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인한 고용시장의 불안과 회사 비전에 대한 고민 속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회사를 옮기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특히 몇 년 후 임원 승진을 바라보는 부장급들의 이직은 2006년과 비교해 2007년에는 약 2배 정도 증가했다. 이직 경험이 있는 직장인들의 1인당 평균 이직 횟수는 3.2회이며, 회사를 한번 옮길 때마다 평균 281만 원 정도 연봉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공적인 이직과 전직을 위해서는 그에 맞는 요령이 있듯이 자신만의 비전과 목표를 세워야 한다. ■ 직장인이 꼽은 새해 결단 1순위 ‘이, 전직’ 직장인 4명 중 1명은 2008년 새해에 가장 큰 결단으로 ‘이, 전직’을 꼽은 것으로 조사됐다. 온라인 취업 사이트 사람인이 미르북스 출판사와 함께 직장인 790명을 대상으로 “2008년 무자년, 새해에 가장 큰 결단이 필요한 부분은 무엇입니까?”라는 설문을 진행한 결과 ‘이, 전직’이라는 응답이 23.9%로 가장 높게 나왔다. 이 같은 결과는 새해에는 좀 더 나은 직장으로 옮기고 싶은 마음을 가진 직장인들이 많다는 현실을 나타내는 반면, 현 직장에 크게 만족하지 못한다는 불만을 보여준다. 그 다음으로는 ‘자기계발’이나 ‘회사생활’, ‘결혼, 연애’였으며, 새해결단의 단골손님인 ‘금연, 금주’와 ‘다이어트’는 의외로 6.1%와 4.8%의 낮은 지지를 받았다. 또한 중대한 결단을 내릴 때 가장 중요한 요인은 38.7%가 ‘본인의 의지, 생각’으로 조사됐다. 이 외에 ‘가족, 지인들의 의견, 평가’, ‘본인에게 돌아오는 이익’, ‘성공 가능성’, ‘실패 가능성’, ‘주변 사람들의 시선’ 등의 대답이 있었다. 이런 결단을 내린 후 실행하는 데 있어서 최대의 걸림돌은 바로 ‘게으름, 나태함’이었다. 뒤이어 ‘경제적 능력’, ‘추진력 부족’, ‘부족한 시간’, ‘나약한 의지’ 등 자신의 마음가짐이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평균 이직 횟수 3.2회-연봉 상승 281만원 취업 포털 커리어가 이직 경험이 있는 1년차 이상 직장인 81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들이 지금까지 이직한 횟수는 평균 3.2회로 집계됐다. 또한 한번 이직할 때 올리는 연봉은 평균 281만원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는 ‘3회’가 24.9%로 가장 높았고, 이어 ‘1회’와 ‘2회’ 순이었다. 남성은 ‘3회’ 이직했다고 답한 응답자가 26.3%로 많은 반면, 여성은 ‘1회’가 27.7%로 가장 많아 여성보다 남성이 더 활발하게 이직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직하는 이유로는 ‘회사의 비전이 없다고 생각돼서’가 50.1%로 가장 많았다. 또한 ‘연봉을 높이기 위해서’라는 대답도 42.6%로 높은 지지를 얻었다. 이런 결과는 요즘 직장인들이 가장 큰 딜레마인 비전과 연봉이라는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 뒤로 ‘업무 스트레스가 심해서’, ‘회사의 경영난이 악화돼서’, ‘맡은 업무가 생각과 달라서’, ‘상사·동료와의 마찰 때문에’, ‘가족문제·개인사정 때문에’, ‘과도한 업무량과 잦은 야근 때문에’, ‘일에 대한 매너리즘에 빠져서’ 순을 보이며 회사생활의 어려움을 나타냈다. 이직 때 연봉이 높아졌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절반을 차지하는 50.0%가 ‘기존보다 높아졌다’고 답했고, 이들이 한번 이직할 때 연봉은 평균 281만원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100만원 미만’이 33.0%로 가장 많았고, ‘100만원~200만원’, ‘200만원~400만원’, ‘400만원~600만원’이 뒤를 이었다. 이렇게 이직 후 높아진 연봉에 만족하는가를 묻는 질문에는 39.9%가 ‘보통’이라고 응답했다. ‘약간 만족’은 26.4%, ‘약간 불만족’ 15.0%, ‘매우 불만족’ 12.3%, ‘매우 만족’은 6.4%를 보여 대체로 만족함을 알 수 있다. 