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전 나는 이미 최예태 화백의 미술세계를 그 당시 연재하던 신문과 라디오 방송에서, 한국의 구상 미술화가 중 가장 앞선 인물로 소개한 바 있다. 몇몇 한국 화가들의 프랑스에서의 이십여 회의 전시회에 이어, 얼마 전 그의 중요하고도 아주 특별한 전시회를 볼 수 있었다.
파리는 최예태 화백에게 그리 낯선 도시는 아니다. 그는 Acad럐ie de la Grande Chaumiere에서 몇 년간 유학했고, 프랑스 구상 미술의 대가 중 한 명인 Yves Brayer의 제자였다. 그는 내게 최예태 화백의 탁월한 재능과 열정에 대해 칭찬을 하곤 했었다. 다른 프랑스 화가들, 아마추어, 그리고 그림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1980년 Salondes Artistes Fran뛞is와 1990년 Salon d'Automne에 출품한 그의 작품에 크게 주목을 했었다.
드디어 2001년 6월 La Grande Ombre et Lumieres에서 열린 전시회에서 최예태 화백의 독창적인 재능을 진정으로 발견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그는 풍경, 인물, 꽃, 누드 등 50여 점의 작품을 선보였는데, 그의 무궁한 영감의 세계와 매혹적인 독창성을 가늠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게다가 최예태 화백의 사물, 꽃 정물의 구성은 고요의 섬세함을 증명하고, 특히 그 정물 세계는 음악의 향기까지 배어 있는 듯하다. 마치 모차르트의 음악에 신의 음성이 스며있듯이…
또한 풍경화가로서의 최예태 화백은 웅장한 건축물의 창조자이다. 그는 山이라는 평범한 주제를 뛰어난 관찰력으로, 품위 있고 환상적인 매우 보기 드문 수준으로 표현했다. 내 견해로는, 한국의 화가들은 그들의 ‘고요한 아침의 나라’를 가을빛과 겨울의 졸리운 듯한 나른한 분위기, 그리고 또 봄의 잔잔한 빛으로 표현하기를 즐기는 듯하다.
하지만, 최예태 화백만큼 한국인의 정신과 자연의 조화를 매우 설득력 있게 표현하는 화가는 아주 드물다. 내가 여기서 환희, 매혹, 그리고 경탄감을 느끼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다. 최예태 화백의 구상 작품들 속에는 뭔가 다른 특별한 것이 있다. ‘실내의 여인’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그의 구성은 영혼의 평화와 몽상을 가진 아주 개인적인 은밀함을 여인들의 우아함과 누드화에 옮겨 놓았기 때문이다. 표현력 있는 여인들을 다룬 작품도 있지만, 자주 등장하는 여인들은 자못 정숙하다. 하지만 그녀들은 보기 드문 색채와 마치 한국의 연한 초록빛을 발산하는 듯한 아주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최예태 화백처럼 뛰어난 화가를 알게 된 것이 나에겐 여간 큰 기쁨이 아닐 수 없다. 또 그림 그리는 스케일을 떠나서라도, 열정과 시적 감각의 행복한 연결인 그의 작품 세계에서 나는 특별하고도 분명한 그만의 신선한 영감에 크게 감동해 마지 않는 바이다. <글 ·Roser Bouilot (프랑스, 미술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