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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대선 끝! 그러나 총성은 끝나지 않았다

대선 중 각종 고소·고발, 총선으로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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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8호 ⁄ 2007.12.24 15:21:44

지난 1월초부터 대선의 총성은 울렸다. 이 총구는 고공행진을 계속하는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에게 향했다. 특히 광운대 강연 동영상사건의 실체가 누구며 뒷거래가 어떻게 이뤄졌는지가 밝혀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주가조작·위장전입·위장취업·땅 투기 등 이명박 당선자의 각종 의혹을 둘러싸고 한나라당과 대통합민주신당이 벌인 난타전은 결국 고소·고발로 이어졌다. 이명박 당선자의 압승으로 대선이 마무리됐지만, 검찰에 접수된 각종 고소·고발 사건이 대선 이후에도 남아 있을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부동산 차명재산 의혹, BBK 주가조작 사건 개입 의혹, 탈세 의혹 등 이 후보에 대한 각종 의혹을 아우르는 ‘이명박 특검법’이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공방의 불씨가 사그러들지 않았기 때문. 검찰 고소로 의혹을 부풀린 뒤 선거가 끝나면 슬그머니 소를 취하하던 예전에 비해 ‘고소 전쟁’의 결말을 예측하기 어려운 이유다. ■ 신당, 이명박 특검 총선 활용 총선을 4개월 앞두고 상대 진영의 기선을 제압하려고 ‘고소 카드’를 계속 쥐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선거철만 되면 ‘묻지 마 고소’를 남발하는 정치권에 대한 검찰의 곱지 않은 시선도 변수 중 하나. 올 한 해 정치인들이 검찰 문을 두드린 단초는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가 진검승부를 펼친 한나라당 경선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두 패로 갈린 한나라당은 경선 기간 내내 격렬한 공방을 벌였다. ‘네거티브’ 공세로 단련된 이회창 전 총재조차 “이렇게 지독한 경선은 처음 봤다”며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이 후보측은 정수장학회 횡령 의혹, 영남대학교 비리 의혹, 최태민 목사 비리 의혹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면서 박 후보를 공격했다. 지난 6월 이 후보측 지지단체인 ‘정권교체를 위한 사이버 국민연대’는 박 후보를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출근도 안하고 정수장학회 상근이사장 자격으로 억대 연봉을 챙겼다는 이유였지만, 박 후보는 두 달 뒤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한나라당 당원 김해호 씨는 같은달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최태민 육영재단 비리 의혹’을 제기했다.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된 김 씨는 한 달 뒤 공직선거법상 사전선거 및 허위사실 공표 등 혐의로 구속됐다. 양측의 반목은 7월 2일 이 후보의 '부동산 차명재산 의혹'이 보도되면서 정점에 이르렀다. 이 후보의 처남이자 ㈜다스 대주주인 김재정 씨는 “졸지에 이 후보의 재산관리인으로 전락했다”며 해당 언론사와 이를 인용해 공세를 편 박 후보측 유승민 의원, 서청원 전 의원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고 15억원 상당의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김 씨는 ㈜다스가 투자한 ㈜홍은프레닝의 ‘천호동 뉴타운 특혜 의혹’을 제기한 박 후보측 이혜훈 의원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그러나 “검찰이 야당 경선에 개입할 빌미를 제공했다”는 당 안팎의 비난 여론에 직면한 이 후보측은 김 씨가 당 차원의 소 취하 권유를 거부하자 속을 태워야 했다. 김 씨가 20여일 만에 고소를 취소했지만, 검찰이 수사를 계속했기 때문. 이 후보측이 검찰의 역풍에 긴장한 사이 유승민·이혜훈 의원, 서청원 전 의원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부동산 차명재산 의혹’은 ‘주민등록 등초본 부정발급 사건’으로 확산됐고, 이 사건에 박 후보측 대외협력위원회 전문가네트워크 위원장 홍윤식 씨가 개입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상황은 더 복잡해졌다. 검찰은 이 후보 일가의 등초본을 부정발급받은 전직 경찰관 권모 씨를 주민등록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홍 씨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 와중에 ‘한반도 대운하 공약 보고서’유출 경위가 ‘주민등록 등초본 부정발급 사건’과 맞물리면서 이 후보측의 ‘대(對) 정부 투쟁’이 시작됐다. ■ 끝없이 물고 물리는 고소·고발 “국가기관이 총동원된 정권 차원의 정치공작”이라는 비난에 발끈한 청와대는 이 후보측 박형준·진수희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지만, 이 후보측이 사흘 뒤 청와대 천호선 대변인을 같은 혐의로 고소하면서 청와대와 야당 유력 후보 간의 맞고소 사태가 일어났다. 진수희 의원은 3개월 뒤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면서 한나라당 경선과 관련해 기소된 첫 번째 현역 의원이라는 선례를 남겼다. 박형준 의원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청와대는 이 후보측이 계속 ‘정권 차원의 음모론’을 설파하자, 지난 9월 이명박 후보와 이재오·안상수·박계동 의원을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소했다. 청와대의 강경한 대응에 보수단체가 움직였다. 뉴라이트 부정선거추방운동본부는 사흘 뒤 “청와대가 국가기관의 선거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며 노무현 대통령, 문재인 비서실장 등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 후보는 경선 과정에 불거진 의혹 이외에도, 병역과 출생 의혹을 제기한 군사평론가 지만원 씨, 서울시장 시절 비서관이었던 김유찬 씨의 ‘위증교사 폭로’ 등으로 공방을 벌였지만, 지 씨와 김 씨가 각각 무고 혐의로 구속되면서 일단락됐다. 이명박 후보가 한나라당 경선에서 승리한 뒤에도 ‘툭하면 고소 고발’은 잦아들지 않았다. 신당 김종률·정봉주 의원, 한나라당 진수희·정두언 의원 등 상대 진영 공격의 선봉에 섰던 인물들은 줄기차게 서울중앙지검을 드나들었다. ■ 한나라 ‘김경준 뒷거래’주장 밝혀질지 ‘정동영 저격수’ 역할에 충실했던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도 신당측의 집중 공격을 받았다. ‘김경준 기획입국설’을 제기했던 홍 의원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한나라당은 ‘김경준-이명박 사전 협상설’을 제기한 신당 김종률 의원을 고발하고, 전국 유세에서 이명박 후보를 비난한 신당 김근태·이해찬 공동선대위원장을 모욕 혐의로 고발했다. “검찰이 ‘BBK는 이명박 소유’라는 김경준 씨의 자필 메모를 숨겼다”고 주장한 정봉주 의원도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발됐다. 대선 후보들도 ‘고소 고발 난타전’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신당은 ‘BBK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이 당선자를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데 이어, 선관위에 제출한 후보등록 서류에서 전과기록을 누락했다며 선거법 위반 혐의로 추가 고발했다. 한나라당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한나라당이 모 언론사에 압력을 행사해서 사장을 교체했다”고 주장한 정동영 후보를 허위사실 유포 등 혐의로 고발한 것. 한나라당은 또 “비방광고를 했다”며 명예훼손 혐의로 정 후보를 추가고발했다. 대선 막판에 이 당선자가 BBK 설립 사실을 자인하는 ‘광운대학교 강연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양측의 대결 국면은 정점에 이르렀다. 일명 ‘이명박 특검법’의 본회의 통과를 둘러싸고 한나라당과 신당 의원들이 국회에서 벌인 ‘육탄전’도 향후 고소·고발 릴레이의 단초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나라당은 이미 지난 15일 “본회의장에서 폭력을 휘둘렀다”는 이유로 신당 강기정 의원을 상해죄로 고발했다. <김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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