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정권을 되찾고 치러지는 이명박 정부의 18대 총선. 진보세력은 퇴색하고, 보수진영간의 총선 영토 싸움이 시작됐다. ‘이명박-한나라당’ ‘손학규-대통합민주신당’ ‘이회창-자유신당’, 이를 이끄는 3인은 모두 한때 한나라당이라는 지붕에서 한솥밥을 먹은 지도자다. 그러나 이명박은 대통령에 오르고, 손학규는 신야당 대표로, 이회창은 야당으로 각각 흩어져 18대 총선을 치르게 된다. 이와 관련,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 3김이 이끄는 시대를 마감하고 새로운 3인이 주도하는 시대가 열렸다. 5·18 광주항쟁의 잔인한 진입 후 들어선 전두환 정권이 주도했던 민정당, 민한당, 국민당 등 3당의 형태로, 이명박 정부에서도 이런 밀월 관계가 유지될 수 있다. 대통합민주신당이 대선 참패 후 방향이 흔들리고 있어, 이번 총선에서 보수 정당은 헤비급이 탄생할 수 있다. 반면, 이를 견제할 진보 정당은 플라이급로 전락하게 된다. ■3金 지고 李·孫·李 3인시대 총선 치러 3인은 총선에서 누가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여 정국을 주도하느냐를 놓고 뭍밀 싸움이 시작됐다. 이와 관련, 이명박 당선인이 이끄는 한나라당은 국정 안정을 위해서는 과반수 확보가 필수적이라며 이를 위해 국민이 원하는 참신하고 일 잘하는 일꾼을 이번 총선에 공천하기로 정하고 인재 영입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이명박 당선인은 기존의 여의도 정치를 탈피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어 이를 실현하는 총선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탈여의도 정치를 추구하기 위한 발판은 과반수 의석 확보이며, 양당제보다 다당제로 적합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헌정사상 양당제 아래서는 정치의 선진화를 이루지 못하고 오히려 패거리 정치만 양상해왔다. 이번 대선에서 주류도 비주류도 아닌 외뢰인인 이명박 후보의 대선승리는 패거리 정치를 청산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볼 수 있다. 이명박 당선인은 흑백논리를 버리고 흑묘백묘(黑猫白猫)를 중시하는 실사구시를 추구하기로 했다. 그래서 이명박 당선인은 양당제보다 다당제를 통해 중요 정책별 사안에 따라 서로 파트너로 협조하는 선진 정치형을 추구할 것이다. 지금 정치면에서 선진국이라 불리우는 호주, 말레이시아는 다당제로서 서로 국정운영의 동반자로 국정운영을 이끌고 있다.이와 관련, 이명박 정부는 이번 총선에서 다수 의석을 확보하는데 실패해도 연정을 통해 국정을 운영한다는 것이다. ■이명박,黑猫白猫 연정 펴 이에 따라 성향이 같은 이들 3인이 주도하는 정국은 총선 후가 더 중요하다고 볼수 있다. 이와 관련, 이회창 자유신당 대표는 협력할 것은 협력하되 반대할 것을 확실히 반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대선 경선에서 경쟁자로 참여했던 손학규 대통합민주신당도 실사구시를 표방하고 있어 이명박 정부의 정책에는 협조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번 총선에서는 1강 2중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보이며, 특히 충청권을 놓고 혈투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벌써부터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명박 당선인이 이명박 정부 초대 총리로 심대평 국중당 대표를 선임하려 한 것도 충청권의 의석 확보차원이었다. 특히 충청권 맹주로 나선 이회창 자유신당 대표가 총선에서 충청 아성을 지키려고 하고 있다. 그래서 이명박 당선인은 총선에서 충청권의 표심을 잡기 위해 행정복합도시 개발사업을 확대해 과학첨단 비즈니스 도시 건설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명박 당선인이 충청권의 표심을 잡기 위해서는 박근혜 전 대표의 힘을 얻어야 한다. 아직도 박근혜 전 대표는 충청권에서 많은 표를 갖고 있다. 그래서 이명박 당선인은 딜레마에 빠졌다.