 김여진은 “어찌 됐든 중요한 것은 ‘내가 나서서’라는 건방진 생각은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정말 겸손한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 자기 혼자서 모든 일을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대통령이 돼서는 안된다. 제 아무리 정조라도 지금 출마를 하면 혼자 힘으로 되는 일이 아무 것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영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