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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정원장 대화록 노출 완벽한 스포트라이트 성공?

김 원장,‘언론노출증’ 비난 감수할 만큼 총선 사심 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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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1호 ⁄ 2008.01.21 17:56:18

최근 대화록 유출 파문을 일으킨 김만복 국가정보원장의 사표 수리 여부를 두고 현 정부와 차기 정부의 ‘유치한’ 신경전이 한창이다. 대통령직 인수위는 전대미문의 일이라 얼떨떨하다며 호들갑이고, 청와대는 사표수리를 빨리 할 이유가 없다며 시간을 끌고 있다. 또 양쪽의 신경전 사이에 낀 검찰은 난감하기 짝이 없다. 김만복 국정원장이 확실한 언론 노출에 성공했다. 그 동안 ‘언론노출증’을 앓고 있다는 비난을 받아온 그는 예측불허의 기행으로 언론을 심심찮게 장식한 바 있다 특히 지난해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자 석방협상 타결당시 김 원장의 과다한 언론 노출은 ‘핫 이슈’로 떠올랐다. 당시 김 원장은 아프가니스탄 현지 활동 사진을 담은 보도 자료를 배포하는 등 자신의 일거수 일투족 대부분을 공개하는가 하면, 심지어 실무 협상자인 국정원 비밀요원까지 노출시켰다. 이 밖에도 그는 2006년 취임 후 고향인 부산 기장군 지역의 각종 경조사에 ‘국정원장’이라 적힌 화환을 보내는가 하면, 모교 홈페이지에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해 구설수에 올랐다. ‘음지의 영역’이라 불리우는 국정원의 본질을 망각한 처사이다. 정치권 내에선 김 원장의 이 같은 기행을 두고 4·9 총선을 염두에 둔 행동이란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 자존심 긁힌 청와대 ‘인수위 애 먹이기’ 김 원장이 특정언론에 건넨 김양건 북한 통일전선부장과의 대화록 자체가 왜 작성됐는지 여부도 석연찮다. 한나라당 등은 대선에 영향을 끼치려는 ‘북풍공작’ 의도가 아니었느냐며 의혹 제기에 나섰다. 이에 김 원장은 “이처럼 불필요한 의혹이 확대 재생산돼 국론 분열을 야기하고 남북관계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게 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해명했지만, 인수위와 차기 여당은 기다렸다는 듯 “결코 이번 문서유출 사고가 김 원장의 사퇴만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압박했다. 때문에 청와대는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 김 원장의 사표 수리가 얼마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지 불과 하루만인 지난 16일 청와대는 돌연 신중한 판단을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며 입장을 바꿨이다. 심지어 인수위와 한나라당을 향해 “김 원장의 북풍 공작설과 대가설 의혹 자체가 오히려 국가 문란 행위다”라며 대립각을 세워 정면에 나섰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대화록을 유출한 김 원장의 방법은 부적절했지만, 방북에 대해 북풍공작·정상회담 대가 제공설 등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이를 해명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다”며 “중상모략으로 사표수리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더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할 때 하더라도 곱게는 못해 주겠다’는 청와대와 차기 정부의 힘 겨루기인 셈이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검찰이 밝혀내야 한다며 청와대를 압박했고, 인수위 역시 국정원의 참여정부 색깔 빼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박형준 인수위 기획·조정분과 위원은 “국정원 개혁과제는 상당히 중요한 과제로 별도로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말해 비공개임을 밝혔다.

■ 난감한 검찰 ‘유출도 사법처리 되나’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양측 사이에 끼여 난감한 건 검찰이다. 아직 사표도 수리 안 된 현직 국정원장을 수사해야 한다는 부담이 만만치 않을 터. 현재 서울중앙지검 공안 1부는 인수위를 통해 당시 대화록을 건네 받은 후 사법처리 가능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대화록 내용과 경위 파악 후 수사착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나, 대화록 유출이 사법처리 대상인지 여부조차 아직 불분명한 상태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청와대와 차기정부의 팽팽한 신경전 사이에 놓인 검찰의 행보가 주목되는 가운데, 청와대측은 입장을 바꾼 배경에 대해 입을 열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인수위가 김 원장의 유출 문제를 꼬리 잡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데 사표 수리를 서두를 필요가 없지 않느냐”며 “사퇴 처리를 하지 않으려는 건 아니지만 인수위와 한나라당측의 반응은 과한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정치권에선 이번 사표 수리시기 및 검찰 조사가 늦어도 다음주 중에는 해결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류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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