커리어인 김기태 대표는 “신입사원들이 회사 내규에 따른 고정급을 받는 것과 달리, 경력직은 연봉협상을 통해 급여를 결정하게 된다”며 “연봉은 현재 자신의 능력을 대변할 뿐 아니라, 직장생활을 하는데 매우 중요한 동기부여 요소가 되기 때문에, 신중하게 판단해서 기대치와 잘 절충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 성공적인 이직과 전직에는 어떤 요령이? 무조건 이직과 전직을 한다고 모두 성공하는 건 아니다. 그렇다면 성공적인 이직과 전직에는 어떤 요령이 있을까? 전문가들이 조언하는 요령을 알아본다. 첫째, 자신의 목표를 명확히 해야 한다. 이직과 전직의 기본 바탕은 자신을 이해하는 것이다.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 자신이 가장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업무를 파악해야 한다. 나이도 주요한 고려 대상이다. 30대 중간관리자라면 자신의 경력을 더 쌓을 수 있는 이직을 고려해야 하고, 40대를 넘어서면 전직의 기회가 많지 않으므로 회사와 함께 오래 갈 수 있는 직업을 찾는 것이 유리하다. 여기에 일자리 수요도 주요 변수다. 이직을 위해서는 현재 취업 시장에서 기업 수요가 얼마나 있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둘째, 경력관리는 일관성있게 해야 한다. 1∼2년의 단기간이 아닌 10년 후 자신이 어떤 지점에 있을지를 생각해 보고 그 방향에 맞게 움직여야 한다. 완전한 직업 전환이 아니라면, 방향성을 잃고 자신의 가치를 낮추기 십상이다. 목표 기업이나 직무를 정하는 효과적인 방법은 ‘지금의 이직이 그 다음 번 이직에서 지렛대 역할을 해줄 것인지, 걸림돌 역할을 할 것인지’를 스스로 물어보는 점검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다. 헤드헌터 등과 수시로 연락을 취해 경력관리 방안에 대해 논의하면서 자신의 시장가치를 높여야 한다. 셋째, 특정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가 되자. 다양한 경험도 이력관리에 플러스 점수를 올려줄 수 있겠지만, 깊이 없는 지식은 직급이 올라갈수록 한계를 드러낸다. 경력직을 뽑는 대부분의 기업들은 직무 전문성을 따지게 된다. 따라서 이론적, 실무적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일상 업무 외에도 추가적인 노력을 필요로 한다. 스카우트의 설재돈 부사장은 “자신만이 가질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춘 인재라면 기업들의 영입 1순위 후보로 선정됨에 부족함이 없다”며 “외국에서 학위를 취득하는 것도 자신의 전문성을 높이는 데 아주 효과적”이라고 충고한다. 네 번째, 직장 내에서의 평판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최근 채용시장에서는 최종단계에서 ‘평판 조회’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니고 있는 직장에서의 상사나 동료직원, 부하직원들의 개인에 대한 평가가 채용 과정에서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도 고려해야 한다. 실제로 직장내 스캔들이나 횡령, 복잡한 사생활 등이 평판 조회 과정에서 불거져 나와 채용이 결렬된 경우가 많다. ■ 신조어는 급변하는 사회를 반영한다 사회 트렌드를 보여주는 신조어들 중엔 취업대란과 관련해 20대 태반이 백수라는 ‘이태백’이라는 말에 이어 30대 절반이 실업 상태라는 뜻의 ‘삼태백’이 등장했다. 취업을 위해 명문대에 편입하려는 학생을 가리키는 ‘메뚜기 대학생’, 장기간 미취업 상태에 있는 사람을 뜻하는 ‘장미족’, 어학연수나 유학을 목적으로 해외에 나가 있는 사람들인 ‘영어 난민’도 취업난과 무관하지 않다. ‘엔지(No Graduation)족’과 ‘대오(대학 5학년)족’은 취업을 위해 졸업을 연기하는 학생을 의미한다. 취업 후에도 습관적으로 구직 활동을 계속하는 증상을 빗댄 ‘구직 중독증’, 재취업이나 재취학을 위해 주위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고 몰래 공부하는 ‘도둑공부’, 명예퇴직한 사람을 이르는 ‘명태족’, 최근 이슈로 떠오른 비정규직 임금을 상징하는 ‘88만원 세대’라는 말은 우리 시대의 숨길 수 없는 슬픈 이면을 보여준다. <김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