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위해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계획을 갖고 각종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코드가 맞지 않는 보수성향이 강한 일부 의원들을 물갈이해야 하기 때문에 총선 공천과정에서 이명박 당선인의 의중이 반영된 공천을 해야 한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표는 “공천을 잘못하면 좌시하지 않겠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저지하겠다”며 이 당선인측을 향해 포문을 열고 있다. 이에 따라 이 당선인이 박 전 대표측의 말을 거부하고 3월 공천을 추진할 경우 이와 박의 갈등은 건널수 없는 다리를 건너 탈당의 수순을 밟을 수도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박근혜, 극단상황서 이명박과 결별할 수도 한나라당내에서 이런 극단적인 사태가 벌어질 경우 이 당선인은 새로운 인물로 총선에 임할 것으로 보이며, 박 전 대표측은 탈당해 새로운 당을 만들거나 타당과 합당하는 쪽으로 기울 것이다. 그러나 총선이 임박해 창당하는 것은 무리여서 다른 당과의 합당쪽을 택할 수 있어 이회창이 이끄는 자유신당으로 말을 갈아 탈수 있을 것으로 보는 측도 만만치 않다. 박 전 대표의 이런 행보가 이어지면, 이번 총선에서는 수도권에서 이명박 대 손학규로, 충청권은 한나라당 대 자유신당으로, 영남권에서는 이명박 대 박근혜의 대결구도가 형성돼 치열한 선거전이 치러질 것이다. 이에 반해 호남권에서는 대통합신당 대 민주당 구도가 형성되는 가운데 한나라당이 얼마나 선전하느냐에도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는 보수성향의 당은 상승하고 진보성향의 당은 기우는 형국으로 전개되고 있는 판이지만, 중도진보성향의 당이 그대로 주저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유권자들은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서 적절한 안배를 하는 중용의 선택을 한다. 그래서 중도 진보성향의 정당은 위축될 수 있지만 완패를 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선 이들 진보 성향의 의원들은 총선을 위해 대통합신당에서 나와 다시 흩어졌다 뭉치는 결속력을 보일 것이다. 일부에서는 손학규 대표를 두고 ‘한나라당 짝퉁당’,‘한나라당 제 2중대’로 비하하고 있다. 이는 손학규 전 지사를 대표로 옹립한 무리들이 주로 수도권 출신에다가 예전에 한나라당에서 몸담았던 인사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총선에서 손학규 체제로는 제 1당의 의석을 상당히 상실하고 자칫 잘못하면 제 4당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盧의 사람,무소속 당선 후 ‘盧의 당’창당 우선 이해찬 등 친노·친DJ 세력의 이탈이 가속화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친노세력의 움직임은 또 하나의 총선 정국의 변수가 될 수 있다. 노 대통령과 함께 일을 했던 이병완, 윤승룡, 김만수, 전해철등 청와대 비서진 일부가 총선 출마를 위해 청와대를 떠나 지역구 관리에 들어갔다. 여기에 리틀 노로 불리우는 김두관 전 행자부장관이 경남 남해에 무소속 출마를 던졌다. 이에 따라 친노그룹은 무소속으로 출마, 당선 후 노무현신당을 창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노대통령의 임기 내 노의 실정 때문에 총선에서 노의 사람들이 원하는 만큼의 당선자를 내지는 못할 것이다. 여기에 진보세력을 대표하는 김근태계의 움직임이 예의주시되고 있는데, 이들 그룹은 재야그룹과 함께 흩어졌던 진보세력 결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단지 노 대통령의 실정 때문에 진보가 따돌림 받았지 ‘진보는 절대 죽지 않았다’는 슬로건으로 총선에서 다시 교두보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관련, 일부에서는 문국현이 이끄는 ‘창조한국당’과 합당하자는 의견도 분분하다. 창조한국당은 “‘왕년에’민주세력이었으면 영원히 민주세력인가, 원내 1당과 2당의 대표는 물론, 자유신당등의 간판이 모두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사실을 매우 서글픈 일이다”고 밝혔다. <김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