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켈로그 경영대학원 석좌교수인 필립 코틀러는 “앞으로 착한 기업, 즉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만이 성공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은 세계적인 추세이며, 국내 기업들도 이런 흐름에 동참하고 나섰다. 광주은행은 10일 태안 원유유출사고 현장에서 타르 덩어리 수거와 기름제거에 팔 걷고 나섰다. 광주은행의 한 관계자는 작업에 열중하는 가운데 “우리 삶의 터전이며 자손에게 물려줄 최고의 유산인 자연을 지켜내기 위한 자원봉사의 손길이 필요하다”며 “광주은행은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기업시민으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아예 2008년 시무식을 태안 복구활동에 동참하는 것으로 대체하면서 한 해의 시작을 사회에 대한 봉사활동과 함께했다. 전경련 조석래 회장은 직원들과 기름유출 방제작업에 나서면서 “국가적 재해 때 국민들이 앞장서서 자원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은 아름다운 모습이며, 전경련 임직원들도 이에 적극 동참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소감을 밝혔다. 이번 태안 원유유출사고가 발생하면서 복구작업에 투신한 우리나라 국민의 힘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들 만큼의 규모라고 한다. 이 중 기업들의 활약이 단연 돋보였다는 점은 언론을 통해서 알려진 사실이다. 여기서 광주은행 관계자의 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회공헌 활동 또한 기업의 사회적 책무이므로 보다 체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한 발언이다. 기업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봉사활동은 과거에는 선심성, 일회성 차원에서 소극적으로 이루어져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기업의 이익을 사회에 환원함으로써 재투자한다는 인식이 공유되면서 대기업 내부에 봉사활동을 담당하는 부서나 팀이 따로 개설되는 등 기업의 사회공헌은 보다 체계화되고 적극적인 양상을 띠고 있다. ■한화, 기업 목표 실현 위해 사회공헌 필수 한화그룹은 ‘목표 2011 달성을 위한 2008년 글로벌 경영전략회의’를 갖고 올해 매출 29조원에 세전이익 1조 2,000억 원의 목표를 세웠다. 한화에서는 이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이행사항으로 사회공헌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이목을 끈다. 한화 김승현 회장은 회의 가운데 브랜드 가치제고를 위해 사회공헌 부분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공헌활동이 기업의 이미지를 재창출하고 브랜드의 가치를 높여준다는 인식이 이미 기업들 사이에 공유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사례이다. 사회에 대한 투자를 통해 기업의 이미지를 향상시켜 향후 더 많은 이익을 추구한다는 ‘나눔의 경영’철학이 실천되고 있는 것이다.
■삼성생명의 사회공헌팀 성과 국내 기업 중 사회공헌 관련부서를 통해 나눔을 체계적으로 실천한 기업은 삼성생명이다. 1995년에 우리나라 단일 기업 최초로 사회공헌 전담부서를 조직한 삼성생명은 지난 12년 동안 누적 집계로 37만5,000여 명의 직원들이 사회봉사활동에 참여해 온 것으로 집계된다. ’고객감동경영’을 모토로 한결같이 봉사를 실천해온 삼성생명은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4년 연속 1위 선정(생명보험사 부문),보험소비자연맹 선정 '좋은 보험사' 1위,'금융감독원 민원평가' 1등급 선정 등의 결실을 맺었다. 또한 보험업계에서 개인능력의 시금석이 되는 '백만 달러 원탁회의(MDRT)' 회원 명단에서도 2년 연속 세계 1위(2006~2007년)를 달성한 결실과 지난해 제2금융권 최초로 자산 100조원의 시대를 열게 된 성과도 사회공헌을 통해 기업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공을 착실히 쌓아온 노력과 무관하지 않은 결과이다. ■KT&G, ‘사회공헌 통합 시스템’ KT&G는 그간 국내 담배 유통산업을 독점해 오면서 폐암, 청소년 흡연과 같은 사회문제를 야기시킨 장본인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짊어지고 있었다. 때문에 KT&G는 기업 CI의 쇄신을 고민해왔고,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나쁜 기업 이미지 희석시키기’에 몰입하고 있다. KT&G는 2007년 4월부터 사회공헌부를 개설해 사회적 책임을 중시하는 국내외의 기업문화에 합류해 오고 있다. 특히 ‘사회공헌 통합 시스템(www.ktngtogether.com)’이라는 자체 홈페이지를 구축해서 공헌활동의 체계성과 일관성을 꾀하고, 각양각색의 커뮤니티를 통해 다양한 봉사활동과 의식공유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도록 하고 있다. 각개 봉사단의 이름도 ‘녹차골’, ‘굿뜨레’, ‘공룡나라’ 등 지역을 상징하는 모임명에서부터 ‘볕뉘’, ‘나눔 천사’, ‘두꺼비집’, ‘홍길동’ 등 개성이 돋보이게 지어 봉사활동에 재미를 더하고 있다. 또한 통합 시스템 내부에서는 급식소 지원, 공부방 지원, 문화재 보호, 주택보수, 외국인 노동자 결연과 같은 봉사 아이디어가 개발·공유되고 있고, 불우 이웃을 정기적으로 방문해서 도와주며, 학비와 난방비를 지원하는 봉사활동도 생겨나고 있다. <박성훈 기자>